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메탄올 컨테이너선’ 세계 첫 건조… 脫탄소로 ‘조선 1위’ 순항[2024 K-Industry 글로벌로 다시 뛴다]

이근홍 기자 2024. 3. 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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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K-Industry 글로벌로 다시 뛴다 - (9) HD현대
질소산화물·온실가스 배출 감축
1만 6200 TEU급 18척 수주
암모니아 추진선도 내년 상용화
2030년엔 AI미래조선소 구축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아네 머스크호’. HD현대 제공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24’와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잇달아 참석하며 올해의 경영 키워드로 ‘탈(脫)탄소’를 꼽았다. 정 부회장은 CES 2024 기조연설에서 “미래를 위한 탈탄소 글로벌 에너지 가치사슬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HD현대가 조선 산업의 탈탄소 패러다임을 주도하며 글로벌 친환경 선박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그동안 LNG 운반선 건조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상선 시장을 이끌어 온 HD현대는 메탄올 추진선, 암모니아 추진선, LPG·암모니아 운반선 등 미래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을 앞세워 세계 1위 조선업체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HD현대는 지난 1월 세계 첫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성공적으로 건조하며 친환경 선박 시장의 새 지평을 열었다. 1만6200TEU(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급인 이 배는 세계적인 해운그룹 AP몰러-머스크로부터 수주한 총 18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중 첫 번째 선박이다.

정기선(오른쪽 첫 번째) HD현대 부회장이 지난해 9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1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 ‘로라 머스크호’ 명명식에서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두 번째) 머스크 의장 등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머스크 제공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진행된 명명식에는 머스크의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의장이 직접 참석해 새 선박의 탄생을 축하했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유에 비해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온실가스 등 오염물질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전 세계에서 발주된 친환경 선박은 총 545척으로, 전년 대비 약 42% 증가했다. 특히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은 2022년 전 세계 컨테이너선 발주량의 21%를 차지하는 등 발주가 빠르게 늘고 있다. HD현대는 2021년 8월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를 시작으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총 43척의 물량을 갖고 있다.

세계 최초 중형 암모니아 추진선 수주 기록도 HD현대가 보유하고 있다. HD현대는 지난해 10월 벨기에 해운사 엑스마르로부터 수주한 4만5000㎥급 중형 LPG 운반선 2척에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엔진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 무탄소 대체 연료다. 이에 따라 암모니아 추진선은 오는 2030년 국제해사기구(IMO) 온실가스 감축 규제는 물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00% 줄여야 하는 2050년 IMO 규제까지도 충족할 수 있다. HD현대는 2025년 암모니아 추진선 상용화를 목표로 2020년 국내 처음으로 영국 로이드선급으로부터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에 대한 기본 인증을 획득했고, 2021년에는 업계 최초로 암모니아 연료공급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HD현대는 올해 조선해양 부문 수주 목표를 135억 달러(약 18조500억 원)로 잡고 그동안 쌓아온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를 이어갈 방침이다. 올해 첫 수주로 초대형 LPG 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는데, HD현대는 지난해 발주된 39척의 LPG·암모니아 운반선 중 60%에 달하는 23척을 수주했을 만큼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수주한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은 이산화탄소 운송을 위해 저온뿐 아니라 고압 상태를 동시에 유지해야 해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선박이다. HD현대는 선박 탄소 포집 기술(OCCS) 고도화를 위해 올해 하반기까지 선박 탄소 포집을 위한 실증 설비를 구축하고, OCCS를 실제 선박에 적용해 강화된 IMO의 환경규제에 대응할 예정이다.

HD현대는 미래 선박 수주 역량에 걸맞은 생산성을 확보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는 2030년까지 미래 첨단 조선소(FOS·Future of Shipyard)를 구축할 계획이다. FOS는 데이터, 가상·증강 현실, 로보틱스, 자동화, 인공지능(AI) 등 첨단 디지털기술이 구현된 미래형 조선소로 HD현대는 지난해 12월 1단계 목표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를 만들었다.

HD현대 관계자는 “2026년까지 2단계 ‘연결-예측 최적화된 조선소’, 2030년까지 3단계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를 구축해 최종적으로 생산성 30% 향상, 공기 30% 단축 등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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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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