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4172일 만에' 괴물의 귀환, 포수 최재훈과 짝 이룬다... '팀 류현진 VS 팀 문동주' 한화 청백전 선발 라인업 공개 [대전 현장]
한화는 7일 오후 1시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4시즌 시범경기 개막을 앞두고 자체 청백전을 치른다.
지난달 22일 류현진 합류 이후 오키나와 2차 캠프를 치른 한화는 지난 4일 귀국해 하루를 쉬어갔다. 6일 훈련을 한 한화는 이날 류현진과 문동주를 필두로 하는 두 팀으로 나눠 청백전을 치른다.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류현진은 8년 170억원에 한화로 돌아왔다. 2006년 데뷔해 2012년까지 7시즌을 뛴 류현진은 이후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해 맹활약을 펼쳤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지난해 8월 복귀해 건재함을 나타냈다.
그렇기에 한화 복귀가 더 의외였다. 류현진은 지난달 23일 일본 오키나와 캠프 합류 직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전했다. 그는 "(ML 구단과) 다년 계약 얘기도 있었고 충분한 대우의 1년 조건도 있었다"면서도 "다년 계약 오퍼를 수락하면 건강하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럴 경우 거의 마흔살이 되기 때문에 강력하게 거부를 했다. (원하는 조건이) 최대 1년이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후 수 많은 취채진이 오키나와로 몰렸다. 팬들 또한 류현진을 보기 위해 오키나와로 향하기도 했다. 채은성은 지난 4일 귀국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작년에 느껴보지 못했던 분위기다. 오키나와 야구장에서 열기가 느껴져서 체감했다"며 "이게 현진이 형의 파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원호 감독은 "안치홍 선수가 합류하면서 선수단 전체가 올 시즌에는 포스트시즌을 목표로 캠프를 시작했는데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면서도 "오키나와에 류현진 선수가 합류하면서 저를 포함해서 선수단 모두가 더 자신감이 생겼고 그런 목표를 향해서 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웃었다.
류현진의 몸 상태에 대해선 "실내에서만 피칭을 하다가 오키나와에 와서 야외에서 피칭을 두 번 했는데 실내에서만 한 것 치고는 몸을 상당히 잘 만들어왔다"며 "엊그제 라이브 피칭도 던졌는데 제구력이나 다양한 변화구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상당히 괜찮았다. 앞으로 스케줄대로 잘 소화하면 개막전 선발에는 큰 지장이 없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청백전 선발 맞대결 구도를 밝혔던 최 감독은 "큰 의도는 없다. 스케줄을 짜다 보니까 오늘 같이 이동일이나 휴식일도 있고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문동주 선수도 경기에서 던져야 하고 (류)현진이는 경기가 잡혔고 또 김민우 선수도 던져야 되고 그러다보니 문동주 선수하고 류현진 선수가 같은 날 청백전을 하게 된 것이다. 굳이 청백전을 일부러 그 두 선수를 맞춘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청백전 선발 맞대결에 대해선 "솔직히 연습이라 크게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기사가 많이 나오더라"며 "팬분들께서 기대감을 많이 가져주시는 것 같다. 어차피 류현진 선배님께서는 너무 좋은 피칭을 할 거라고 예상이 되고 저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로써 류현진의 복귀 일정이 확정됐다. 류현진은 시범경기에선 4일 휴식 후 등판하는 일정으로 2번 정도 던진 뒤 5일을 쉬고 개막전에 나설 예정이다. 즉 7일 청백전 선발 등판 후 4일 휴식 후 오는 1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질 KIA 타이거즈와 시범경기, 17일 롯데 자이언츠 원정 이후 5일 휴식을 취한 뒤 23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질 LG 트윈스와 시즌 개막전에 등판한다는 것이다. 다시 5일을 쉰 뒤 오는 2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 파크에서 열릴 홈 개막전까지 선발로 나서는 계획이 깔려 있다.
2012년 10월 4일 넥센 히어로즈전을 끝으로 한화 팬들과 작별을 고한 류현진은 정식 경기는 아니지만 이날 4172일 만에 다시 대전 마운드에 오른다.
홈팀 유니폼을 입는 '팀 류현진'은 최인호(좌익수)-요나단 페라자(중견수)-안치홍(1루수)-노시환(3루수)-김인환(지명타자)-최재훈(포수)-이도윤(유격수)-황영묵(2루수)-이상혁(우익수)-장규현(지명타자)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청백전의 특성상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점검해 보는데 목적이 있기에 이례적으로 9명이 아닌 10명으로 타순을 짰다. 선발 투수는 류현진이다.
어웨이 유니폼을 입는 '팀 문동주'는 정은원(중견수)-문현빈(2루수)-김태연(3루수)-채은성(1루수)-이진영(우익수)-하주석(유격수)-이재원(포수)-이명기(좌익수)-박상언(지명타자)-김강민(지명타자)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문동주.
앞으로 류현진을 상대해 볼일이 없기 때문에 한 번 느껴보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정말 궁금한 투수 중에 한 명이었다. 타석에 서보고 싶은 투수 중에 한 명이었는데 만약에 경기를 한다고 하면 현진이 형의 공을 반대쪽에서 쳐보고 싶다. 그냥 경험을 해보고 싶다"며 "같은 팀이고 싸워야 할 상대가 아니다. 정말 어렸을 때부터 바라봤던 정말 상대해보고 싶은 투수라고 생각했다. 타석에 서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같은 팀이라 시즌 중에 맞대결할 일은 없으니까. 그냥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동경의 대상이었으니까 그런 마음으로 일단 보게 될 것 같다. '아 이래서 못 쳤구나' 이런 걸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청백전에 이례적인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한화 구단은 팬들의 폭발적인 요청 속에 이날 경기를 유튜브로 생중계하기로 했다. 류현진 합류 이후 KBO리그 구단 최다 구독자 수를 자랑하는 채널로 떠오른 이글스TV에서 생중계된다.
류현진 합류 이후 한화는 단숨에 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팀이 됐다. 류현진 영입 후 판매 시작한 시즌 선예매권인 '얼리(Early)'는 당초 비싸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단숨에 완판됐다. 잔여분 판매에서도 홈측 좌석인 1루측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워졌다.
시범경기는 주중엔 무료로 오픈되는데 주말 경기는 예매제로 운영된다. 한화의 시범경기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웃돈을 주고 팔려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가히 '류현진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전력상승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승 사령탑'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지난달 21일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류현진이 한화에 복귀하면서 팀의 구성이 단숨에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이제 강팀이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4강이 됐다. 일단 4선발이 확실하지 않나"며 "우선 페냐와 산체스가 있고, 류현진과 문동주까지 모두 10승 이상 거둘 수 있는 투수들이다. 그들과 1대1로 붙었을 때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고 봐야 한다. 그날 상황에 따라 경기를 잘 풀어나가야 이길 수 있는 것"이라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이어 "내 기준으로는 한화가 4강에 합류했다고 본다. 올 시즌 KBO 리그가 엄청나게 재미있을 것이다. 반면 감독들에게는 엄청 힘든 시즌이 될 것이다. 물론 그래도 올해 순위 싸움이 굉장히 재미있을 것이며, 그런 상황이 만들어진 건 팬들에게 있어서 좋은 것"이라며 "그렇지만 상위권 팀들은 물론, 특히 중위권 팀들에게 직접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이런 변수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올 시즌 최대의 키 포인트라 생각한다. 부상이나 슬럼프 등 팀의 변수를 얼마나 감독들이 잘 해결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다. 아무튼 엄청나게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KBO 리그라 할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올 시즌부터 스포티비 야구 해설위원으로 합류한 서재응은 전날 스포티비를 통해 "(류현진이) 10승 이상은 거뜬히 해낼 것 같다"고 전했다. 양상문 위원 또한 "류현진 선수는 10승 이상은 무조건 할 것 같고 150이닝 정도는 건강하게 투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망했다.
류현진의 영입이 확정되고 손혁 단장에게 감사 메시지를 보냈던 채은성은 "올 것 같다는 분위기가 있었고 우리는 조금 미리 알았다. 그래서 단장님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렸고 고생하셨다고 일단 연락드렸다"며 "선수단 분위기가 많이 좋아질 것 같다고 많이 느꼈고 현진이 형이 옴으로써 분위기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선수 한 명이 가지고 있는 힘이 이렇게 크기 때문에 선수들도 자신감이 많이 생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전=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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