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연기에 마음 뺏겼죠”…7년 기다림 끝에 ‘로기완’으로 데뷔한 김희진 감독 [SS인터뷰]

김태형 2024. 3. 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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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 씨 작품을 보며 그의 연기에 마음을 뺏긴 순간이 여러 번 있었어요. 이 배우가 꼭 주인공 로기완을 연기했으면 좋겠다 여겼죠."

지난 1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을 연출한 김희진 감독은 주인공 로기완 역으로 송중기를 캐스팅하기 위해 7년 여 기다린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로기완(송중기 분)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마리(최성은 분)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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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기완’ 김희진 감독. 사진 | 넷플릭스


[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송중기 씨 작품을 보며 그의 연기에 마음을 뺏긴 순간이 여러 번 있었어요. 이 배우가 꼭 주인공 로기완을 연기했으면 좋겠다 여겼죠.”

지난 1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을 연출한 김희진 감독은 주인공 로기완 역으로 송중기를 캐스팅하기 위해 7년 여 기다린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로기완’은 조해진 작가의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가 원작이다. 김감독은 지난 2017년 영화 ‘로기완’의 초고를 송중기에게 건넸지만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송중기를 대신할 배우를 찾지 않고, 다른 일을 하면서 묵묵히 기다렸다.

그는 “‘로기완’으로 데뷔할 줄 몰랐다. 몇 년 동안 마음을 접고 있었는데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삼고초려 끝에 모셔온 송중기는 진지하고 책임감 넘치는 모습으로 김감독을 200% 만족시켰다.

“진지하게 임했어요. 빵을 먹는 장면에서도 식사 안 하셨나 싶을 정도로 몰입했죠. 물에 빠지는 장면에서는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했고요. 열심히 연기한 게 영화에 고스란히 드러나요. 대본이 납득되지 않으면 며칠을 거쳐 고민한 뒤 저와 대화를 나누곤 했죠.”

사진 | 넷플릭스


김 감독은 ‘수학여행’(2010), ‘MJ’(2013), ‘우리 이웃 이야기’(2014) 등 단편 독립영화를 연출했다. ‘로기완’은 그의 장편 데뷔작이다.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로기완(송중기 분)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마리(최성은 분)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작품 속 배경은 벨기에지만 촬영은 헝가리에서 진행됐다.

“취재를 위해 만났던 분도 원작 소설과 마찬가지로 벨기에에서 난민 지위로 인정받으려는 탈북민이셨어요. 헝가리와 벨기에가 유사한 부분도 많고 영화 촬영을 많이 하는 나라다보니 제작측면에서 이점들이 있었죠.”

송중기, 최성은을 비롯해 조한철, 김성령, 이일화, 이상희, 서현우 등이 작품을 빛냈다. 김 감독은 “스태프 분들을 포함해 좋은 분들을 짧은 시간에 많이 만났다”며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공을 돌렸다.

특히 조선족 출신 선주 역의 이상희는 대본을 쓸 때부터 캐스팅을 염두에 뒀다. 로기완의 어머니 역을 맡은 김성령에게서는 또 새로운 얼굴을 보게 돼 놀라움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로기완’ 김희진 감독. 사진 | 넷플릭스


소설을 영화화하면서 로기완과 마리의 로맨스가 영화 후반부의 주요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일각에서는 원작에 없던 마리의 캐릭터가 부자연스럽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로기완이 떠나는 건 정해져 있었어요. 그 이유가 사랑이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죠. 마리는 기완을 변화시키는 존재로 설정한 캐릭터예요. 한정된 시간 안에 다루다보니 이질감을 느끼는 분들이 생긴 것 같아요. 기완과 마리의 베드신은 고민을 많이 했어요. 노골적으로 다룰 경우에는 이야기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전체적인 톤과 조화를 이루는 정도로만 연출했죠.”

이제 막 세상에 작품을 내놓은 김감독은 주변인들의 반응을 조금씩 경청하는 중이다. 다음 작품으로는 캐릭터를 밀도 있게 다루는 영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며칠 전 무비토크에서 관객들의 반응에 감사함을 느꼈어요. 치유가 된 시간이었죠. 관객들이

로기완의 고통을 특별하다 느끼지 않고 로기완과 마리 본연의 모습을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일상에 데려와서 거울처럼 볼 수 있는 어떤 한 순간이 있지 않을까요. 차기작으로는 캐릭터를 깊게 다룰 수 있는 작품을 촬영하고 싶습니다. 캐릭터를 두고 배우들과 대화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밌을 것 같아요.” 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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