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업계 공포 대상 된 중국전기차...한국 기업 생태계 보호 중요” [헤경이 만난 사람-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회장]
韓 국내 투자 인센티브 확대해야
자율주행 확산, 법·제도 혁신부터
“솔직히 말하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중국 전기차를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유럽의 보조금 제도 등 각종 자국 산업 보호 조치를 촉발한 것도 결국 중국입니다.”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회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가진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전기차·배터리 시장을 장악한 중국에 대해 이 같은 평가를 내놨다. 각국이 막강한 중국의 전기차 생태계를 저지하기 위해 나서고 있지만, 녹록지 않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강 회장은 “지난해 중국은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약 66%의 점유율을 기록, 2022년 대비 25% 성장했다”며 “전체 자동차 수출도 552만대로, 2022년(339만대)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막강한 자국 내수 시장을 등에 업고, 유럽, 아시아, 미국으로까지 세를 넓혔다”며 “국내만 해도 중국산 전기버스 점유율이 지난해 50%를 넘어서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는 2009년부터 14년간 1600억위안(약 30조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투입, BYD를 비롯해 둥펑, 광치 등 자국 전기차 기업을 육성했다.
강 회장은 “BYD 등 중국 내 수많은 전기차 기업이 상당한 규모의 경제를 구축했고,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광물부터 배터리 소재 등 축적된 중국 생태계에 다른 나라들이 대응하려면 자국 산업에 대한 보호조치 없이는 불가능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메이드인 차이나 자동차는 과거엔 중국 내에서만 공급됐지만, 전기차는 예외”라며 “중국에서 만들어 유럽, 아시아 등으로 수출되고 있고, 여기에 해외 완성차 업체들을 끌어들여 ‘블랙홀’처럼 시장을 흡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영향력 확장은 각국의 정책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미국은 IRA를 통해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고, 배터리 부품의 50% 이상을 북미에서 생산하는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에만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방식을 도입했다. 유럽연합(EU) 역시 핵심원자재법(CRMA)을 만들어 자국 내 전기차 생산을 유도하고 있다.
한국도 최근 중국이 주로 만드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개편했다.
강 회장은 “전기차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기차 생산 여건 마련을 위한 국가전략기술세액공제, 임시투자세액공제 일몰 연장 같은 국내 투자 인센티브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보조금을 통해 수요를 촉진하는 한편 한국 내 전기차 생태계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북미 등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이 약속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IRA 세액공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제기되며, 국내 기업들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트럼프 당선으로 속도 조절 내지는 지원액 감축이 예상된다”면서도 “탄소중립 등 환경 이슈 관련 전기차 성장은 중장기적으로 유효한 만큼, 획기적으로 뒤엎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 대선공약과 이행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민관이 수시로 공유하고, 미 행정부 및 의회 대상 아웃리치(대외접촉)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전기차와 함께 집중 육성하고 있는 자율주행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규제 개선’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강 회장은 “중국은 바이두, BYD 등이 자율주행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고, 정부도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며 “우리 역시 국가가 리더십을 갖고 부작용을 해소하면서 법, 제도 관련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교통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고, 도로 상황과 자율주행차 간 실시간 정보 통신을 위한 각종 법과 제도도 중요하다”며 “특히 사고가 날 경우 보험, 책임 소재 등을 구분하는 일이 쉽지 않겠지만, 반드시 갖춰져야만 하는 기반”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 2022년 10월 협회장에 취임해 2년째 협회를 이끌고 있는 강 회장은 모빌리티 산업이 100년만의 대전환기에 놓여있는 만큼, 다양한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그는 “지난해 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로 협회 명을 바꿨고, 국내 자동차 업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제도도 많이 개선했다”며 “올해도 타 산업과의 협력 강화, 노동유연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 등에 초점을 맞춰 한국 자동차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양대근·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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