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바이든 마지막 국정연설…고령 논란 불식시킬까 [세모금]
잦은 말실수도 고령 우려 증폭
가자지구 분쟁·경제 불신도 문제로 지목
제3 지대 후보 출마, 지지율 분열 요인 될 수도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예정된 국정 연설에서 임기동안의 성과와 집권 2기 청사진을 공개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소 우세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 논란 등을 해소하고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슈퍼화요일’에서 압승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본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고령 논란 ▷경제적 불신 ▷이스라엘 전쟁 ▷제3당 및 무소속 후보 출마 위협 등의 과제를 풀어야 한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81세의 나이는 대선 가도의 가장 큰 장애물이다. 지난달 ‘기밀문건 유출 및 불법보관 의혹’ 수사 보고서는 고령 논란을 더 키웠다. 로버트 허 특별검사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악의가 없으나 기억력이 나쁜 노인’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은 지난달 압델 파타 알 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멕시코 대통령이라고 잘못 불렀다. 지난 1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구호품 공수 계획을 설명하던 중 ‘가자지구’를 ‘우크라이나’로 잘못 부르기도 했다.
지난 3일 발표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3%가 바이든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수행하기에 너무 늙었다고 답했다.
같은 날 NYT와 시에나대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이 효율적인 대통령이 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응답이 73%에 달했고, 나이 탓에 제대로 직무를 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는 응답 역시 45%였다.
모닝 컨설트의 부사장인 캐롤라인 비는 “바이든의 나이는 분명히 대통령 선거 캠프가 맞서 싸워야 할 이슈”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 전쟁도 바이든 대통령의 약점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젊은층과 진보주의자, 흑인 유권층 등에서 이스라엘 전쟁으로 중도 이탈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심각성이 더해진다.
전쟁이 지속될수록 민주당 내부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대선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어려워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진보적인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층을 되찾기 위해선 휴전을 요구하는 것을 넘어 이스라엘에 대한 무조건적인 미군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 의회 진보당원대회 대표인 프라밀라 자야팔 워싱턴주 하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갈등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며 “이번 선거에서 럼프에게 패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백악관에도 직접 말했다”고 우려를 표했다.
물가상승 둔화와 실업률 감소 등 경제 호조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려주지 못하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보다 식료품 등 생필품 가격이 비싸고 높은 금리까지 겹치는 현상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지난 4일 CBS방공과 유거브가 공개한 공동 여론 조사에서 65%가 트럼프 시절 경제가 ‘아주 좋았다’ 혹은 ‘상당히 좋았다’고 답했다. 반면 현재 경제에 대해서는 불과 38%만이 긍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집계됐다.
NYT와 시에나대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 19%만이 현재 경제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시절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했고, 65%는 지금이 더 나쁘다고 답했다. 지난 1년 동안의 경제 성적표에 대해선 응답자 23%는 경제가 더 나아졌다고 답했고, 40%는 더 나빠졌다고 답했다. 이른바 ”바이드노믹스’가 긍정 평가로 이어지지 못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오는 7일 바이든 대통령의 올해 마지막 국정연설에서 지지자들에게 집권2기에 대한 구체적인 경제 정책을 선보여야 할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성과를 재인식시키기 위한 언급도 국정연설에서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정치 참여 단체인 ‘블랙피에이씨’(PAC)의 아드리안 슈롭셔 블랙 전무는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적 성과에 대해 잘 모르는 현상은 상당히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대적인 홍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외 다른 대선 후보로 표심이 이동할 가능성도 주목할 대목이다. 무소속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제3지대 후보로 출마하거나 흑인 사회운동가 코넬 웨스트나 녹색당의 질 스타인의 출마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분열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 10월 USA투데이와 서퍽대가 1000명의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4자 가상대결에서 민주당 경선 참여를 선언했다가 무소속으로 전환한 케네디 후보는 13.2%를, 무소속 출마로 변경한 코넬 웨스트는 4.2%를 기록했다.
NYT는 “향후 몇 달 동안 케네디와 웨스트 같은 후보들이 주요 격전지 주에서 투표에 참가할 자격이 있는지를 놓고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3당·무소속 후보 저지를 위한 당의 노력을 주도해온 중도파 그룹 ‘써드웨’'의 공동창업자 맷 베넷은 “민주당 내부에서 케네디 출마 가능성을 두고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진보 성향의 운동단체 무브온의 라흐나 에프팅 전무도 “제3 지대 대선 후보들의 출마는 대체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번 대선에서 이들 후보들은 참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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