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한 김민재는 뒷전' 투헬 이어 케인까지 '다이어 밀어주기' 동참..."英 대표팀에서 큰일 했던 선수"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에릭 다이어를 향한 칭찬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절친한 동료 해리 케인도 입을 열었다.
다이어는 최근 김민재를 밀어내고 주전으로 출전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각)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 라치오와의 2023~2024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경기에서 김민재 대신 마티아스 더리흐트와 선발로 출전해 팀의 3대0 승리에 기여했다.
평소 팀에 헌신했던 김민재에게 혹평으로 일관했던 독일 언론은 다이어의 활약에 미소를 날렸다. 호평을 쏟아냈다. 독일 SPOX는 다이어에게 평점 3점을 주며 '다이어는 크게 눈에 띄지 않고 탄탄한 모습을 보였다'라고 호평했다. 독일의 아벤트차이퉁도 평점 3점과 함께 '안정적인 활약으로 자리 굳혔다. 그는 수비의 큰 지휘자였다'라고 칭찬했다.
투헬 감독은 "더리흐트와 다이어는 라이프치히와 경기에서 아주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래서 이 두 선수를 선발로 기용하기로 했다"라며 다이어가 더 좋은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민재 제외 이유에 대해서는 "김민재를 벤치에 둔 것은 힘든 결정이었다. 경기력과 아무 상관 없다"라고 덧붙였다.
김민재로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민재는 올 시즌 더리흐트와 우파메카노가 부상으로 돌아가며 결장하는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바이에른 수비를 지켰다. 아시안컵 외에는 특별히 장기 결장한 경우도 없었다. 기량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최후방에서 수비 조율과 패스, 상대 커버를 도맡아 하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다이어 영입 이후 투헬 감독이 지나칠 정도로 다이어를 신뢰하며 지난 1차전 당시 활약했던 라치오를 상대로도 벤치를 지켜야 했다.
경기 후에는 케인이 나서서 다이어를 칭찬했다. 그의 칭찬에는 무려 잉글랜드 대표팀에 다이어를 다시 뽑아야 한다는 뉘앙스까지 포함됐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7일 '케인은 다이어가 사우스게이트 밑에서 출전하기를 지지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이어는 "내가 바이에른에서 뛰고 있고, 잘 뛴다면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다. 왜 안 될까. 대표팀도 정말 단순하다. 다만 나는 팀에서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며, 이외에 것은 내 통제를 벗어난 일이다"라며 대표팀 복귀에 대한 희망을 드러냈다.
케인도 이를 옹호했다. 케인은 "바이에른에서 다이어는 정말 놀랍다. 그가 토트넘에 있을 때는 대표팀 합류가 쉬운 상황이 아니었다. 그는 계속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지속해야 하고, 사우스게이트 감독도 자신이 무엇을 선택할 수 있는지 알고 있다. 영국 선수가 최고 수준에서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사우스게이트에게도 기쁨이 될 것이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대표팀에서 큰 역할을 했다"라고 주장했다.
다이어는 이번 겨울이적시장에서 바이에른 이적으로 선수 경력의 전환기를 맞이했다.잉글랜드 국적의 다이어는 지난 2014년부터 토트넘에서 뛰기 시작했다.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으로 떠나면서 현재 토트넘 스쿼드에서 가장 오랜 시간 1군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위고 요리스를 제외하면 다이어가 1위다. 팀 내 최고참 선수 중 한 명이지만 기량은 점점 하락하고 있다. 2015~16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매 시즌 리그 30경기 이상 선발 출전하며 활약했으나 최근 몇 시즌 동안 수비에서 지나치게 불안한 모습을 노출해 팬들로부터 비판 대상이 되고 말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신임 감독의 계획에 포함되지 못했다. 포스테코글루는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신입생 미키 판더펜을 주전 센터백 조합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다만 직전 첼시전에서 로메로와 판더펜이 각각 퇴장과 부상으로 경기장을 떠나며 당장은 토트넘도 다이어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이어의 바이에른 이적 가능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바이에른 소식에 정통한 '스카이스포츠 독일' 소속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도 지난여름 이적시장 당시 "다이어는 계속해서 바이에른에 제안됐다"라고 보도하며 "다이어는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어 바이에른 내부적으로 이적 가능성이 논의 중이다. 다이어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바이에른 이적 목록에 있다"라며 바이에른이 다이어 영입을 고려 중인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독일 매체 'FCB인사이드'도 '다이어는 현재 토트넘과 계약을 맺고 있지만, 바이에른에서 그의 옛 동료인 케인과 만날 수 있다. 다이어는 다재다능한 수비수이며, 중앙 수비수뿐만 아니라 오른쪽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다. 다이어는 바이에른의 옵션이다'라며 다이어에 대한 칭찬과 그의 영입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영국 토크스포츠는 다이어를 추천한 게 올 여름 토트넘을 떠나 바이에른으로 향한 케인이라고 주장했다. 토크스포츠는 '이번 여름 토트넘에서 바이에른으로 이적한 케인이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에게 다이어를 추천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평소 케인과 다이어는 절친한 사이로 잘 알려져 있다. 케인은 과거 축구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다이어를 언급하기도 했었다.
팬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바이에른 팬들은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자신의 SNS에 "제발 이적시장을 닫아줘", "투헬을 멈춰야 해", "우리는 진흙탕이다", "그건 진짜 아니다"라며 강한 반감을 표했다.
다만 당시에는 바이에른의 관심이 알려졌음에도, 바이에른도 다이어보다 트레보 찰로바, 주앙 팔리냐를 우선순위에 놓았고 다이어에게 구체적인 제안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케인 영입 당시 토트넘과의 협상에 바이에른이 질려버렸기에 영입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었다. 독일 매체 빌트는 '다이어는 2024년까지 토트넘과 계약을 맺고 있다. 다만 문제는 바이에른이 그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과 다시 협상해야 한다는 점이다'라며 레비 회장과 다시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점이 뮌헨 입장에서는 다이어 영입을 꺼릴 이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여름 이적시장 영입이 실패하며 바이에른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을 앞두고 다시 한번 다이어에게 시선을 돌렸다. 결국 대안이 없었던 바이에른은 다이어를 데려오며 겨울 이적시장 센터백 영입을 마쳤다.
다이어는 빠르게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1월 25일 우니온 베를린과의 경기에서 교체로 데뷔했다. 다이어는 후반 내내 바이에른의 한 골 차 리드를 지켜냈다. 육탄 방어도 선보였다. 후반 35분 상대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몸을 던져 골라인 밖으로 밀어냈다. 불과 한 골의 격차였기에 바이에른이 동점을 허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다이어의 수비로 위기를 벗어났다. 다이어는 이날 경기 후반 45분을 소화하며 패스 성공 40회, 패스 성공률 91%, 클리어링 2회, 인터셉트 1회 등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후 다이어에 대한 호평과 함께 투헬 감독도 지나친 신뢰를 보냈다. 다이어는 꾸준힌 선발에 포함됐고, 지난 라이프치히전 승리와 함께 이번 라치오전에선 붙박이 주전이었던 김민재마저 밀어냈다. 결국 걱정이 많았던 바이에른행은 다이어에게 기회가 됐다.
다이어는 지난 카타르 월드컵 이후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뛰지 못했다. 사실상 15개월가량 전력 외 자원이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이전까지 해리 매과이어와 다이어 조합을 고수했지만, 지나친 부진을 보인 다이어를 결국 제외하며, 마크 게히 등 다른 선수 기용을 검토했다. 바이에른에서 꾸준히 출전한다면 다시 발탁을 고민할 수도 있다.
다만 다이어가 대표팀에 복귀해 유로 2024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다이어는 대표팀에서 꾸준히 발탁에 대해 논란이 됐으며, 그의 플레이스타일이나 기량에 대한 잉글랜드 팬들의 의문도 적지 않았다. 현재 바이에른에서 보여주는 기량도 독일 언론의 호평과는 달리 엄청나게 뛰어나다고 보기 어렵다.
독일 언론, 투헬에 이어 케인까지 다이어에 대한 칭찬을 쏟아냈다. 다이어의 경력 반전이 정말로 이뤄질 수 있을지, 아니면 이후 다시 원래의 폼으로 돌아갈지도 큰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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