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사수에 헛힘 쓴 매킬로이 “내 인생의 12개월을 낭비했다”

김경호 기자 2024. 3. 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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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가 7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아널드 파머 베이힐 골프코스에서 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프로암 라운드를 치르고 있다. 올랜도|AFP연합뉴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LIV 골프의 합병 소식에 “왜 나는 인생의 12개월을 낭비했는가 의문스러웠다”며 허탈한 마음을 드러냈다.

매킬로이는 지난 6일 공개된 넷플릭스 스포츠다큐 시리즈 ‘풀스윙’ 시즌2에서 지난해 6월 발표된 PGA투어, 유럽 DP월드투어와 LIV골프의 합병 소식에 충격을 받은 심경을 그대로 노출했다. 2022년 LIV 골프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은 PGA 투어와 DP월드투어 사수의 선봉에 섰던 자신의 노력이 부질없는 짓이었다고 여긴 후 나타낸 반응이다.

매킬로이는 다큐에서 “내가 PGA 투어와 유럽 투어를 지키는 일종의 대변인이나, 리더가 돼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던게 문제였던 것 같다”며 “처음 합병 소식을 들었을 때 내 생각은 ‘결국 이렇게 둘이 합쳐지게 될 것을 왜 내가 인생의 12개월을 낭비했나’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자신이 전선의 선봉에 서게 된 상황에 대해서도 “설마 내가 그 일을 하겠다고 자청했겠는가”라며 “어쩌다 보니 내가 맨 앞에 서 있었고, 그 일로 압박감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매킬로이는 선수를 대표하는 정책이사회의 한 명으로서 PGA 투어 제이 모너핸 커미셔너 등과 수많은 논의 과정에 합류했다. 동료 선수들은 “연습하고, 경기하고 집에 돌아가면 아무 생각없이 쉬고 싶다. 그런데 매킬로이는 집에서도 50여개 화상회의를 한다고 하니 놀랍다”며 매킬로이를 존중했다. 하지만 결국 매킬로이는 합병 협상 과정을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이를 알고 “희생양이 된 기분”이라며 모너핸 커미셔너에 대한 배신감을 표현했다.

매킬로이는 그런 압박감 속에 나선 마스터스에서 컷탈락 하고 말았다. 당시 세계 1위였고, 절정의 기량을 자신하고 있었기에 컷탈락은 결국 선수활동에만 매진하지 못했던 외부환경 탓이 컸다.

그린 재킷만 입으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되는 마스터스에서 컷탈락 하고, PGA 챔피언십에서는 LIV골프의 브룩스 켑카(미국)가 우승하는 장면을 지켜보며 2014년 이후 메이저 우승을 더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한탄했다.

매킬로이는 다큐에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는 자신의 현실에 문제점을 느낀다며 “모든 걸 재부팅 하고 싶다”고 토로한다. 결국 그는 지난해 하반기에 PGA 투어 정책이사회에서 물러났고 선수생활에만 몰두하고 있다.

올해 DP월드투어에서 1승과 준우승을 각각 거둔 매킬로이는 PGA 투어에서는 3개 대회에 나서 아직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지난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PGA 투어 통산 24승(메이저 4승)을 거둔 매킬로이는 이번주 시그니처 대회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다시 정상을 노린다. 올해 마스터스를 비롯한 메이저대회에서 10년 만에 우승을 거둘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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