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적대하는 헤일리 지지자들…바이든이 손짓한다

이본영 기자 2024. 3. 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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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지지자들의 표가 어디로 갈지 미국 대선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바이든 대통령이 기다렸다는듯 이런 입장을 낸 것은 헤일리 전 대사가 사퇴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표명하지 않은 점도 배경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에서는 헤일리 전 대사 지지자들 중 37%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의 후보가 되면 바이든 대통령에게 표를 주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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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해온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6일 집이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대니얼섬에서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찰스턴/EPA 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지지자들의 표가 어디로 갈지 미국 대선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통상적이라면 그가 소속된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많이 흡수하겠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15개 주 가운데 14개 주에서 참패하자 이튿날인 6일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이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반응은 모두 이례적인 것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로 “모든 헤일리 지지자들을 위대한 운동에 초대한다”며 자신을 따르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패자를 위로하기는커녕 “어젯밤 헤일리는 기록적 방식으로 완파를 당했다”며 “그에게 투표한 많은 사람들처럼 그의 돈(선거자금)도 거의 50%가 민주당 급진 좌파한테 나왔다”며 조롱과 비난을 쏟아부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어 “감히 트럼프에 대해 진실을 말하려는 사람이 드문” 공화당에서 “대선 주자로 나선 데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며 헤일리 전 대사를 칭찬했다. 이어 “트럼프는 헤일리의 지지자들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난 내 캠페인에 그들의 자리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또 헤일리 전 대사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가 서로 동의하지 않는 게 많음을 안다”면서도 민주주의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 근본적 문제들에 관해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기다렸다는듯 이런 입장을 낸 것은 헤일리 전 대사가 사퇴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표명하지 않은 점도 배경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헤일리 전 대사는 “당에서 그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의 표를 얻는 것은 트럼프에게 달린 일로,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며 마치 ‘잘해보라’는 투로 말했다. 앞서 경선을 포기한 주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것과 대조적이다. 또 그는 “미국이 더 물러나면 더 많은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동맹을 경시하면서도 자신의 집권기에는 전쟁이 없었다고 자랑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나토에 관한 “공통점”을 거론한 것은 자신과 대외 정책이 비슷하다며 헤일리 전 대사 지지자들을 설득하려고 한 셈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 경선 토론회 때 당의 최종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서약을 했다. 하지만 최근 이를 주관한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장악해 그때의 공화당 전국위와 다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회에 불참하며 서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지 선언을 하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헤일리 전 대사 지지자들 다수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적대적이라는 점이 관건으로 떠올랐다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에서는 헤일리 전 대사 지지자들 중 37%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의 후보가 되면 바이든 대통령에게 표를 주겠다고 답했다. 공화당 전략가 데이비드 어번은 그의 지지층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그룹, 설득 여부에 달린 그룹, 절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을 그룹으로 3분의 1씩 분화할 것이라고 엔비시(NBC) 방송에 말했다. 그는 설득 여부에 달린 그룹을 얼마나 끌어들이느냐가 펜실베이니아주나 미시간주 같은 경합주들에서는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 쪽은 헤일리 전 대사 쪽 표뿐 아니라 정치자금 기부자들에게도 군침을 삼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선거캠프의 한 인사는 최근 캠프 재정팀 등이 헤일리 전 대사 후원자들을 접촉했다고 엔비시에 말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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