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달라진 타겟···KIA-KT전 방문한 日스카우트 “이의리·강백호 보러 왔다”[스경x비하인드]
지난 4일 일본 오키나와 킨구장에서 열린 KIA와 KT의 연습경기에 일본 구단 관계자 2명이 등장했다. 일본 프로야구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의 국제업무팀 소속 2명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돌아갔다.
이들의 ‘목표’는 KBO리그 투수 이의리(22·KIA)와 타자 강백호(25·KT)였다. 홈팀이었던 KIA의 구단 관계자는 “이의리와 강백호를 보러 왔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이날 이의리는 선발 등판해 스프링캠프에서 첫 실전을 치렀고, 강백호는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한국 선수들이 해외에서 캠프를 치를 때면 해외 구단 스카우트들이 연습경기를 찾는 모습은 종종 볼 수 있다. 지난해에는 당장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던 이정후와 몇 년 뒤 도전하게 될 안우진을 보기 위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키움 캠프를 대거 찾았다.
일본에서 캠프를 치를 때 일본 구단 관계자들이 한국 선수들을 보러 오는 것도 드문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를 관통하는 사이 리그에서 성장한 이의리와 강백호에게는 처음 있는 일이다.
둘 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스프링캠프를 치렀다. 오키나와를 떠났던 KIA는 지난해 2차 캠프부터 다시 오키나와로 돌아갔지만 당시 이의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소속이라 함께 하지 못했다. 강백호도 마찬가지다. 소속 팀 KT의 일본 캠프 자체가 2015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이었다.
그러나 일본 야구에서는 이미 이들의 이름을 익숙하게 접해왔다. 이의리와 강백호는 모두 최근 열린 국제대회에 계속 야구 대표팀 소속으로 나섰다. 2021년에 열린 도쿄올림픽, 지난해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지난 시즌 뒤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까지 공교롭게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대회에는 모두 투·타 얼굴로 함께 참가했다.
특히 도쿄올림픽에서 이의리는 가장 돋보이는 투구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강백호도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당시 이미 일본 언론으로부터 이정후와 함께 ‘가장 경계할 선수’로 꼽히며 한국의 대표적인 타자로 주목받아왔다. 최근 리그에서는 부진했지만 올시즌 다시 일어서려 하는 강백호를 일본에서도 주목하는 듯 보인다.
한때 일본에서 치르는 스프링캠프에서는 주로 김광현과 양현종이 일본 구단들의 표적이 됐다. 그 외에는 외국인 투수들이 ‘타겟’이었고 실제 여럿이 진출하기도 했다. 이후 KBO리그의 여러 선수들이 포스팅시스템으로, 자유계약선수(FA)로 일본보다는 미국 진출로 기울었고, 올해 만 26세의 젊은 타자 이정후가 대박을 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입성했다. 이제 해외 진출에 있어 타자에서는 강백호, 투수에서는 이의리 세대가 그 다음 세대다.
강백호와 이의리가 FA나 포스팅 자격을 가지려면 아직 몇 년 남았다. 당장 무슨 일이 벌어질 수도 없고, 요코하마 구단 관계자들 역시 이날 조용히 경기만 보고 돌아갔다. 캠프지 가까이에 한국 선수단이 있으니 들른 단계겠지만, 보러온 선수가 이의리와 강백호라는 사실을 감추지 않고 콕 집을 정도의 관심을 드러냈다. 이정후가 떠난 KBO리그에서 이제 해외 구단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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