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니 표 '불후의 명곡'…20년차에도 계속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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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니'는 '몽니' 덕분에 환기됐다.
정치·사회 면에서 부정적인 뉘앙스로 소비되는 몽니의 성질을 낭만적이고 애절하게 변화시킨 공로는 밴드 '몽니' 덕분이다.
김신의(보컬), 이인경(베이스), 공태우(기타), 정훈태(드럼) 등 "지혜롭게 착한"(김신의 曰) 4인 구성의 이 팀은 음악적인 면에서 만큼은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해 권리를 주장하기 위한 심술'인 몽니를 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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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한 100곡 중 다섯 곡 재해석…신곡도 1곡 추가
밴드 매력? "한 명은 네 명을 이길 수 없죠"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몽니'는 '몽니' 덕분에 환기됐다. 정치·사회 면에서 부정적인 뉘앙스로 소비되는 몽니의 성질을 낭만적이고 애절하게 변화시킨 공로는 밴드 '몽니' 덕분이다.
김신의(보컬), 이인경(베이스), 공태우(기타), 정훈태(드럼) 등 "지혜롭게 착한"(김신의 曰) 4인 구성의 이 팀은 음악적인 면에서 만큼은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해 권리를 주장하기 위한 심술'인 몽니를 부려왔다. 덕분에 2005년 데뷔해 20년차가 된 올해까지 끈끈함을 자랑하며 탄탄한 음악을 해왔다.
지난 6일 발매한 새 EP '이터널 메모리즈(Eternal Memories)'는 그렇게 소신을 갖고 만든 100여곡 중 다섯 곡을 다시 재해석해 담은 음반이다. '언제까지 내 맘속에서', '비밀', '제자리', '기억의 시작', '영원한 여름' 등을 몽니의 스타일과 음악성을 대표할 수 있는 곡으로 선정했다. 원곡보다 힘을 뺀 대신 어쿠스틱한 기타와 현악 선율을 더했다.
KBS 2TV 노래 경연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서 다른 뮤지션들의 히트곡을 재해석하며 주목 받기도 한 몽니가 이제야 '몽니 표 불후의 명곡'을 만들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아트앤아티스트에서 만난 멤버들은 "여전히 명곡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주로 클래식, 크로스오버 아티스트들이 속해 있는 아트앤아티스트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된 겁니까?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로 아트앤아티스트에 속한) 오은철 군이랑 '열린 음악회'에서 같이 협연을 했는데 이지혜 이사님이 아티스트를 대하는 태도가 참 좋았어요. 김정호 대표님은 또 록 음악을 원래 많이 좋아하셨고 저희 연주에 대해서도 좋게 생각을 해주셨죠. 뮤지션에 대한 존중 때문에 이곳으로 오게 됐습니다."(김신의)
-7년 만에 발매한 정규작인 정규 5집 '퍼머먼트(FIRMAMENT)'(2021)는 좋은 음반인데 코로나 기간에 내신 거라 비교적 덜 조명돼 개인적으로 아쉬웠어요.
"저희의 정수를 모두 갈아 넣은 앨범이에요. 저희 안에서는 증명이 된 앨범이고요. 발매 당시 '다음엔 어떤 영감을 받은 곡들로 채워야 될까'라는 부담을 느낄 될 정도로 굉장히 만족도가 높았죠. 저희의 훌륭한 디스코그래피 중 하나예요. 저희가 계속 발전하고 있는 걸 보여준 앨범이라 만족도가 커요."(공태우)
"덜 조명됐다고 아쉽지는 않아요. (첫 EP '소년이 어른이 되어'(2012)) 수록곡인 '소년이 어른이 되어'라는 노래도 타이틀곡이 아니었거든요. 리메이크가 되고, 영화에 삽입되기도 하면서 몽니 대표곡이 됐어요. 5집 수록곡인 '별이었던 너'도 언제든지 대중에게 좋은 기억으로 계속 남아있을 수 있겠다는 믿음이 있어요."(김신의)
-이번 음반 '이터널 메모리즈'는 몽니가 그렇게 믿음을 갖고 발표해온 100여곡 중 다섯 곡을 골라 실은 음반인데요. 이 기획은 어떻게 시작됐고 앨범에 실린 곡들을 고른 기준은 무엇입니까?
"먼저 대표님께서 '몽니의 명곡들을 다시 불러보자'고 제안하셨어요. '몽니의 명곡을 몽니가 다시 부른다'는 아이디어었죠. 근데 대표님이 고르셨던 곡 중에 거의 편곡이 완벽하다고 생각한 곡들도 있었거든요. 그걸 어떻게 다시 편곡하지라는 고민이 있었는데, 의외로 금방 잡혔어요. 그리고 저희들 기억에서도 사라져가고 있는 곡을 다시 살린다는 의미도 있었죠. 무엇보다 '제자리'가 너무 좋았어요."(김신의)
-신곡 '1초도 되돌릴 수 없는'은 어떤 맥락에서 이번 앨범에 실린 건가요?
"기존 곡들이랑도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언제까지 내 맘속에서'랑 성격이 비슷한 곡이고요. 처절하면서 갈수록 극적이죠. 녹음해 가는 과정에서 멤버들의 연주가 더 극적으로 변했어요."(김신의)
-언제까지 내 맘속에서'는 원래 러닝타임이 6분30여 초에 달하는 곡 아닙니까?
"2절 버스(verse)를 좀 덜어내고 4분30초 정도로 편곡했어요."(김신의)
-'비밀' '영원한 여름'은 이인경 씨가 작사·작곡한 노래잖아요. 그런데 베이시스트가 만든 곡들은 흥미로웠요. 연주는 리듬이 중심인데 곡은 멜로디컬하다고 할까요?
"'비밀' 원곡은 완전 록이잖아요. 저희가 뮤직 드라마 형식의 콘서트 '그로운 업(Grown up)'을 한 적이 있어요. 그 때 '비밀'을 어쿠스틱 버전으로 탈바꿈해서 연주했는데, 너무 좋았고 이번 음반 콘셉트와도 잘 어울릴 거 같았죠. 베이스는 멜로디 악기가 아니지만, 전 멜로디를 너무너무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래서 곡을 쓸 때도 리듬보다 멜로디 위주로 곡을 쓰는 편입니다."(이인경)
"인경이 곡은 멜로디나 스타일이 한결같은 부분이 있어요. 그런 부분이 제 음악에도 되게 많은 영향을 주죠."(김신의)
"슈게이징처럼 제가 좋아하는 장르를 오빠도 좋아해요. 그래서 저희 몽니 색깔이 더 잘 드러나는 것 같아요."(이인경)
-'기억의 시작'은 이번에 어떻게 실린 곡입니까?
"여섯 곡 중에 제일 마지막에 들어간 곡인데요. 2011년 발매 당시 로킹한 스타일이었어요. 이번에 색깔을 뒤집어보면서 완전 미니멀한 편곡으로 바꿨죠. 기타 한 대로 숨소리까지 잘 표현할 수 있는 곡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렉트릭 기타 한 대가 처음부터 리드를 하고요. 중반 후반부부터 멤버들의 악기들이 조금씩 채워집니다. 이지리스닝 곡이에요."(공태우)
-내년이면 데뷔 20주년이고, 지금 현 멤버로 팀을 구성해 온 지도 벌써 14년이 됐습니다. 2010년부터 멤버 변동이 없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에요. 멤버들에게 14년 전 몽니와 지금의 몽니는 느낌이 확연히 다를 거 같아요.
"14년 전엔 음악을 하려고 몽니를 만난 느낌이 컸어요. 지금은 역으로 몽니를 하려고 음악을 이용하는 느낌이 커요. 그만큼 중요도가 높아졌죠. 개인적으로는 가족보다 멤버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요."(정훈태)
"원래는 같은 일터에서 일하는 직장 동료에 지나지 않았던 사람들이지만 지금은 그냥 내 몸처럼 됐죠. 그래서 대단하지 않아요. 특별하다는 뜻이 아니라, 원래 엄마 아빠 남동생이 있는 것처럼 몽니 멤버들도 원래 엄마가 낳은 사람 같아요. 하하."(이인경)
"한번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우리들 중 누군가 한명이 아파서 팀을 같이 못하게 된다면 기분이 어떨까…. 뭔가 되게 이상할 거 같더라고요. 제가 리더로서 더 열심히 음악을 하고, 더 이끌어가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내는 피지컬 음반인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더 큰 책임감도 생기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어요."(김신의)
"팀을 시작할 때는 다들 20대였거든요. 나이의 앞자리 숫자가 두 번이 바뀐 거예요. 시간이 확 지나가 버렸는데 되돌아보면 저희가 한 게 진짜 많아요. 쉬지 않고 계속 앨범을 냈고, 공연을 했고, 방송 스케줄에서도 최선을 다했죠. 이런 시간들이 2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도 더 열심히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 같아요."(공태우)
-최근 컴퓨터 하나로 음악을 만들 수 있잖아요. 젊은 뮤지션들 사이에선 밴드가 비효율적이라는 말도 나오더라고요. 실제 1인 밴드도 많고요. 이런 시대에 밴드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제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걸 다른 멤버 세 명이 더해주는 게 엄청나요. 음악적으로도 그렇고 모든 면에서도 큰 요소죠. 각자 분야별로 전문가잖아요. 노래 전문가, 기타 전문가, 드럼 전문가. 편곡할 때도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플레이들이 막 나와주니까 제가 만들었어도 저만의 곡이 아닌 거예요. 모두 다의 곡인 거죠. 한 명은 네 명을 이길 수가 없어요."(이인경)
"예전엔 그냥 제가 하고 있는 걸 잘 하면 잘 살 수 있을 줄 알았어요. 독방에 갇혀서도 말이에요. 하지만 결국은 사람에서 시작해서 사람에서 끝나더라고요. 혼자 만족하는 음악 만들어서 혼자 듣고 혼자 즐기면서 혼자 끝낼 게 아니면, 사람들을 만나서 감정을 많이 느껴야 훨씬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원맨 밴드가 더 편하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결국 사람들을 상대할 거고 또 사람들과 교류를 해야 되는 거잖아요. 좀 더 포용력을 가지고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게 음악과도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거 같아요."(정훈태)
"팀 생활에서 가장 좋은 점은 서로 의지할 수 있다는 거예요. 내부에서 각자 포지션만 열심히 하면 서로 의지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거죠. 원맨 밴드나 솔로 가수분들이 부러워하는 부분이에요."(공태우)
"스매싱 펌킨스를 너무 좋아해서 음악을 한다면, 처음부터 밴드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고등학교 때 들어가서 한 음악들도 모두 밴드 음악이었기 때문에 음악을 하면 밴드를 해야 되는 건 줄 알았죠. 몽니라는 말도 군대 있을 때 발견한 건데 그때부터 밴드 이름으로 정해놓았어요. 지금껏 밴드를 해오면서 솔로 앨범을 내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또 저희 밴드 합이 굉장히 잘 맞아요. 너무 다 착하거든요. 멍청하게 착한 게 아니라 다들 지혜롭게 착하죠. 훈태가 '20주년부터 시작'이라는 얘기를 했는데, 새 정규에 들어갈 신곡들에 대한 기대도 커요. 요즘 음악 공부를 하고 있는데 몽니와 함께 더 열심히 달려야 되겠다는 생각이 큽니다."(김신의)
-오는 24일 홍대 앞 무신사 개러지에서 음반 발매 기념 콘서트를 여십니다.
"일단 음반 수록곡을 1번 트랙부터 정주행해요. 마치 CD를 틀어놓은 것 같을 거예요. 약 스무 곡을 부르고요. 중간중간 이벤트도 있어요."(김신의)
-20주년을 맞는 내년은 어떻게 보낼 계획이신가요?
"내년에 대해선 아직 생각한 건 없어요. 올해 저희가 계획한 정규 앨범이 있거든요. 그리고 해외 아티스트랑 교류하는 것도 생각 중이에요. 아직 일본에서 공연한 적이 없어서 크든 작든 그곳 뮤지션들이랑 음악을 함께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희는 계속해서 명곡을 향해서 열심히 도전할 거예요. 자체적으로 굉장히 냉철하게 판단하는 게 숙제이고 목표죠."(김신의)
"저희 유튜브 채널명을 '몽니 TV'로 바꿨어요. 목요일 오후 10시마다 업로드되는 웹콘텐츠 '몽니의 비몽사몽'도 시작했어요. 넷이서 라디오 진행하는 느낌으로 운영해요. 저희가 무대 아니면 방송에서만 모습을 비췄잖아요. 거기서 못 보여준 매력들이 되게 많거든요."(이인경)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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