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선배님 감사합니다, 오승환 선배님은 레전드인데…” 두산 19세 파이어볼러의 감격, 잊지 못할 그날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승환 선배님은 레전드인데, 그런 분의 이름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19세 투수 중에서 최고라고 했다. 2024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 김택연(19)은 인천고 시절부터 공의 무게감이 남달랐다. 이미 150km대 초반의 빠른 공을 던지는데, 회전수는 비슷한 스피드의 다른 파이어볼러보다 더 나온다.
그런 김택연의 위력은 청소년대표팀 시절은 물론이고, 최근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2군,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평가전, 소프트뱅크와의 스페셜매치 등에서 잘 드러났다. 양의지가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형을 보는 것 같다”라고 한 게 립서비스가 아니다.
실제 김택연은 지난달 27일 세이부전서 9회말 끝내기 위기에 몰렸으나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3일 소프트뱅크와의 스페셜매치서는 후쿠오카 페이페이돔의 일본 관중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았다. 스코어링포지션에서 야마카와 호타카에게 특유의 힘을 앞세워 파울플라이를 유도하는 장면은 백미였다.
당장 김택연은 황준서(19, 한화 이글스)와 함께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힌다. 두산은 김택연을 지명할 때부터 미래의 클로저로 여겼는데, 어쩌면 올 시즌 곧바로 마무리를 맡을 수도 있다. 최소 필승계투조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김택연은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시드니,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돌아왔다. “몸을 조금 일찍 끌어올렸는데, 아픈데 없이 잘 준비했다. 올 시즌 목표를 따로 정하지 않았지만, 구속은 신경 쓰지 않는다. 구속보다 공의 질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일본타자들과의 승부가 큰 자산이 될 것이다. 김택연은 “일본 타자들의 수준이 높아 긴장됐다.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내 공을 후회 없이 던지려고 했다. 배짱있는 투구를 하고 싶었다. 일본 타자들이 컨택이 좋고 삼진도 잘 안 당하는 편인데, 좋은 경험이 됐다”라고 했다.
클로저 기회가 오면 후회 없이 던지자는 마음이다. 야마카와를 잡아낸 것에는 덤덤했는데, 오히려 양의지가 오승환을 거론한 사실을 떠올리자 미소를 보였다. 김택연은 “의지 선배님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오승환 선배님은 레전드이다. 레전드의 이름이 나오는 것 자체로 영광이다. 그 이름에 걸맞게 잘 해야 한다”라고 했다.
올 시즌 목표는 당연히 신인왕이다. 김택연은 인천고 시절을 비롯한 학창시절에 동경한 최정(SSG 랜더스)과의 승부를 기다린다. “최종목표는 신인왕인데, 1년간 안 다치고 생활하는 게 중요하다. 최정 선배님은 어릴 때부터 봤다. 홈런을 많이 치는 선배님이다. 직접 상대하며 느껴보고 싶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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