작년 4분기 기업 빚 14조원 증가 그쳐… 일시상환에 증가폭 둔화

기업이 재무비율 관리 위해 운전자금 대출 상환
작년 연간으론 91.9조 늘어… 회사채보다 은행으로

지난해 말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1889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3조9000억원 증가했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기업대출 창구에 대출 상담을 하는 모습./사진=뉴시스

지난해 4분기 기업대출이 약 14조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연말 재무비율을 관리하기 위해 대출을 상환하면서 산업대출 증가폭이 둔화됐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3년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1889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3조9000억원 증가했다.

산업별 대출금 증가 폭은 지난해 2분기(24조8000억원)와 3분기(32조3000억원) 내내 커지다가 3분기 만에 반토막 이내로 축소됐다.

연말 기업이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운전자금 대출을 일시 상환하면서 증가폭이 축소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별 대출금을 세부적으로 보면 4분기 제조업 대출금은 한 분기 새 6000억원 줄면서 전분기 10조3000억원 증가세가 감소세로 전환했다.

서비스업은 11조9000억원 늘면서 증가 폭이 전분기(16조9000억원)보다 축소됐다. 서비스업 대출 둔화는 부동산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금융·보험업(7000억원→1조6000억원)의 경우 여전사의 예금은행 차입 확대 등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

하지만 부동산업(8조원→5조6000억원)은 부동산 거래량 둔화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특히 건설업이 건물·건설 감소 등으로 자금 수요가 줄면서 대출 증가세가 감소세로 전환(2조 원→-8000억원)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91조9000억원 증가했다.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보다 금융회사 대출을 선호한 데다 예금취급기관 입장에서도 상대적으로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에 보다 완화적인 대출태도를 보인 영향이다.

다만 지난 2022년 약 217조원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은 축소됐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기간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이 늘었던 시기로 이후 산업대출 증가폭이 줄어든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