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못찾는 ‘청년희망적금’ 만기자금
요구불예금잔액은 23조 불어나
“증시 활황 노려” 관망 자금 상승
은행권, 단기투자 상품 고객 유인
약 200만명의 가입자가 몰린 청년희망적금의 만기가 도래한 가운데, 대부분이 적정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만기 자금을 은행에 예치해 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청년도약계좌 갈아타기 유인책이 이어지는 데다 은행권의 자금 재확보 경쟁도 심화되고 있지만, 청년들은 마음을 쉽게 돌리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기간에 큰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투자처를 물색하는 ‘관망’ 여론이 우세한 영향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은행에 머무는 ‘청년희망적금’ 만기 자금=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정기적금 잔액은 33조2204억원으로 전달 말(46조4876억원)과 비교해 13조2671억원(28.5%)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20조원이 넘는 금액이 몰렸던 청년희망적금의 만기가 지난달을 기점으로 도래하면서다.
청년희망적금은 소득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만 19세~34세 이하 청년들이 월 최대 50만원을 2년간 납입하면, 저축장려금 추가 지원 및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금융상품이다. 2022년 2월 21일부터 3월 4일까지 총 289만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이 중 83만여명이 중도 해지해, 약 200만명이 만기를 맞은 것으로 추정된다.
주목할 점은 청년희망적금 만기 도래 자금 다수가 은행 입출금 통장에 그대로 예치돼 있다는 것이다. 5대 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인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를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같은 기간 590조7120억원에서 614조2656억원으로 23조5536억원(3.99%) 불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616조7480억원에서 1월 말까지 한 달 새 26조원가량의 자금이 빠진 것과는 반대의 양상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말을 기점으로 회계 처리 등 목적으로 빠진 기업예금이 다시 돌아온 영향도 반영됐지만, 청년희망적금 만기액의 입출금 통장 이동으로 인한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청년들이 만기액을 굴릴 만한 뚜렷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결과로도 해석된다. 정부는 이들이 매월 70만원 이내의 자금을 5년간 모으면 최대 5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타기를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쉽사리 소비자들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5년이라는 기간 동안 자금을 묶어둬야 하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결과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1차 청년도약계좌 신청 기간이었던 지난 1월 26일부터 2월 16일까지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탄 연계가입 고객은 약 41만명으로 청년희망적금 가입자(추정치 200만명) 중 5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정부는 신청 마감일(8일)을 앞두고 3년 이상 유지 시 중도해지를 하더라도 비과세 혜택 및 일부 정부 기여금을 제공하는 등 유인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투자 시기 곧 온다” 증시 관망 청년들...은행 상품에 유입도=금융권에서는 다수 청년이 증시 등 투자 시기를 관망하며 자금을 예치해 두고 있는 단계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PB센터 관계자는 “현재 증시의 경우 혼조세를 띄고 있지만, 거리두기에 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2022년초와는 달리 상승 기대감이 지속적으로 형성돼 있다”며 “코로나19를 거치며, 청년층의 수익률 기대가 높아진 상황에서 비교적 단기간에 더 큰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타이밍을 노리는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에서는 투자 ‘관망’ 자금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 데다, 금리 인하 전망도 불투명해지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4조3356억원으로 1월 말(50조7434억원)과 비교해 3조5922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 매매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는 돈으로, 주식 투자를 위한 대기 자금으로 여겨진다.
청년도약계좌(5년 만기)보다 비교적 만기가 짧은 은행 정기예금에 자금이 유입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86조2501억원으로 1월 말(862조6185억원)과 비교해 한 달 새 23조6316억원이 불어났다. 이는 전월 상승폭(13조3228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은행권에서도 자금 재예치를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청년희망적금 만기도래자에 최대 연 4%의 금리를 제공하는 ‘공동구매 정기예금’ 상품을 선보였다. 신한은행 또한 ‘청년 처음 적금’ 상품에 만기도래자를 대상으로 최대 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35세 이하 청년들을 대상으로 최대 연 5.85% 적금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부 은행서는 단기예금 금리를 끌어올려, 일시적인 자금 예치를 원하는 고객을 유인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면서 “금리 인하를 기다리는 등 투자 관망 현상이 이어지며 1년 이하 예금과 같은 단기 투자 상품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우 기자
woo@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수영복이 아니라고?”…제니·박하선도 반했다, ‘바디수트’ [언박싱]
- "이거 전청조 아니냐"…기안84, 과거 본인 화보에 민망
- 고우림 “건강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깜짝 근황 공개
- '감스트와 파혼' 뚜밥 "연애 2년간 스토커에 시달려…사형대 올려진 기분"
- “머리에 못 자국” 성적 학대 당한 암컷 강아지, 처참한 상태 봤더니
- “그 돈 언제 다 써요?” 10억→200억, SM 떠난 이수만 또 ‘잭팟’ 터졌다
- "제니도 했대" 이러니 애들도 루이뷔통·샤넬 사달라 난리
- 전여옥 "김신영, 文 시계 자랑해서 잘렸다?…황당"
- “아! 미리 샀어야”→“그때라도 샀어야” 14% 급락했던 비트코인, 분위기 또 반전?
- ‘뽀미 언니’ 이의정, 9살 연하 남친 깜짝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