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월급 밀리나?…'전공의 공백' 장기화에 병원 경영 '빨간불'

오현지 기자 2024. 3. 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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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00억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며 직원 월급까지 밀릴 뻔했던 제주대학교병원이 길어지는 전공의 집단행동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300억 적자가 예상되는 지난해 외래환자수는 2400명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2200명으로 더 줄었고, 진료 수익까지 급감하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며 "필수의료 기능은 전공의 복귀 전까지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남은 의료진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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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300억 적자'…제주대병원 공백 장기화에 '당혹'
비상 경영 계획·의료진 대거 채용했지만 집단사직 겹쳐
전공의들이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업무를 중단한 20일 오전 제주대학교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전공의 부재로 인한 비상진료체계를 알리는 안내가 전광판에 나오고 있다. 2024.2.20/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지난해 300억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며 직원 월급까지 밀릴 뻔했던 제주대학교병원이 길어지는 전공의 집단행동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7일 제주대병원의 회계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대병원의 최근 3년간 적자규모는 2020년 137억원, 2021년 30억원, 2022년 87억원이다. 지난해 결산상 적자는 3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하루 평균 3000명에 육박했던 외래 환자 수가 코로나19 이후 2000명 초반대로 급감한 데 반해 의료비용은 증가해서다. 인건비와 재료비, 의료분쟁배상금 등을 합친 의료비용은 2020년 2067억원에서 2022년 2349억원으로 282억원 늘었다.

만성 적자에 병원 측은 지난 1월분 급여 지급을 미루려다 직원들에게 '자금을 어렵게 확보해 가까스로 급여를 지급한다'는 안내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 터진 전공의 집단행동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병원 측은 비상 경영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인 신규 의료진 9명을 채용하며 수익 강화를 노렸지만 전공의 복귀 전까진 사실상 허사가 됐다.

전공의 집단이탈이 3주째에 접어들면서 병원 상황은 날로 악화하고 있다. 이날 기준 제주대병원 전공의 108명 중 6% 수준인 7명만 병원에 남아있다.

위중증 환자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 경증 환자를 조기 퇴원시키면서 병상 가동률은 68%에서 30%대로 반토막 났다.

내과 중환자실도 기존 20병상에서 8병상으로 절반 이상 줄여 가동하기로 했고, 수술실은 이미 지난주부터 12개에서 8개로 축소 운영 중이다. 병상 가동률이 10%대까지 떨어진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 2곳은 1곳으로 통폐합했다.

입원 환자가 절반 이상 줄어들자 병원 측은 간호사들에게 연차 사용을 독려하는 등 인건비 절감에 나섰다.

병원 관계자는 "300억 적자가 예상되는 지난해 외래환자수는 2400명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2200명으로 더 줄었고, 진료 수익까지 급감하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며 "필수의료 기능은 전공의 복귀 전까지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남은 의료진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oho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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