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장 "숨진 공무원 동료, 슬픔에 사표…악성 민원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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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후 5시께 경기 김포시청 2층 시장실로 도로관리과장이 급하게 올라왔다.
이날 결근한 도로관리과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보고였다.
━"어떤 공직자도 야간에 일하고 싶지 않아"시민 안전 위해 일했는데 신상유출━김 시장은 7일 오전 김포시청 시장실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우선 시장으로서 숨진 직원과 그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옆자리 직원, A씨 사망 후 사표회의감 느낀 공무원들 "우린 누가 지켜주나"━김 시장은 후속조치를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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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자리 직원은 '사표'…시청 직원들 "공직자 삶에 대한 회의감"
지난 5일 오후 5시께 경기 김포시청 2층 시장실로 도로관리과장이 급하게 올라왔다. 이날 결근한 도로관리과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보고였다. 사망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신상유포와 악성 댓글, 민원 전화에 시달렸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보고를 받은 김병수 김포시장(54)의 첫 심정은 원망이었다고 한다.
김 시장은 7일 오전 김포시청 시장실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우선 시장으로서 숨진 직원과 그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사망한 A씨(38)는 1년6개월 차 9급 공무원이었고 올림픽대로에 생긴 포트홀(도로 파임) 보수 공사를 담당한 주무관이었다.
공사는 지난달 29일 오후 10시쯤 시작됐다. 편도 3차선 중 2개 차로를 통제했다. A씨도 현장에서 공사업무를 관리했다. 이날은 3·1절 연휴를 앞둔 목요일 저녁이었고 유난히 공사구간에 교통량이 많았다고 한다.
김 시장은 "보통 늦게 들어온 직원들이 일을 열심히 한다"며 "어느 공직자나 작업자 누구라도 밤에 일하고 싶지 않고 야간에는 공사비용도 더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포트홀을 제때 수리하지 않으면 7~8중 추돌사고로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를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단축하고자 야간에 공사를 했다"고 했다.
작업자 안전을 위해 통상 1개 차로에서 공사해도 2개 차로를 통제하는데 정체가 심했다. 이 구간을 지나던 한 시민이 지역 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불만을 표현하며 A씨의 신상과 전화번호를 공개했다. 다른 회원들은 항의성 댓글을 달았다. A씨는 3.1절 연휴가 끝나고 첫 출근한 지난 4일에 50여통에 이르는 항의 전화를 받았다고 알려졌다. 다음날 A씨는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시장은 "민원을 제기한 분들은 공사 안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얘기한다"며 "우리가 대형 야광 전광판을 세웠으면 더 좋았겠지만 시민 전체에 재난 문자를 보내는 식으로 알릴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개인의 불편을 공동체 전체의 불만으로 포장한 것 같다"며 "앞으로 공사 안내 부분에 대해 더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
김 시장은 후속조치를 고민하고 있다. 그는 "A씨와 같은 팀 직원들이 느끼는 슬픔이 가장 크다"며 "옆자리 직원은 A씨 사망 후에 사표를 냈는데 치유를 위해 계속 지원하면서 돌아오도록 설득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우선 인력을 보강해야 한다. 여전히 시내 곳곳에서 포트홀이 있어 방치하면 안전사고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도 일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시청 직원들이 공직자의 삶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며 "공무원이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건 맞지만 과도하게 공적관계에서 불만을 가지고 신상을 유포하면 '우리는 누가 지켜줄 거냐'는 정서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1800명 김포시청 전원과 카카오톡으로 1대1 대화방을 만들어 언제라도 고충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한다"며 "결국 시장이 직원들 지킨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고 했다.
김포시는 A씨 신원 유포자에 대해 경찰에 고발한다는 계획이다. 시 자문 변호사와 함께 고발장에 적시할 혐의를 검토하고 있다. 자동 녹음되는 민원인과의 통화 내용도 전부 분석해 증거자료로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김포(경기)=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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