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러스 애덤스의 신간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국내 출간

최광진 매경비즈 기자(choi.kwangjin@mkinternet.com) 2024. 3. 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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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러스 애덤스의 유머와 날카로운 인문학적 통찰을 느낄 수 있는 기행문학'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로 영국의 국민작가 반열에 올라 바쁜 나날을 보내던 더글러스 애덤스는 어느 날, 한 잡지사로부터 '개체 수가 100마리도 남지 않는 멸종위기 동물이 많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멸종을 초읽기 하는 동물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반면 그들이 멸종위기 동물들을 만날 수 있도록 '세계 구석구석의 오지에서 인생을 바치며 멸종위기종이 멸종으로 분류되지 않도록 막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숭고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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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작가 더글러스 애덤스의 신간
멸종위기 동물을 찾아 나선 히치하이커와 동물학자의 좌충우돌 탐사기록
더글러스 애덤스의 유머와 날카로운 인문학적 통찰을 느낄 수 있는 기행문학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로 영국의 국민작가 반열에 올라 바쁜 나날을 보내던 더글러스 애덤스는 어느 날, 한 잡지사로부터 ‘개체 수가 100마리도 남지 않는 멸종위기 동물이 많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멸종을 초읽기 하는 동물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 말을 계기로 더글러스는 아무런 일면식도 없던 세계적인 동물학자 마크 카워다인을 만나 오직 마다가스카르에서만 볼 수 있는 멸종위기종 ‘아이아이 여우원숭이’를 만나기 위해 마다카스카르로 떠나게 된다.

‘아이아이’를 시작으로 두 남자는 더 심각한 멸종위기 동물들을 찾아 세계 곳곳의 오지를 방문한다. 스무 마리도 남지 않은 ‘북부흰코뿔소’, 아직 마흔 마리는 남아있는 ‘카카포’, 멸종상태나 다름없는 ‘양쯔강돌고래’까지. 그러나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찾아가는 두 사람의 여정은 결코 쉽지 않다. 멸종위기라는 말이 시사하듯, 그 동물들은 개체수가 지극히 적고 더글러스의 말마따나 야생은 ‘슈퍼마켓에서 비닐랩에 싼 닭고기를 구입하는 데 더 익숙한 서구인’에게는 무척이나 낯설고 거칠고 불편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여행기에는 고생 끝에 멸종위기 동물을 만났다는 반가움과 기쁨에 대한 서술보다 사람을 만난 이야기가 더 많다. ‘단지 인간의 편리와 재미를 위해’ 멸종한 ‘도도새’의 예처럼, 남자다움을 과시하기 위해 밀렵꾼으로부터 코뿔소 단검을 사는 예멘 젊은이들의 이야기나 단 돈 12달러에 멸종위기 동물들의 생사를 결정하는 밀렵꾼에 대한 이야기는 읽는 이의 마음을 씁쓸하게 한다. 반면 그들이 멸종위기 동물들을 만날 수 있도록 ‘세계 구석구석의 오지에서 인생을 바치며 멸종위기종이 멸종으로 분류되지 않도록 막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숭고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은 멸종의 시계를 앞당기고 있는 절대 다수의 사람들과 필사적으로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려 지키려는 사람들의 치열한 싸움이자 소수의 투쟁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수백만 년 동안은 한 세기에 평균 한 종이 멸종했다. 그러나 선사시대 이후에 일어난 대부분의 멸종은 지난 300년 사이에 집중되었다. 그리고 최근 300년 동안 일어난 대부분의 멸종은 지난 50년 사이에 일어났다. 그리고 지난 50년 사이에 일어난 대부분의 멸종은 지난 10년 사이에 일어났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가속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현재 해마다 1천여 종의 동식물을 지구에서 멸종시키고 있다.” p.348

우리가 함께 공생해야 하는 이유를 찾는 사유의 기회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종이라면 필멸이라는 자연의 섭리를 벗어날 수 없지만, 인류의 등장 이후 생물종의 멸종에는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기후변화와 서식지 파괴 등,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매년 1천여 종의 동식물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있다. 인간 역시 지구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멸종위기종 보호와 자연보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이 책을 쓸 당시에는 아직 지구상에 존재했던 양쯔강돌고래가 이제는 더 이상 이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멸종의 속도를 우리의 인식과 행동이 따라갈 수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은 떨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메시지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한때 마흔 마리에 불과해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했던 ‘카카포’가 이제는 이백 마리까지 늘어난 것처럼, 우리의 관심과 노력으로 이 지구가 더 다양한 생물종이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아직은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는 코믹 SF의 대가 더글러스 애덤스의 책 중 국내에 유일하게 출간된 논픽션으로, 더글러스의 입담과 웃음 속에 멸종위기 동물에 대한 경각심을 담아 오랫동안 독자들에게 사랑받으며 재출간에 대한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책이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만나는 이 책은 독자들에게 원서 출간으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멸종을 초읽기 하는 동물’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우리의 인식이 어느 지점까지 와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사유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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