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거리 31% 증가…‘안전한 지하 고속도로’ 어떻게?
[앵커]
정부가 고속도로 지하화 계획을 밝히면서 지하화는 4월 총선에서도 핵심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하 고속도로는 사고 시 대형 피해가 날 수 있는 만큼, 불안하다는 지적도 작지 않습니다.
안전한 지하 고속도로, 어떤 점들을 살펴야 할지, 설계 과정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최광호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상습 정체를 풀겠다며 3년 전 건설된 서울 서부간선 지하도로입니다.
총연장 10.3km를 지나는 동안 별도의 출구가 없는 데다, 지하 80 미터 깊이에 만들어진 대심도 터널이다 보니 운전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남다릅니다.
[김연홍/택시기사 : "그리고 난 겁이 나 사실. 만약에 무슨 일이 있었을 경우에 꼼짝 못 한다 이거지. 그런 불안감이…"]
지하 도로가 운전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모의 운전 시뮬레이션 장치를 통해 실험해 봤습니다.
뇌파와 호흡 등 신체 반응을 기록하는 장비를 착용한 채, 현재 건설 중인 부산의 한 터널을 모의 주행해봤습니다.
[시뮬레이터 진행요원 : "터널 부산시 방향입니다."]
하늘이 보이지 않는 도로에서 같은 풍경이 반복되면 폐쇄감을 느낀 운전자의 동공은 평소보다 23%가량 더 커집니다.
돌발 상황의 반응은 0.8초 늦어지고, 감속 시에도 지상보다 25% 더 강하게 감속하는 등 불안하게 반응합니다.
차로 변경, 차량 정지에 필요한 거리도 지상에 비해 각각 42%, 31%씩 늘어납니다.
[이동민/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 : "지하인 경우는 지상보다 전방의 교통혼잡이나 사고 발생들을 빨리 안내해줘야 하고 멀리부터 안내해줘야 한다는 거예요."]
지하 고속도로 설계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대목은 고속도로 나들목, 분기점도 모두 지하 공간에 만들어진다는 점입니다.
차량 흐름이 달라지는 구간인 만큼, 사고 가능성이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현석/도로교통연구원 도로주행시뮬레이터센터장 : "폐쇄된 공간에서 속도를 제어하면서 고속도로와 고속도로가 서로 만난다는 건 상당히 도로의 위험성을 가중시킬 수가 있기 때문에 사전에 분석이 필요한 것입니다."]
국토부는 이런 실험 내용 들을 반영해 지하 고속도로의 설계를 다듬어갈 계획입니다.
KBS 뉴스 최광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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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호 기자 (pea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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