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위기서 살아온 서한솔 "월챔 막차, 그래서 더 파이팅 넘쳐요"(인터뷰)
프로당구 LPBA에서 활약 중인 서한솔(27·블루원리조트)은 지금 기분이 너무 좋다. 8일부터 제주시에서 열리는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4’(월드챔피언십) 출전 티켓을 극적으로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프로당구 PBA-LPBA의 시즌 대미를 장식하는 월드챔피언십은 오는 8일부터 17일까지 열흘간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다.
서한솔은 올 시즌 내내 부진을 면치 못했다. 1~8차 대회까지 꾸준히 참가했지만 최고 성적은 두 차례 16강이 전부였다. 8차 대회를 마쳤을때 서한솔의 상금랭킹은 44위에 불과했다. 상금랭킹 상위 32명이 참가하는 월드챔피언십 출전이 무산되는 듯 했다.
그런데 정규투어 마지막 9차 대회(크라운해태 LPBA 챔피언십 2024)에서 기적이 벌어졌다. 승승장구를 거듭하며 4강까지 진출한 것. 심지어 8강에선 시즌 랭킹 1위 사카이 아야코(일본·하나카드)를 이기는 기염을 토했다. 그 덕분에 상금랭킹을 32위로 끌어올리면서 극적으로 월드챔피언십 막차 티켓을 손에 넣었다.
서한솔은 프로당구 출범과 함께 돌풍을 일으키면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예쁜 외모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원년 시즌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연습은 열심히 하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으니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다. 다행히 이번 대회 4강 진출과 월드챔피언십 티켓 확보를 통해 ‘나도 잘 할 수 있다’는 마음을 되찾았다.
서한솔은 “지난 시즌에 하위권에 머물면서 심적으로 많이 힘들기도 했지만 좋은 자양분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그 덕분에 지금은 조금 단단해진 것 같다. 이번 시즌에도 중간에 삐끗했을때 잘 돌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지난 8차 투어 때 1회전에서 탈락하고 나서 정말 괴로웠다. 하지만 경기를 몇 차례나 다시 확인해보니 내가 준비가 안 된 상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상대 선수가 잘 친 건데 너무 자책했다는 것을 알고 금방 회복해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서한솔은 고3 초반에 친구들과 처음 4구를 접하면서 당구의 매력에 빠졌다. 당구 시작 1년여 만인 2017년 선수 등록을 했다. 기본적인 당구 구력이 짧다보니 프로무대에서 경쟁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만족할 성적은 안나와도 매 순간 배운다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경기에 나서고 있다.
서한솔은 “그동안 블루원엔젤스 동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동료들이 치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라도 더 눈에 담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튀르키예 출신의 찬차팍은 팀리그 경기가 끝나면 늘 예리하고 날카로운 피드백을 해준다. 스페인에서 온 다비드 사파타는 경기 전 연습시간 서한솔의 질문 세례에 항상 친절하게 답해주는 선생님이다. 특히 힘조절 비결에 대해 많이 알려준다고.
강민구는 실제 경기에서 이길 수 있는 영리한 방법이나 요령을 많이 가르쳐준다고 한다. 공을 쉽게 치는 강민구의 실질적인 꿀팁이 서한솔에게 큰 힘이 된단다. 아울러 PBA에서 활동하진 않지만 부천당구연맹 프로로 활동 중인 홍석태 프로도 스승으로서 한솔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극적으로 출전 티켓을 따낸 만큼 서한솔이 월드챔피언십에서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서한솔은 “지금 상승세인 상황에서 시합을 앞두고 있어 기대가 더 많이 된다”면서 “스스로에 대한 정리가 잘 된 가운데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런 제 모습을 보면서 기특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한다”면서 “그전 대회(9차 투어)에서 얻은 게 너무많기 때문에 그걸 빨리 실전에서 해보고 싶운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서한솔은 이번 월드챔피언십 조별리그에서 백민주, 김상아, 김갑선과 한 조에 속했다. 시즌 랭킹은 서한솔이 가장 낮다.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서한솔은 “지난 대회를 통해 마음의 짐을 많이 덜어낸 것 같다”며 “선수라면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데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하고 시즌을 끝내는가 싶어서 너무 아쉬웠다. 하지만 이렇게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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