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필리핀에 군함 수출 교두보…13조 시장 정조준

안정준 기자 2024. 3. 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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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이 필리핀에 동남아시아 군함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대표는 "필리핀 특수선 엔지니어링 사무소는 동남아를 시작으로 글로벌 특수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핵심 기지가 될 것"이라며 "HD현대중공업의 앞선 함정 기술력을 토대로 K-방산의 위상을 높이고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윈윈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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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이 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필리핀 국방부 및 해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특수선 엔지니어링 오피스 개소식을 가졌다(사진 왼쪽부터 호셀리또 라모스(Joselito Ramos) 필리핀 국방부 국방획득차관보,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대표, 시저 발렌시아(Caesar Valencia) 필리핀 해군 부사령관, 이상봉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상무)/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필리핀에 동남아시아 군함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기술 지원과 보증 수리는 물론 영업까지 소화하는 사무소를 개소해 13조원 규모로 성장할 동남아 시장을 선점하겠단 전략이다.

HD현대중공업은 마닐라 보니파시오에 특수선 엔지니어링 사무소를 열고 K-방산 경쟁력 확대에 나섰다고 7일 밝혔다. 현지 시각 6일 진행된 개소식에는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대표와 호셀리또 라모스 필리핀 국방부 국방획득차관보, 시저 발렌시아 필리핀 해군 부사령관, 요셉 코미 필리핀 해경 해양안전사령관 등 양측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HD현대중공업의 해외 첫 특수선 엔지니어링 사무소다. 조직 이름에 '엔지니어링'이 붙는 만큼 설계 엔지니어와 MRO(정비·수리·개조, 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 직원을 파견해 현지 군함 수요에 최적화된 기술 사양과 인도된 함정의 기술지원 및 보증수리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사무소는 특히 영업 관련 업무도 소화하게 된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영업 담당 직원들도 파견된다"며 "현지에서 군함 관련 수요가 나와 군함 사양 등에 관한 기술 문의가 들어오면 기술적 지원과 함께 사실상의 현지 밀착 영업도 함께 진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을 첫 해외 사무소 개설지역으로 정한 까닭은 필리핀이 이미 HD현대중공업의 최대 수상 군함 수출국이어서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정부가 자국 해군의 현대화와 전력 증강을 위해 추진한 '호라이즌'(Horizon) 사업에서 호위함 2척(2016년), 초계함 2척(2021년), 원해경비함(OPV) 6척(2022년) 등 총 10척의 함정을 수주했다. 지금까지 HD현대중공업이 수출한 총 14척 수상 군함 가운데 대부분이 필리핀 물량인 셈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미 그동안의 수출을 발판으로 현지 네트워크가 탄탄한 만큼, 추가 수출 교두보로 삼을 최적지"라고 말했다.

필리핀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시장 전체의 성장 잠재력도 크다. 영국의 군사정보기업 제인스에 따르면, 동남아 국가들의 해양 방산 지출 규모는 2023년 80억 달러(약 10조6000억원)에서 2030년 100억 달러(약 13조3000억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동남아 국가들과 갈등을 빚는 가운데 미국도 이 지역해 군함에 파견하는 등 동남아 해상 방위력 확대 수요가 크다는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필리핀은 태평양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관문에 위치해 잠재 역량이 큰 시장으로 꼽힌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을 중심으로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주요 국가와의 방산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역내 정세 파악과 잠재 수요를 발굴함으로써 영업 경쟁력을 확대해 2030년 특수선 사업 매출 2조 원 달성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목표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대표는 "필리핀 특수선 엔지니어링 사무소는 동남아를 시작으로 글로벌 특수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핵심 기지가 될 것"이라며 "HD현대중공업의 앞선 함정 기술력을 토대로 K-방산의 위상을 높이고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윈윈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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