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 묘하네…'MLB 투수 신기록' 야마모토, 버릇 노출 의혹→5실점 난타 "감각은 나쁘지 않았다"

신원철 기자 2024. 3. 7.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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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두 번째 시범경기 등판에서 3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공교롭게도 첫 등판 후 투구 버릇이 노출됐다는 지적을 받은 뒤에 벌어진 일이다.
▲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LA 다저스와 12년 3억 2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게릿 콜의 9년 3억 2400만 달러를 총액에서 넘어선 'MLB 투수 신기록'의 주인공이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게릿 콜(뉴욕 양키스)을 넘어 메이저리그 투수 역대 최고액 신기록을 쓴 'MLB 신인'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가 두 번째 시범경기 등판에서 3이닝 동안 5실점하며 혼쭐이 났다. 그런데 타이밍이 묘하다. 첫 등판에서 구종이 노출되는 투구 습관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 바로 다음 경기에서 무너졌다.

야마모토는 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랜치에서 열린 시카고 화아트삭스와 '2024 메이저리그' 캑터스리그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6피안타 3볼넷 4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한 첫 등판 때는 2이닝을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막았는데, 일주일 뒤에는 완전히 다른 투수처럼 무너져버렸다. 야마모토의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한 경기 만에 0.00에서 9.00으로 뛰어올랐다.

#다저스 선발 라인업

무키 베츠(2루수)-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프레디 프리먼(1루수)-크리스 테일러(좌익수)-맥스 먼시(3루수)-제임스 아웃맨(중견수)-개빈 럭스(유격수)-오스틴 반스(1루수)-앤디 파헤스(우익수), 선발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

#화이트삭스 선발 라인업

앤드루 베닌텐디(좌익수)-요안 몬카다(3루수)-루이스 로버트 주니어(중견수)-엘로이 히메네스(지명타자)-앤드루 본(1루수)-도미닉 플레처(우익수)-폴 데용(유격수)-맥스 스태시(포수)-니키 로페스(2루수), 선발투수 마이클 코펙

▲ LA 다저스는 야마모토 요시노부 영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할 전망이다.

야마모토는 1회부터 많은 점수를 줬다. 1-0으로 앞선 1회말 수비가 시작된 뒤 앤드루 베닌텐디에게 우전안타, 요안 몬카다에게 볼넷을 내주고 위기를 맞았다. 홈런타자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는 우익수 뜬공으로 막았지만 엘로이 히메네스를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에 몰리고 말았다. 앤드루 본은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막고 아웃카운트와 실점을 바꿨다.

2아웃에서 추가점을 막지 못했다. 도미닉 플레처와 폴 데용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점수 1-3이 됐다. 데용에게는 2루 도루까지 허용하며 위기가 계속됐으나 매스 스태시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 이닝을 마무리했다. 점수 3-3 동점이 된 2회에는 볼넷과 도루로 2사 2루 위기를 겪었으나 끝내 실점은 하지 않았다.

야마모토는 3회 다시 리드를 빼앗겼다. 다저스의 3회초 공격이 삼자범퇴로 끝난 뒤 화이트삭스에게 공략당했다. 선두타자 히메네스에게 유격수 내야안타를 맞았고, 1사 후에는 플레처에게 3루수 쪽 번트안타를 내줬다. 1사 1, 2루에서 데용에게 좌익수 쪽 2루타를 내주면서 주자 2명을 모두 들여보냈다. 야마모토는 스태시와 니키 로페스를 잡고 3회를 끝냈다.

▲ 다저스 포수 오스틴 반스(왼쪽)와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가운데), 야마모토 요시노부

공교롭게도 야마모토가 '투구 버릇 노출' 의혹을 받은 뒤 바로 다음 경기에서 난타당했다. 캘리포니아 지역 언론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는 지난 4일 "다저스는 야마모토의 투구 버릇 노출에 대해 당사자와 관련 코칭스태프에게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야마모토의 구종과 사인이 홈구장 카멜백랜치스타디움 중계 카메라를 통해 그대로 노출된다는 내용이다. 사실 비밀스러운 일도 아니었다. 다저스 경기를 중계하는 스포츠넷LA 해설위원 릭 먼데이도 "내가 이미 알아차린 게 있다. 카메라를 통해 투구를 예상할 수 있었다. 스플리터였다. 어떻게 알았느냐고? 글러브에서 보였다"고 말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전자기기를 통해 사인을 훔치고 이를 타자에게 전달하는 것은 메이저리그 규정상 명시적으로 금지된 일이다. 사인 훔치기가 '스캔들'로 번지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어떤 투구가 나올지 상대 팀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습득하는 것은 메이저리그에서 흔한 일"이라고 보도했다.

다저스 마크 프라이어 투수코치 또한 구종이 노출된 과정에 대해 문제 삼지는 않았다. 그는 "야마모토가 이런 환경이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내가 알기로는 이런 일(카메라를 통한 분석)은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적극적으로 시행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에서는 30개 구단 모두가 그렇게 한다"고 얘기했다. 여기서 '사인 훔치기'와 '불법 사인 훔치기'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 전자기기를 통하지 않은 '사인 읽기'는 보편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일이다.

야마모토는 앞으로 주의하겠다며 사실상 자신의 투구 버릇이 노출됐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지금으로서는 큰 걱정거리까지는 아니다. 개막 전에 수정할 것이고, 코치들과도 얘기해보겠다"고 밝혔다.

▲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메이저리그를 거친 일본인 에이스들의 등번호 18번을 이어받았다. 서울 개막 시리즈에도 선발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7일 투구가 끝난 뒤 야마모토는 결과를 떠나 투구 감각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두 번째 등판 내용에 대해 "볼넷이 있어서 좋은 투구는 아니었지만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결과는 좋지 않았어도 감각이라고 해야할지, 시범경기로는 괜찮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투구 시간 제한으로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도 빠른 템포에 공을 던져야 하는 점에 대해서는 "세트 포지션에서는 감각적으로 조금 안 좋았다. 타이밍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이렇게 흔들린 적이 없다'는 말에는 "가끔 있었다"며 웃었다.

사인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포수에게 맡긴다. 경기 전, 경기 중에도 대화를 많이 한다. 가끔 던지고 싶은 공이 있을 때, 경기 중 몇 개 정도만 고개를 젓는다"고 설명했다.

타자의 반응을 보고 볼배합을 바꾸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구종을 다 잘 전질 수 있게 되면 상대에 맞춰서 구종을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지금은 사인대로 잘 던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7일 경기에서 아쉬웠던 구종은 커브를 꼽았다. 스플리터에 대해서는 "조금씩 정확도가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은 시범경기다. 5실점 경기 속에서도 얻은 것이 있어야 한다. 야마모토는 "초반에는 좋지 않았지만, 3회에는 좋은 공도 많이 있었다. 실점은 했지만 감각적으로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이날 부진을 메이저리그 적응 과정으로 받아들였다.

한편 야마모토는 5실점 난타에도 패전투수가 되지 않았다. 타선이 4회 4득점으로 7-5 역전에 성공한 뒤 12-9로 화이트삭스를 꺾었다. 오타니 쇼헤이는 2타수 2안타 1볼넷으로 또 한번 100% 출루에 성공하며 시범경기 타율 0.583, OPS 1.667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야마모토는 "오늘도 타선이 정말 좋았다. 나는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오타니 쇼헤이(왼쪽)와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만남이 화제가 되고 있다.
▲ 야마모토 요시노부(왼쪽)의 불펜 투구를 지켜보는 오타니 쇼헤이. ⓒ LA 다저스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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