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도 인정한 PGA 투어의 ‘귀염둥이’ 김주형, 다시 ‘증명할 시간’이 왔다
“너무 착해서 나쁘게 대할 수가 없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15승(메이저 2승)을 거둔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선배들 사이에서 ‘귀엽게 노는’ 김주형을 보며 미소를 감추지 않는다. 만 21세에 PGA 투어에서 3승을 거둔 김주형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보면서 “톰은 PGA 투어가 어떤 곳인지 아직 많이 배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주형이 6일 개봉한 넷플릭스 스포츠다큐 시리즈 풀스윙 시즌2를 통해 PGA투어에서 적응하고 도전하는 면모를 공개했다.(스포일러 있음)
8편으로 구성된 풀스윙 시즌2에서 파트3 ‘증명할 시간(Prove It)’의 주인공 김주형은 PGA 투어의 특급스타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어린 선수다운 면모와 재미있는 장면을 자주 연출하는 개성있는 신세대로 등장한다. 그러면서도 다큐는 김주형이 메이저대회에서도 자격을 증명해야 한다는데 초점을 맞췄다.
일찍부터 골프에 전념하느라 많은 친구를 사귀지 못했던 김주형은 “여기서 이들과 어울리는게 좋다”며 친화력을 발휘해 선배들과 어울렸다. 스코티 셰플러, 저스틴 토머스,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등과 재미있는 이야기를 이어가고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한다.
연습라운드를 하면서 조던 스피스로부터 라커룸에서 식사를 주문해서 먹을 수 있다는 정보를 알아내고, 메뉴에 “땅콩버터, 잼 샌드위치가 있었다”는 말로 아기입맛을 드러낸다. 스피스는 “아기들 먹으라는 메뉴”라며 “15개월 된 내 아기와, 리키 파울러 아기와 네가 나란히 앉아서 그걸 먹는 거야”라고 놀려댄다. 김주형은 곳곳에서 여전히 정크푸드를 좋아하는 자신을 탓하기도 한다.
김주형은 집에서 바퀴달린 전동형 아이스 박스를 공개하고, 그걸 타고 노는 엉뚱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팬으로부터 선물받은 ‘꼬마 기관차 토머스’의 모형을 소개하고 ‘톰’이 그의 애칭이자 등록선수명이 된 사연도 밝혔다.
마스터스가 열린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는 역대 챔피언들의 라커룸에 들어가고, 역대 우승자 주차구역에 차를 대는 등 좌충우돌 실수를 연발하기도 한다. 생애 첫 출전한 마스터스에서 공동 16위를 차지했지만 ‘최연소 메이저 우승’ 기대를 모았던 만큼 자신의 성적에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도 비쳐졌다.
PGA 챔피언십에서 샷 실수로 진흙탕에 들어가 고전하는 기행을 보여준 끝에 컷탈락 했지만 결국 김주형은 US오픈 공동 8위, 디 오픈 공동 2위를 차지했고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는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자신을 증명했다. 특히 심한 발목부상을 당한 채 최고성적을 거둔 디 오픈에서의 도전은 감동을 안겨줬다.
김주형은 올해 6개 대회에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WM 피닉스 오픈 공동 17위가 최고성적이고, 한 차례 컷탈락도 당했다. 지난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우승후 “달라진 것은 없다. 저는 그냥 김주형이고, 더 나아지려고 매일 노력할 뿐”이라고 한 김주형으로서는 시즌 초반의 무거운 분위기를 전환해 다시 ‘증명할 시간’을 맞은 셈이다.
김주형은 8일 개막하는 PGA 투어 시즌 4번째 시그니처 대회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US오픈 우승자 윈덤 클라크(미국)와 1, 2라운드를 함께 한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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