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에픽게임즈 유럽 앱장터 원천차단...EU 규제 시험하나

애플과 에픽게임즈./로이터 연합뉴스

애플이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제작업체 에픽게임스의 경쟁 앱 장터 출시를 막았다.

6일(현지 시각) 에픽게임스는 애플이 일방적으로 에픽게임스 유럽 자회사의 개발자 계정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에픽게임스는 지난달부터 자회사를 통해 유럽에서 iOS(애플 운영체제)용 ‘에픽게임스 스토어’와 ‘포트나이트’를 출시할 계획이었다. 처음에 애플은 자회사에 개발자 계정을 부여했다가, 몇 주만에 이 계정을 차단했다. 에픽게임스는 이를 두고 “애플 자체 앱 장터인 앱스토어의 가장 큰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하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플의 이 같은 계정 차단의 배경에는 에픽게임스와의 악연이 있다. 에픽게임스는 애플의 ‘앱스토어 독점’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선봉장이다. 애플은 자사 운영체제에서 앱을 앱스토어에서만 내려받게 하고, 앱에서 나오는 결제에 대해 30% 수수료를 떼고 있다. 에픽게임스가 이를 우회하는 결제 시스템을 마련하자 애플은 포트나이트를 퇴출시켰고, 에픽게임스는 2020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지난 1월 미국 대법원 판결에 따라 앱스토어 외에 다른 결제 시스템이 허용됐다. 에픽게임스 측은 애플이 이 같은 행보에 앙심을 품고 개방 조치를 시행했다고 보고 있다.

EU(유럽연합)의 빅테크 규제안 시행을 앞두고 애플이 규제의 한도를 시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U는 7일 플랫폼 개방 등을 골자로 하는 ‘디지털 시장법(DMA)’를 시행한다. DMA 시행에 따라 타사 앱스토어를 막는 등 행위를 하면 글로벌 연 매출의 10%를 과징금으로 내야 하는데, 애플은 이를 하루 앞두고 사실상 경쟁 앱 장터를 막은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유럽에서 개발자 도구에 대한 에픽게임스의 접근을 거부하면서 애플은 EU의 DMA 경계를 시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