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트럼프… “헤일리 지지자? 그렇게 많이 필요 없어”
바이든에 1대1 토론 제안
“연두교서 라이브 반박” 재뿌리기
“그들은 다 나에게 투표하게 될 것이다. (지지자들이) 그렇게 많이 필요한 건 아니다.”
5일 치러진 ‘수퍼 화요일’ 경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공화당 대선후보 자리를 예약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일 ‘경쟁자 니키 헤일리 후보에 투표한 사람들을 어떻게 규합할 것인가’란 질문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헤일리가 이날 오전 경선 후보직 사퇴를 발표한 직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 캠프에는 헤일리 지지자들을 위한 공간이 있다”며 구애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서 승리를 자축하며 헤일리를 향해 “알 수 없는 이유로 민주당원들이 버몬트와 여러 다른 공화당 프라이머리에 투표하도록 허용된 사실에도 불구하고 지난밤 헤일리가 기록적인 방식으로 완패했다”고 했다. 헤일리가 전날 유일하게 버몬트주에서 승리했는데 이게 민주당 지지자들이 ‘몰표’를 준 일이라고 조롱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상당수 미 언론들이 트럼프가 승리는 했지만 교외 거주자·중도 유권자에서 득표력이 약했던 점을 지적하며 외연 확장을 주문했지만, 여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분위기다. 트럼프는 올해 초 헤일리 지지자들을 향해 “영원히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캠프에서 추방될 것”이라고 했었다.
4년 만에 재대결을 하게되는 바이든을 향해서도 거침이 없었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토론 출연을 줄곧 거부했던 트럼프는 “바이든과 내가 미국, 미국민에 매우 중대한 의제들을 놓고 토론하는 것이 국익에 중요하다”며 “언제, 어디, 어느 장소에서든 토론하자고 요구한다”고 했다. 특히 민주당의 선거를 지휘하는 컨트롤 타워인 ‘민주당전국위원회(DNC)’를 “부패하다”고 표현하며 “DNC 또는 그 자회사인 대선토론위원회가 진행할 수 있다. 반응을 고대한다”고 했다. 토론만 할 수 있다면 ‘적진’에 들어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단 취지다. 미국 대선에선 양당의 후보가 9~10월 3차례 TV토론을 갖는다.
트럼프는 7일 저녁 있을 바이든의 연두교서(SOTU)에 대해서도 “라이브로 한마디 한마디 다 반박해줄 것”이라며 ‘재뿌리기’에 나섰다. 연두교서는 대통령이 의회를 찾아 지난 3년의 성과를 설명하고 미국에 대한 비전을 설명하는 자리이다.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돼 “대선 전까지 이보다 많은 TV 시청자들을 한 군데 불러 모을 수는 없을 것”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로 바이든에게는 중요한 자리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정적(政敵)을 없애기 위해 법무부, 연방수사국(FBI) 같은 국가 기관들을 어떻게 무기화했는지 지적할 것”이라고 했다. 91개 혐의로 총 4번에 걸쳐 기소된 것이 바이든의 ‘정치적 탄압’이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비롯해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존 바라소 상원의원 등 공화당 리더십 다수가 참여하는 펀드레이징 행사를 열었다. 각종 재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는 법원으로부터 천문학적인 벌금을 부과받은 상태고, 최악의 경우 그가 운영하는 사업체나 소유한 부동산 자산도 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와도 만났지만 머스크는 트럼프에 대한 선거 자금 지원 가능성을 일축했다. 바이든과 DNC는 지난해에만 약 2억3500만 달러를 모금하는 등 두둑한 ‘실탄’을 확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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