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에게 사흘 휴식 굉장히 이례적”…‘귀한 몸’ 김하성, SD도 다칠까봐 노심초사

최민우 기자 2024. 3. 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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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등 경련 탓에 결장했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선수 보호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다. ⓒ연합뉴스/AP통신
▲ 샌디에이고 주전 유격수 김하성이 결장하면서 잰더 보가츠가 유격수로 나섰다.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최민우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9)이 등 경련 증상으로 시범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통증 정도가 심한 것 아니지만, 더 큰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샌디에이고는 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신시내티 레즈와 경기에서 2-6으로 졌다. 이날 패배로 샌디에이고의 시범경기 전적은 7승 8패가 됐다. 반면 신시내티는 6승 4패를 기록하게 됐다.

이날 샌디에이고의 센터라인에는 김하성이 없었다. 등 경련 증상을 보인 김하성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휴식을 취했다. 대신 잰더 보가츠가 유격수로 나섰다. 올 시즌 2루수로 포지션을 바꾼 보가츠는 가장 익숙한 포지션인 유격수 자리에 섰다. “김하성이 쉬는 날 유격수 출전을 마이크 쉴트 감독에게 부탁하겠다”고 했던 보가츠가 김하성 휴식일에 유격수를 맡았다.

▲김하성 ⓒ연합뉴스/AP통신
▲ 김하성(오른쪽)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잰더 보가츠

샌디에이고 지역 매체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은 “보가츠는 최근 백업 유격수가 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그리고 신시내티전에서 유격수로 출전하면서 소원을 이뤘다”면서 “김하성이 화요일(5일) 훈련 도중 허리 경련을 겪었다. 상태가 심각해지지 않도록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하성의 결장은 큰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며 김하성이 경기에 나서지 않은 이유를 전했다.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성은 통증이 많이 가라앉았고, 9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는 정상적으로 경기에 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은 “샌디에이고 주전급 선수들 대부분이 화요일 경기에서 쉬었다. 또 샌디에이고가 목요일(8일) 시범경기 일정이 없기 때문에 김하성은 사흘 간 휴식을 취하게 된다”고 전했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주전 선수에게 사흘 간 휴식이 주어지는 건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은 “주전 선수가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 동안 사흘 동안 이유 없이 결장하는 경우는 사실상 들어본 적이 없다”며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특별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하성의 입지가 달라졌다. 샌디에이고도 김하성의 몸 상태를 예의주시하며 세밀하게 관리하는 모습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김하성은 이미 샌디에이고의 핵심 내야수다. 수비 능력은 김하성을 따라올 선수가 없다. 김하성이 11년 2억 8000만 달러(약 3719억원) 계약을 맺은 보가츠를 2루수로 밀어낸 이유다. 샌디에이고에는 김하성과 보가츠 말고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 제이크 크로넨워스 등 유격수 수비가 가능한 스타플레이어들이 많지만, 쉴트 감독의 선택은 김하성이었다.

▲ 김하성이 수비에 임하고 있다.
▲ 김하성은 타격 능려고 뽐내고 있다. ⓒ연합뉴스/AP통신

지난해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수비를 인정받은 김하성이다. 그는 2루수와 3루수, 유격수로 뛰며 수비에서 안정감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수많은 하이라이트 필름을 제조해내며 샌디에이고의 내야를 지켜냈다. 김하성은 무키 베츠(LA 다저스),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황금 장갑의 주인이 됐다. 한국인 선수로는 최초이자, 아시아 내야수로는 처음으로 골드글러브를 따내는 쾌거를 이뤄냈다.

2022시즌에는 유격수로 뛰면서 좋을 활약도 펼쳤다. 김하성은 타티스 주니어가 약물 적발로 인한 징계와 부상까지 겹쳐 팀을 이탈한 사이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했다. 한 시즌을 샌디에이고의 센터라인을 지킨 김하성은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비록 수상까지 이어지지 않았지만, 빅리그 진출 2년만에 수비에서 인정을 받았다.

매년 타격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였던 2021년에는 117경기 8홈런 34타점 27득점 6도루 타율 0.202(267타수 54안타) 출루율 0.270 장타율 0.352 OPS(출루율+장타율) 0.622에 그쳤다. 백업 신세였기 때문에 경기력을 유지하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김하성은 2022년 주전으로 출전 기회를 보장받으면서 조금씩 기량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150경기 11홈런 59타점 58득점 12도루 타율 0.251(517타수 130안타) 출루율 0.325 장타율 0.383 OPS 0.708을 기록. 메이저리그 진출 2년 만에 두 자릿수 홈런과 두 자릿수 도루를 달성해냈다.

▲ 김하성
▲김하성
▲ 김하성

타격 성장세는 계속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2023년 김하성은 152경기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출루율 0.351 장타율 0.398 OPS 0.749의 성적을 남겼다. 20홈런-40도루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김하성은 메이저리그에서 공격 본능을 뽐냈다. 밥 멜빈 전 샌디에이고 감독은 높은 출루율을 기록한 김하성을 리드오프로 기용했고, 김하성은 매 경기 출루 행진을 이어가며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냈다.

김하성은 장타력을 보완하기 위해 비시즌 동안 구슬땀을 흘렸다.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몸집을 키웠다. 김하성은 미국으로 떠나기 전 “매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올해는 타격에서 성장하고 싶었다. 작년에도 장타율을 높이고 싶다는 말을 했는데 내가 생각했던 만큼 좋은 기록이 나오지 않았다. 겨울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벌크업을 했다. 올해는 내가 원하는 장타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시범경기에서는 노력의 성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 7차례 출전한 김하성은 타율 0.400(15타수 6안타 1홈런) 출루율 0.526 장타율 0.733 OPS 1.259를 기록 중이다. 장타율은 빅리그 진출 이후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김하성은 2022년 시범경기에서 장타율 0.600을 기록한 바 있다.

벌크업 효과는 체력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김하성은 지난해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이다가 시즌 막바지 부침을 겪었다. 김하성은 부진의 원인으로 체력을 꼽았다. 김하성도 쉴 새 없이 달려온 탓에 많이 지친 상태였다. 김하성은 풀시즌을 치를 수 있는 체력을 만들기 위해 벌크업을 시도했다.

▲ 김하성은 4일(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시애틀과 경기에 선발 5번 유격수로 출전,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홈런포를 터뜨리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 김하성과 올해 통역을 맡은 데이비드 리. ⓒ 중계 화면 캡처

김하성은 4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시범경기에서 홈런을 친 후 현지 중계진과 인터뷰에서 “4년째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올해가 가장 편하다. 한 시즌을 치르고 나면 살이 많이 빠진다. 그래서 몸무게를 늘렸다. 작년에도 마지막 달에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올해는 잘 이겨내고 싶은 마음에 몸을 키웠다”고 했다.

올해는 김하성에게도 매우 중요한 시즌이다. 2024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2021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4년 2800만 달러(약 374억원) 계약이 종료된다. 2025년 800만원 상당의 상호 옵션이 있지만, 김하성이 옵션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FA 시장에 나간다면 더 후한 대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격수로 포지션을 바꾼 것도 FA 대박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김하성의 몸값을 얼마로 책정하고 있을까. 김하성이 2루수와 3루수, 유격수를 소화할 수 있는 만능 유틸리티 자원인데다, 공격력까지 매년 성장하고 있어 높은 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하성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1억 달러(약 1335억원) 이상 FA 계약을 맺을 수 있다.

▲ 쾌조의 시범경기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김하성 ⓒ연합뉴스/AP통신

김하성도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는 “나에게 올 시즌이 매우 중요하다. 처음 메이저리그에 갔을 때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엊그제 일처럼 생생한데, 벌써 샌디에이고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내게 됐다. 올해가 지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기대가 된다. 매년 발전하겠다는 각오로 야구를 해왔다. 미국에서도 계속 성장했기 때문에 올해도 더 좋아질 거라 믿는다. 내가 1억 달러 이상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런 평가를 받는 건 감사하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좋은 성적을 거두고 대형 계약을 체결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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