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주며 예적금 10조 늘린 지방은행…"떨어지는 수익성 어째"

김도엽 기자 2024. 3. 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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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지방은행이 지난해 정기 예적금 잔액이 약 10조원 늘어났음에도 전전긍긍이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지방은행(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전북)의 지난해말 정기 예적금 잔액은 전년말(129조4988억원)에 비해 9조8609억원 늘어난 139조3597억원으로 집계됐다.

5대 지방은행의 지난해말 기준 저원가성 수신 잔액은 전년 말(71조9060억원)에 견줘 7조1843억원 줄어든 64조7217억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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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지방은행, 수신 잔액과 순이자마진 변화/그래픽=윤선정

국내 5대 지방은행이 지난해 정기 예적금 잔액이 약 10조원 늘어났음에도 전전긍긍이다. 대형은행보다 고금리를 제공하면서 예적금을 예치했지만, 같은 기간 저원가성수신이 7조원 넘게 빠졌기 때문이다.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자 지방은행들은 기업과 소매금융 양쪽에서 저원가성 수신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지방은행(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전북)의 지난해말 정기 예적금 잔액은 전년말(129조4988억원)에 비해 9조8609억원 늘어난 139조359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방은행들은 빠져나가는 자금을 붙잡기 위해 시중은행과 비교해 높은 예적금 금리를 제공한다. 높은 금리를 제공해 예적금 유치에는 성공했지만, 문제는 같은 기간 저원가성 수신(핵심예금)이 빠르게 줄고 있다는 점이다. 5대 지방은행의 지난해말 기준 저원가성 수신 잔액은 전년 말(71조9060억원)에 견줘 7조1843억원 줄어든 64조7217억원으로 나타났다.

저원가성 수신은 은행이 적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보통예금·당좌예금·저축예금 등이 포함된다. 고객에게 지급하는 이자율이 연 0.1% 수준에 불과해 은행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실제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5대 지방은행은 단순평균 2.48%에서 2.28%로 0.2%포인트(P) 떨어졌다.

지방은행들은 공통적으로 기업영업 확대를 통해 저원가성 수신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기업영업 부문에서 대출성장과 함께 대표적인 저원가성 수신인 급여통장과 기업 결제성 자금계좌 유치를 늘리겠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구은행은 기업 부문과 함께 가계 부문에서도 저원가성 수신 확대 방안을 찾고 있다. 수신 상품 다양화와 각종 마케팅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가계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소매금융 부문에서 결제계좌와 자동이체 등록 등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남은행은 올해부터 기존의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으로 전략 과제를 수정했다. 수신 부문에서도 예적금 규모 뿐만 아니라 수익성을 중심으로 수신을 유치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 부행장을 거쳐 JB금융에서 재무담당 임원을 지낸 권재중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영입했다.

하반기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정기 예적금 금리의 이점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저원가성 수신 자금이 늘어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시장금리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큰 데다가 지방은행들이 공통적으로 내건 전략이 기존에 해왔던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뾰족한 수가 있었다면 저원가성 수신이 지난해에도 줄어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특히 기업영업 확대를 위해서 전사적인 노력을 다하는 게 원론적이면서도 가장 필요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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