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장기화…'1개월 1882억' 건보 재정 추가 투입

박미주 기자 2024. 3. 7.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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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진료기관에 사후 보상 추진…경증환자 회송, 응급의료행위, 소아 수술 등 보상 강화
전병왕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회의 내용 등을 발표하고 있다. 2024.03.07. /사진= 뉴시스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정부가 비상진료체계를 위해 1개월에 한해 1882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한다. 예비비 1254억원을 투입해 대체 인력 배치 등을 지원한 데 이은 추가 조치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을 중증·응급 환자 위주로 중심으로 운영하기 위해 경증환자 회송 보상을 추가로 강화한다. 추후 필요시 2차 병원의 진료의뢰서가 있어야 3차 병원으로 가도록 하는 안도 고려한다. 향후 3차 병원의 경영이 어려워질 경우 적자 보전 등도 검토한다.

정부는 7일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개최하고 집단행동 장기화시에도 비상진료체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월 1882억원 규모의 '비상진료체계 건강보험 추가 지원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현장 의료진을 지원하고 추가 인력을 투입하며 의료 이용과 공급체계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비상진료 기간 상급종합병원 등의 중증환자 중심의 진료를 유도하기 위해 중증환자를 진료체계를 유지하고 적극 진료한 기관에 대해 사후 보상을 추진한다. 경증환자 회송 보상은 30% 인상한 것에서 추가로 30~50% 올린다.

전문의가 중환자를 진료할 경우 정책지원금을 신설해 지원한다. 일반병동에서 심정지 등 응급상황 발생 시 조기 개입과 적시치료를 추진하는 신속대응팀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고 참여기관을 확대한다.

응급환자의 신속한 전원과 24시간 공백없는 응급의료체계 유지를 위한 보상도 강화한다. 중증환자가 신속하게 배정될 수 있도록 보상을 신설하고, 심폐소생술 등 응급실에서 시행하는 의료행위 등에 대한 가산도 대폭 인상한다. 이 같은 지원 방안은 오는 1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비상사태가 길어지면 필요시 3차 병원을 가기 위해 2차 병원을 거치도록 의무화하는 안도 검토한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관련 브리핑에서 "이런 상황이 계속 진행되면 장기적으로는 합리적 의료 이용,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응급 진료를 담당하고 중등증·경증은 2차 병원 식으로 역할을 분담해야 될 것"이라며 "국민 협조가 필요하고 필요하면 2차에서 3차로 가는 경우 진료의뢰서를 가지고 갈 수 있도록 검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3차 병원 적자 보전도 검토한다. 전 실장 3차 병원 진료 제한 시 수입이 감소하고 적자 부담도 커질 것이라는 데 대해 "(적자 보전도) 당연히 같이 검토하겠다"고 했다.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간호사가 응급센터로 들어서고 있다./사진= 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아울러 정부는 전날 비상진료체계 가동을 위해 의결한 1285억원의 예비비를 신속히 집행해 대체인력의 조속한 배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당직 근무와 비상진료인력의 인건비(580억원), 1·2차 병원으로 전원하는 환자에는 구급차 이용료 지원(5억원), 공공의료기관 진료 지원(393억원), 공중보건의사·군의관 파견(59억원) 등이다.

또 2028년까지 10조원 이상의 건강보험 재정을 필수의료 강화에 투입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올해 1월부터 중증 소아, 분만, 중증 응급 분야 등에 연간 1조원을 투입한다. 이에 더해 이달 산모, 신생아, 중증질환 등 분야에 약 1200억원 규모의 건강보험 재정을 추가 투입한다. 소아외과계열의 수술과 마취 시 소아 가산은 2배 이상으로 인상하고 급성 심근경색증 보상도 강화해 이달 시행한다.

정부는 의료공백을 메우는 진료지원 간호사들이 원활히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간호사 업무관련 시범사업' 지침도 보완해 총 98개 업무 범위를 정리했다. 이 지침은 오는 8일부터 시행되며 복지부는 '간호사 업무범위 검토위원회'를 구성해 현장 질의에 대응할 계획이다.(관련기사 [단독] 간호사도 코로나19 검사·심폐소생술 한다…진료지원 가이드라인 배포)

전병왕 실장은 "의료 현장에서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의 몫까지 담당하고 계신 의사 선생님, 간호사분들께 감사드리고 의료 이용을 자제하시고 비상진료계획에 맞춰 의료 이용을 하시는 국민들 그리고 정부의 의료개혁을 지지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며 "정부는 지금이 지역·필수의료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가짐으로 의료개혁을 착실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근무지 이탈 전공의에 대해서는 "조속히 복귀해서 본인의 불이익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도 높이고 또 필요한 분들이 의료를 제때 받을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일 11시 기준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1만2255명 중 계약 포기·근무지 이탈 전공의는 1만1219명(91.8%)이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해 미복귀한 것으로 확인된 근무이탈자에 지난 5일부터 3개월 면허정지 처분 사전통지서를 등기우편으로 발송하고 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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