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창작산실이 공연예술계에 힘이 됩니다
연극의 메카 ‘대학로’를 대표하는 소극장 학전이 3월 15일 폐관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학전뿐만 아니라 대학로에서 연극과 공연예술의 명맥을 이어왔던 소극장들이 최근 하나둘씩 폐업을 결정했다는 뉴스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경영 악화,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 젠트리피케이션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실 코로나19 이전에도 어렵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연극배우의 꿈을 위해 유학까지 다녀왔지만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친구를 보며 나 또한 꿈을 향해 달려갔던 사람으로서 배우의 삶이 얼마나 어려운지, 꿈을 이루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절감할 수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다양한 문화예술을 보존하고 국민 누구나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정책을 펼쳐왔다. 물론 그 안에는 공연예술도 포함된다.
이중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008년부터 기초 공연예술 분야(연극, 창작뮤지컬, 무용, 음악, 창작오페라, 전통예술) 지원사업 ‘공연예술창작산실’을 시작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창작자 발굴을 위한 ‘대본 공모’에서부터 공연창작 사전연구 및 제작 단계를 지원하는 ‘창작의과정#공연예술’, 단계별 과정 지원으로 우수한 신작을 발굴하는 ‘올해의 신작’ 등 장르별, 단계별로 우수한 창작 작품을 발굴하고 지원한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2월 말 저녁, 대학로에서 ‘이상한 나라의 사라’라는 제목의 연극을 한 편 관람했다. 조현병 엄마를 둔 청소년 사라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연극은 평범했던 가족이 어느 날 갑자기 조현병 환자를 둔 가족으로 낙인찍히면서 겪는 시련과 그 속에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해설자가 극 중간중간 등장하며 조현병에 대한 과학적 자료를 설명해 주는 렉처 퍼포먼스 형식이 돋보였다.
‘이상한 나라의 사라’는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된 작품이다. 연극 5개, 창작뮤지컬 4개, 무용 6개, 음악 5개, 창작오페라 2개, 전통예술 5개 등 총 27개의 작품이 관객을 만났고, 또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2023년 창작산실 15주년을 맞아 관객과의 대화, 굿즈 이벤트, 스페셜 커튼콜과 같은 특별 관객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풍성한 볼거리도 가득하다.
공연예술창작산실을 통해 만난 연극은 내 안에 뿌리박혀 있던 오래된 편견들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우선 조현병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 그리고 연극에 대한 무지. 나는 문학을 전공했지만 풍부한 설명과 묘사가 담긴 소설 외의 장르에는 관심이 없었던 감수성 제로의 문학도였다. 이랬던 내가 처음으로 연극의 언어를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 순간 연극을 향한 새로운 문이 열렸다.
공교롭게도 연극이 열렸던 대학로예술극장은 20대 중반의 내가 꿈을 향해 첫 발을 내디뎠던 곳이다. 극장과 나는 그대로인 것 같았지만 그 사이에는 13년이라는 세월의 더께가 쌓여있었다. 새로운 눈으로 연극을 바라보고 또 편견과 무지를 인정하고 돌이켜볼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10여 년을 더한 인생의 무게 때문만은 아니다. 2009년 개관한 이래로 한결같이 자리를 지키며 대학로의 순수 공연예술을 활성화하고 2008년 이후 지금까지 쉼없이 우수한 공연예술 창작 작품을 발굴하고 지원한 정책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올해 최고의 예술, 모두의 문화라는 비전 하에 순수예술 지원을 확대하고 예술창작 지원 방식을 개선하는 등 예술인 지원의 혁신을 포함한 3가지 추진전략 및 핵심과제를 발표했다. 국민 누구나, 전국 어디에서나 마음껏 누리는 문화예술이라는 목표에 걸맞게 혁신적이고 전략적이고 또 실질적인 지원정책이 이루어져 더 많은 국민 앞에 다양하고 우수한 공연예술을 선보일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정수민 amantedepari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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