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7대 민심 지표, 與에 더 유리… 野 ‘정권심판론’ 파괴력도 약해져[Deep Read]

2024. 3. 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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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준의 Deep Read - 7대 지표로 본 총선
정당 지지도·공천 평가·당대표 평가에서 與가 앞서… 경제 전망·정부견제론 지수는 野 우세
공천 파동 발생하는 당 대부분 패배… 민주 - 조국당, 지역 - 비례 교차투표 가능성도 변수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 예측은 쉽지 않다. 복잡한 요인과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 때문이다. 그러나 선거는 과학이다. 현상을 설명하고 해석할 수 있는 요인들을 찾아내면 그것을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선거의 향배를 예측할 수 있는 7대 민심 지표를 통해 이번 총선의 흐름을 전망해본다.

◇국정·정당·당대표 평가

첫째,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 리얼미터 조사(2월 19~22일) 결과,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41.9%)가 약 8개월 만에 40%대를 넘겼다. 최근 한국갤럽의 2월 5주 조사에서도 긍정 평가(39%)가 40%에 육박했다. 의료계 파업 엄중 대처, 전국 순회 민생토론회 개최와 지역 민원 해결 약속, 더불어민주당 공천 파동에 따른 반사이익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압승했던 2020년의 21대 총선 때 한국갤럽의 2월 4주 조사에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42%였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대에 진입한 건 여당엔 청신호로 해석된다.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둘째, 정당 지지도.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지지도가 민주당 지지도를 앞서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갤럽 2월 5주 조사에서 국민의힘 40%, 민주당 33%였다.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7%포인트 앞섰는데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격차다. 4년 전 21대 총선 무렵 한국갤럽의 2월 4주 조사에서는 민주당 37%, 미래통합당 23%였다. 당시 민주당은 4월 첫째 주에 들어서서야 지지도 40%를 넘겼다. 이와 비교해보면 2월 말 기준 국민의힘 지지도가 40%를 기록한 건 주목할 만하다.

셋째, 정당 지도자 역할에 대한 평가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정치 신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앞선다. 서울경제-한국갤럽 조사(2월 22~23일) 결과, 한 위원장이 당 대표로서 ‘역할을 잘한다’는 긍정 평가(52%)가 ‘잘못한다’는 부정 평가(42%)보다 높게 나왔고, 이 대표는 부정 평가(61%)가 긍정 평가(36%)를 크게 앞섰다. 응답자들은 이 대표가 공천을 자신의 방탄과 당권 장악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총선기대·경제·공천 평가

넷째, 총선 결과에 대한 기대. 한국갤럽의 2월 5주 조사에서 ‘여당인 국민의힘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와 ‘제1야당인 민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각각 38%, 35%였다. ‘제3지대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16%. ‘여당 대 범야권’ 구도로 보면 38% 대 51%인데 이는 한국갤럽의 1월 2주(9~11일) 조사에서 ‘정부견제론’이 51%, ‘정부지원론’이 35%로 나온 것과 큰 차이가 없다.

다섯째, 경제 전망. 경기와 살림살이에 대한 국민 전망은 대체로 비관적이다. 한국갤럽 1월 3주(16~18일) 조사에서 향후 1년 우리나라 경기 전망을 묻자, ‘나빠질 것’(55%)은 ‘좋아질 것’(16%)의 3배나 됐다. 향후 1년 살림살이에 대해서도 ‘나빠질 것’(29%)이 ‘좋아질 것’(17%)보다 높았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한국의 대중 수출 급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난,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투자와 내수가 부진해진 결과다.

여섯째, 공천 평가. 중요한 건 유권자가 공천을 얼마나 개혁적이고 공정하다고 인식하느냐이다. 통상 공정하고 개혁적인 공천을 하는 정당은 혁신 이미지를 선점한다. 2012년 총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현역 의원 25% 컷오프를 골자로 하는 개혁 공천을 단행했고, 경제민주화와 맞춤형 복지와 같은 진보 어젠다를 포용하면서 중도 외연을 확장했다.

지금의 여당 공천이 혁신까지는 아니더라도 잡음이 거의 없었던 데 비해, 민주당 공천은 ‘비명 횡사, 친명 횡재’로 상징되는 사천 논란에 휩싸여 있다. 문화일보는 ‘허민의 정치카페’(3월 5일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 세력에 대한 이 대표의 뿌리 깊고 회복 불가능한 ‘르상티망’이 친문학살 공천의 배경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제3지대 영향력

일곱째, 제3지대 정당의 영향력.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 조국 대표의 조국혁신당 등 제3지대 정당들이 거대 양당 중 어느 당의 표를 잠식하고, 비례대표 선거에서 어느 정도 의석을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제3지대 정당이 지역구에서 바람몰이를 하는 건 현재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당이 추구하려는 가치와 비전이 보이지 않고, 지역 기반이 약하며, 정당을 이끄는 인물의 지지도가 낮기 때문이다. 한국갤럽 2월 5주 조사에서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지지도는 각각 3%와 1%였다. 이준석·이낙연 대표에 대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도 미약했다. 다만 제3지대 정당들도 ‘범야권’인 만큼 지역구 선거에서 여당보다는 민주당 표를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지역구는 민주당에,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에 표를 행사하는 ‘교차투표’가 변수로 등장했다. ‘이재명 사당화’에 실망한 민주당 지지층이 비례대표 선거에서는 조국혁신당에 교차투표 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당은 최근 비례대표 정당 지지도에서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특히 40·50대와 호남 지역 지지율이 높다. 조국혁신당의 득표력이 커질수록 민주당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의석 확보는 어려워지는 제로섬 게임이 펼쳐진다. 이는 민주당이 제1당이 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7대 핵심 민심 지표를 토대로 현시점에서 총선 결과를 예측해보면, 여당이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특히 7개 민심 지표 중 총선 결과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정당 지지도·정당 공천 평가·당 대표 평가 등 세 가지다. 지금처럼 공천이 늦어지고 거대 양당 체제가 여전히 공고한 상황에서 유권자는 정당을 보고 한 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프레임 변화

역대 총선에서 공천 파동과 내분을 일으킨 정당은 예외 없이 패배했다. 또 윤 대통령이 한 걸음 뒤로 물러나고 한 위원장이 국민의힘의 실질적 리더로 급부상하면서 ‘정권안정론 대 정부심판론’과 같은 도식적인 프레임은 그 파괴력이 약해졌다. 반면 ‘새로움 대 진부함’ 같은 새 프레임이 더 주목받는다.

하지만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총선 판은 얼마든지 요동칠 수 있다. 2030 청년층의 표심, 투표율, 의사 파업으로 인한 의료 대란이 몰고 올 파장, 북한의 총선 개입 가능성 등 많은 변수가 남아 있다.

배재대 석좌교수, 전 한국선거학회 회장

■ 용어 설명

‘민심 지표’엔 ①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 ②정당 지지도 ③정당 지도자 역할 평가 ④경제 전망 등 4대 지표에, 선거를 앞두고 ⑤공천 평가 ⑥선거 결과에 대한 기대 ⑦제3지대 영향력이 포함.

‘교차투표’란 원래 의원들이 표결 때 소속 정당의 당론과 상관없이 소신에 따라 투표하는 것. 여기서는 유권자가 지역구와 비례대표 투표에서 다른 정당 후보에게 표를 행사한다는 의미로 쓰임.

■ 세줄 요약

선거는 과학 : 복잡한 요인과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들로 선거 예측은 쉽지 않아. 그러나 선거는 과학임. 현상을 설명하고 해석할 수 있는 요인들을 통해 예측 가능. 7대 민심 지표로 22대 총선 흐름을 전망해 볼 수 있어.

민심 지표 분석 : 정당 지지도, 정당 지도자 역할 평가, 정당 공천 평가, 제3지대 영향력 지표에서 여당에 유리. 선거 결과 기대, 경제 전망 등 지표는 민주당에 유리. 종합적으로 현재로는 여당에 좀 유리한 것으로 분석됨.

프레임 변화 :‘정권안정론 대 정부심판론’과 같은 도식적인 프레임은 그 파괴력이 약해져. 반면 ‘새로움 대 진부함’ 같은 새 프레임이 주목받는 중. 하지만 여전히 변수가 많아 남은 선거 기간 동안 판이 요동칠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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