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점 위기 대탈출!' 역시 고우석, 前 KBO 타자에 2루타 허용하고도 '무실점' 흔들리지 않았다
고우석은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4 MLB 캑터스리그 홈 시범경기에서 7회초 팀의 5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 1이닝 동안 안타 1개를 허용했지만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고우석의 시범경기 성적은 3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1홀드, 3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4탈삼진 피안타율 0.308,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67이 됐다.
고우석은 이날 팀이 2-6으로 뒤지고 있던 7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같은 팀에서 마무리 경쟁을 벌이고 있는 완디 페랄타의 뒤를 이어 마운드를 밟았다.
고우석은 선두타자 스펜서 스티어를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하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고우석은 다음 타자 에르난 페레즈를 상대로 좌익수 방면으로 향하는 2루타를 얻어맞으며 순식간에 실점 위기를 맞이했다. 페레즈는 지난 2021시즌 도중 한화 이글스에서 대체 외국인 타자로 그해 시즌을 마칠 때까지 활약한 바 있다.
1사 2루의 실점 위기를 맞은 고우석. 그렇지만 고우석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공을 뿌렸다. 다음 타자인 P.J. 히긴스를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며 아웃카운트 2개를 채웠다. 히긴스와 대결하는 과정에서는 2루 주자였던 페레즈가 3루 도루에 성공하기도 했다. 더욱 압박을 받을 수도 있었던 상황. 그러나 고우석은 다음 타석에 들어선 타일러 스티븐슨을 3루 땅볼로 유도하며 실점 없이 자신의 투구를 마쳤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잰더 보가츠(유격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주릭슨 프로파(좌익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잭슨 메릴(중견수)-타일러 웨이드(3루수)-에구일 로사리오(2루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현지 매체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에 따르면 김하성은 등 근육 경련(back spasms) 증세로 인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결장했다. 선발 투수는 우완 랜디 바스퀘즈였다.
신시내티는 1회초에만 2점을 뽑으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1사 후 엘리 데 라 크루즈가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2사 후 타일러 스티븐선이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작렬시켰다.(2-0) 샌디에이고도 곧장 반격했다. 1회말 선두타자 보가츠가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때려낸 뒤 후속 크로넨워스의 투수 앞 땅볼 때 3루까지 갔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중견수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렸다.(2-1)
신시내티는 3회초 재차 2점을 뽑았다. 1사 후 엘리 데 라 크루즈가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어 후속 크리스티안 엔카나시온이 우측 담장 쪽으로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4-1을 만들었다. 그러자 샌디에이고는 3회말 1점을 만회했다. 2사 후 보가츠가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크로넨워스의 좌익수 방면 적시 2루타 때 득점에 성공했다.(4-2) 그러나 샌디에이고의 이날 득점은 여기까지였다. 이후 4회초 스튜어트 페이차일드에게 중월 솔로포를 내준 뒤 5회초 또 한 점을 내주며 결국 2-6으로 패했다. 이날 패한 샌디에이고는 시범경기 7승 8패를 기록했다. 신시내티는 시범경기 전적 6승 4패가 됐다.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개인적으로는 영어를 잘할 수 있을 정도만큼은 머무르고 싶다. 또 과거 일본 등에 진출한 선수가 '힘이 있을 때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말씀을 한 게 생각난다. 저는 그 정도 급도 아니라 생각하고, 그런 부분을 말씀드리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그래도 영어는 마스터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다 세부적인 옵션 계약 내용도 공개됐다. AP통신은 "고우석과 샌디에이고의 최대 계약 기간은 3년이며, 최대 총액 940만 달러(약 123억 2000만원)를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고우석이 3년 동안 샌디에이고 구단으로부터 받는 보장 연봉은 700만 달러이며, 보너스 총액은 240만 달러(약 31억 4000만원)다. 고우석이 2024시즌 70경기에 등판할 경우, 10만 달러를 받는다. 2025년과 2026년에는 40경기, 45경기, 50경기, 55경기에 각각 등판할 때마다 10만달러씩 추가로 손에 넣을 수 있다. 아울러 마무리 투수 보직에 관한 인센티브도 포함돼 있다. 만약 고우석이 2024시즌과 2025시즌, 클로저로 15경기와 25경기, 35경기, 45경기에 각각 출전한다면 12만 5000달러씩 추가로 받는다. 이 금액은 다음 시즌 연봉에 더해질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계약에는 마이너리그 거부권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샌디에이고가 2024시즌 고우석을 1군 무대에서 분명히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앞서 김하성 역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021년 계약할 당시, 마이너리그 거부권(3년 차부터)을 계약 조건에 추가한 바 있다. 샌디에이고가 고우석을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있고, 대우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매 시즌마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왕복 항공권 2장씩 얻는다.
그렇지만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하다. 샌디에이고는 일본을 대표하는 클로저로 활약했던 마쓰이 유키와 과거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로버트 수아레즈,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팀에 합류한 좌완 완디 페랄타가 마무리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불펜 강화에 도움을 줘야 한다. 고우석의 합류로 샌디에이고 불펜은 거의 완성됐다. 고우석과 마쓰이는 경기 후반 마운드에 오르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우석과 마쓰이는 수아레즈와 함께 마무리 투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펼칠 것이다. 누가 마무리로 등판하든 3명 모두 중요한 상황에 나와 던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매체인 CBS 스포츠도 고우석과 수아레즈가 경쟁을 펼칠 거라 내다봤다.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앞서 고우석의 계약 소식을 전하면서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의 마무리 투수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최고 경쟁자는 역시 마쓰이라 할 수 있다. 마쓰이 유키는 일본프로야구(NPB) 무대에서 9시즌 통산 236세이브를 올린 클로저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12월 마쓰이 유키와 계약기간 5년, 최대 3360만달러(약 440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마쓰이는 2013년 라쿠텐 골든이글스에 입단, 2023시즌까지 일본프로야구 통산 501경기에 출장해 25승 46패 236세이브, 평균자책점 2.40의 성적을 거뒀다. 2019시즌과 2022시즌에 이어 2023시즌까지 3차례 일본프로야구 세이브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마쓰이는 지난달 23일 LA 다저스와 2024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LA 다저스와 개막전에서 3회 팀의 5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해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마쓰이는 세 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마쓰이는 총 12개의 공을 던졌는데, 그중 10개가 스트라이크로 연결됐다. 또 지난 1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시범경기에는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첫 홀드까지 챙겼다. 이후 허리 부상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최근 캐치볼을 다시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복귀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LA 다저스와 3월 20일과 21일 양 일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역사적인 메이저리그 2024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김하성은 물론 고우석 역시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고척 스카이돔에서 한국 팬들에게 첫선을 보일 전망이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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