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피안타' 폭격 맞은 4334억 日 에이스, 충격의 3이닝 6실점…'타율 0.583' 오타니, 2안타 1도루 폭주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빅리그 유니폼을 입은 이후 최악의 투구를 남겼다. 역대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 몸값이라는 타이틀에 못 미치는 아쉬움이 짙은 투구였다. 반면 오타니 쇼헤이는 100% 출루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LA 다저스는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맞대결에서 치열한 난타전 끝에 12-9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볼거리가 풍성한 경기였다. 이번 겨울 다저스와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334억원)의 계약을 통해 역대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 몸값'을 경신한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10년 7억 달러(약 9335억원)라는 전세계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통해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된 오타니 쇼헤이가 처음으로 시범경기에서 '동반출격' 한 까닭이다.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스트라이크 비율 84%(19구 중 16구)를 기록하는 등 2이닝 동안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던 야마모토. 하지만 이날은 3이닝 동안 투구수 58구, 6피안타 3볼넷 4탈삼진 5실점(5자책)으로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반면 오타니는 직전 경기에서 무안타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2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 1도루로 펄펄 날았다.
▲ 사라진 시범경기 첫 등판의 임팩트, ML은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날 야마모토는 1회부터 한 점의 지원을 받으며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던 첫 등판과 달리 두 번째 등판은 3억 2500만 달러라는 최고 몸값에 어울리지 않는 투구였다. 야마모토는 1회말 등판과 동시에 선두타자 앤드류 베닌텐디에게 안타를 맞으며 경기를 시작, 후속타자 요안 몬카다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실점 위기에 봉착, 매우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이는 곧 실점으로 연결됐다.
야마모토는 무사 1, 2루 위기에서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를 우익수 뜬공으로 묶어내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그러나 후속타자 엘로이 히메네스에게 볼넷을 헌납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앤드류 본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첫 실점을 기록했다. 문제는 실점이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는 점. 야마모토는 후속타자 토미닉 플레처에게 유격수 방면에 내야 안타를 맞아 2실점째를 기록하게 됐고, 이어 나온 폴 데용에게도 적시타를 내주면서 1회에만 3실점을 마크했다.
특히 데용의 타구는 평범한 땅볼로 보였는데, 야마모토의 몸에 맞고 굴절된 것이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졌다. 그래도 추가 실점은 없었다. 야마모토는 데용에게 도루를 허용하는 등 2사 2, 3루 위기에 놓였으나, 맥스 스태시를 좌익수 직선타로 돌려세우며 힘겹게 이닝을 매듭지었다. 이에 다저스 타선은 2회초 공격에서 동점을 만들어냈고, 야마모토의 어깨에 힘을 실었다.
깔끔하진 않았으나, 야마모토의 무실점 투구는 2회였다. 야마모토는 2회말에도 선두타자 니키 로페즈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이닝을 출발했으나, 앤드류 본-요안 몬카다를 연속 삼진 처리한 뒤 루이스 로버트를 우익수 뜬공으로 묶어내면서 이닝을 마쳤다. 하지만 무실점의 기쁨은 그렇게 오래가지 못했다. 야마모토는 3회에도 불안한 투구를 이어갔다.
야마모토는 3회에도 선두타자 엘로이 히메네스에 안타를 맞았고, 3이닝 연속 선두타자를 내보냈다. 경기는 당연히 힘겹게 흘러갈 수밖에 없었다. 야마모토는 후속타자 앤드류 본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내쉬는 것처럼 보였으나, 도미닉 플레처에게 안타를 내주며 다시 한번 실점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다저스의 아쉬운 수비가 나왔고, 야마모토의 실점은 5점까지 올라갔다.
야마모토는 1, 2루 위기에서 폴 데용에게 3루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이 타구가 3루수 맥스 먼시 앞에서 바운드가 된 것. 핸들링으로 타구를 잡아낼 수도 있었지만, 타구는 먼시의 글러브를 외면했고,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파고들면서 야마모토는 5실점째를 기록하게 됐다. 그래도 야마모토는 이어지는 1사 2루에서 맥스 스태시를 삼진, 니키 로페즈를 유격수 땅볼로 묶어내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첫 등판에서는 볼을 던지더라도 퀄리티가 매우 높은 볼을 던지며 압권의 스트라이크 비율을 선보였던 야마모토. 반면 이날은 제구에서 애를 먹은 것은 물론 화이트삭스 타선을 쉽게 요리하지 못했다.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극과극의 피칭을 펼친 것은 분명했다.
▲ 부진한 야마모토와는 달랐던 오타니. 무안타 아쉬움 제대로 털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지난달 2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본격 시범경기 일정을 시작했다.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첫 출전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린 오타니는 지난 4일 콜로라도 로키스전까지 3경기 연속 안타로 폭주했는데, 6일 '친정' LA 에인절스를 상대로는 단 한 개의 안타도 생산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은 0.500을 기록 중이었고, 이날 아쉬움을 제대로 털어냈다.
오타니는 1회부터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1회초 무키 베츠가 볼넷으로 출루하는 등 무사 2루의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화이트삭스 선발 마이클 코펙을 상대로 유격수-2루수 사이로 타구를 보냈고, 빠른 발을 바탕으로 내야 안타를 뽑아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오타니는 두 번째 타석에서는 타점까지 신고했다.
오타니는 1-3으로 뒤진 2회말 오스틴 반스의 볼넷, 앤디 파헤스의 몸에 맞는 볼로 만들어진 1, 2루 찬스에서 코펙을 상대로 다시 한번 안타를 신고,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후 오타니는 '발'로 동점까지 만들어냈다. 오타니는 이어지는 1, 3루에서 2루 베이스를 훔치기 위해 스타트를 끊었다. 이때 화이트삭스는 오타니를 잡아내기 위해 2루에 공을 뿌렸는데, 이때 3루 주자가 홈으로 질주, 세이프 판정을 받아냈다. 그야말로 오타니의 발이 만든 동점이라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었다.
이날 경기는 치열한 난타전으로 벌어졌던 만큼 오타니는 교체 전까지 세 타석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오타니는 3-5로 뒤진 3회말 1사 1, 2루의 세 번째 타석에서 바뀐투수 투키 투상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내 100%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그리고 여기서 프레디 프리먼이 역전 그랜드슬램을 폭발, 오타니는 득점까지 만들어낸 뒤 이날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날 다저스는 프리먼의 역전 만루홈런 이후 경기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리드를 지켜냈고, 야마모토의 최악의 투구에도 불구하고 12-9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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