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두고 되새기는 배움의 가치…책가도·문방도에 담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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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문구류, 각종 도자기가 가지런히 쌓여 있다.
배움을 중요시했던 우리 선조들의 가치관이 담긴 그림인 책가도와 문방도(文房圖·문방구와 책, 골동품 등 다양한 기물을 그린 그림)를 정리한 자료집이 나왔다.
박물관은 "책가도와 문방도는 좋은 책이나 그림, 벼루 등을 수집하고 즐기는 '문방청완'(文房淸婉) 취미와 책과 학문을 숭상하던 가치관을 담고 있어 우리 민속을 더욱 풍부하게 하는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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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책과 문구류, 각종 도자기가 가지런히 쌓여 있다. 책장 칸을 채운 물건들은 마치 눈앞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다.
선비의 책꽂이를 그대로 옮겨 그린 듯한 그림, 책가도(冊架圖)다.
조선 후기 문화 부흥을 이끌었던 정조(재위 1776∼1800)는 어좌(御座·왕이 앉는 자리) 뒤에 국왕을 상징하는 그림인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 대신 책가도를 배치했다고 한다.
배움을 중요시했던 우리 선조들의 가치관이 담긴 그림인 책가도와 문방도(文房圖·문방구와 책, 골동품 등 다양한 기물을 그린 그림)를 정리한 자료집이 나왔다.
국립민속박물관은 박물관이 수집해 온 책가도 4점과 문방도 23점 등 총 27점을 분석해 정리한 회화 자료집 '책가도·문방도'를 펴냈다고 7일 밝혔다.
박물관에 따르면 책가도는 18세기 중반을 전후한 시기에 전래해 자리 잡았다. 정조대에 크게 유행했고 19세기에서 20세기 초기까지 그림 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조선 후기 문인 이규상(1727∼1799)의 문집에는 김홍도(1745∼1806 이후)가 그린 책가도와 관련해 '한쪽 눈을 감고 보면 기물들이 정돈돼 서 있는 듯하다'고 전하기도 한다.
자료집은 서가에 쌓인 책을 위주로 그린 독특한 구성의 6폭 병풍부터 20세기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10폭 병풍, 책가도 액자 등 다양한 책가도 작품을 소개한다.
마치 책가도의 소재인 것처럼 화가가 이름이나 호, 자를 새긴 도장을 그린 사례도 설명한다.
책장은 없지만 책과 도자, 문방구 등을 함께 아우른 문방도 역시 민속 생활용구로써 가치가 큰 그림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민간에서는 첫돌을 맞이하는 아이의 돌잔칫상에 문방도를 둘러 아이가 훗날 책과 문방구를 가까이하는 선비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선 후기 도화서 화원을 지낸 이형록(1808∼1883 이후)의 문방도는 전체적으로 구조가 안정적인 데다 각종 물건을 세밀하게 그려 궁중 화원의 면모가 드러난다.
세로로 긴 화면 아래와 위쪽에 책을 쌓아 올린 더미를 두고 가운데에는 각종 물건을 배치해두거나 빛이 들어오는 방향에 맞게 명암을 칠하는 식의 문방도만의 '특징'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자료집은 책과 안경, 그림 속의 그림, 편지 봉투에 적힌 정보 등 문방도에 담긴 각종 물건을 통해 찾을 수 있는 시대 정보를 분석한 글도 담았다.
또 주요 작품 17점의 안료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내용도 함께 실었다.
박물관은 "책가도와 문방도는 좋은 책이나 그림, 벼루 등을 수집하고 즐기는 '문방청완'(文房淸婉) 취미와 책과 학문을 숭상하던 가치관을 담고 있어 우리 민속을 더욱 풍부하게 하는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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