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첼로티만 탈세 혐의로 실형?…히딩크, 모리뉴 등 역대 감독들의 탈세 사례들

황민국 기자 2024. 3. 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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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 AFP연합뉴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를 이끄는 이탈리아 출신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64)이 지난 6일 조세 포탈 혐의로 스페인 검찰에서 징역 4년 9개월을 구형받으면서 축구계가 들썩이고 있다.

안첼로티 감독은 아직 검찰 구형 단계라 법리 다툼이 남아있다. 그가 유죄가 확정되더라도 스페인은 초범에게 2년 이하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철창 신세를 질 가능성은 낮다. 지난 10여년간 세계 축구계를 양분했던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가 ‘풋볼 리크스’의 해킹으로 같은 혐의가 드러나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각각 거액의 벌금과 집행 유예로 정리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축구협회는 지난 겨울 안첼로티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대신 도리바우 주니오르 감독을 선임한 자신들의 선택에 안도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이 2000년 대표팀 감독이었던 완더리 룩셈부르크가 세금 문제에 연루돼 경질됐던 아픔이 되살아날 뻔 했기 때문이다. 당시 룩셈부르크 감독은 자신의 여비서를 통해 수입을 숨겼던 사실이 폭로되면서 5년 3개월의 징역형과 함께 47만 9100헤알(약 1억 300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 브라질 대표팀의 지휘봉을 내려놓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사실 거액의 수입을 벌어들이는 감독들이 탈세 혐의를 받는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포르투갈 출신의 조제 모리뉴 감독이 2017년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던 2011~2012년의 초상권 수입을 은폐한 혐의로 실형 위기에 직면했었다. 모리뉴 감독은 200만 유로(약 29억원)의 벌금을 내고 1년 집행유예를 받아냈지만 법정을 오가는 장면이 여러 번 노출됐다.

축구 종가 영국의 명장인 해리 레드냅 감독은 반대로 포츠머스 시절인 2004년 구단주에게 받은 보너스로 억울한 탈세 의혹을 받다가 5년여의 법정 공방 끝에 무죄를 받은 케이스다. 레드냅 감독은 토트넘을 이끌던 2012년 무죄가 확정된 뒤 퀸스파크 레인저스로 자리를 옮겨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었다. 국내에선 박지성의 주장직을 박탈한 뒤 벤치 신세로 만든 지도자로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거스 히딩크 감독 | 게티이미지코리아 제공



한국과 인연이 깊은 지도자들도 세금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던 거스 히딩크 전 축구대표팀 감독도 조세 포탈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월드컵 당시 한국에서 벌어들인 광고 수입과 인세가 문제였다. 히딩크 감독은 조세 피난처로 알려진 벨기에 아셀에 집을 얻은 뒤 거주지 허위 신고로 17억원 가량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2007년 네덜란드 법정에 섰다. 히딩크 감독은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지만 징역 6개월 집행유예와 45만 유로(약 6억 50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했다.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4.2.3 연합뉴스



최근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은 탈세보다 절세에 가까웠다.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안컵 직후 경질된 배경 가운데 하나는 한국 거주를 거부하는 문제도 있었는데, 비거주자(한국 거주 183일 미만)로 분류되어야 절반 수준의 세금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 담겨 있었다. 실제로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경질로 위약금 70억원에서 예상됐던 세금 34억원 대신 15억원 정도만 내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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