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현우 “’세작’, 어려운 과제 같던 작품…매체연기 두려움은 ‘아직도’”(종합)[인터뷰]

유수연 2024. 3. 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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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민경훈 기자]배우 나현우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3.06 / rumi@osen.co.kr

[OSEN=유수연 기자] 배우 나현우가 ‘세작’ 촬영 비하인드와 연기자 나현우의 이야기를 전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OSEN 사무실에서는 tvN ‘세작, 매혹된 자들’(이하 ‘세작’) 출연 배우 나현우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 3일 종영된 tvN ‘세작, 매혹된 자들’(극본 김선덕/연출 조남국)은 높은 자리에 있지만 마음은 비천한 임금 이인과 그를 무너뜨리기 위해 세작(첩자)이 된 여인의 잔혹한 운명을 그린 이야기로, 나현우는 극 중 강희수(신세경 분)와 반정을 계획하는 조력자 추달하 역을 맡아 열연했다.

나현우는 종영 소감에 대해 “지난해 4월부터 11월 말까지 촬영하며 사계절을 경험했고, 문경, 순천, 용인 등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다”라며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운 점이 많다. 행복하기도 한데, 연기를 잘못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쉬운 점이 있다. 첫 사극이었다 보니, 너무 적응하는 데에만 시간을 많이 쓴 게 아닌가 했다. 모니터링하면서도 그게 보이더라”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OSEN=민경훈 기자]배우 나현우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3.06 / rumi@osen.co.kr

연기에 대한 아쉬움에 시청자의 반응을 찾아보는 것이 무서웠다는 그는 “물론 공연을 통해 사극을 해보긴 했는데, 무대 연기랑 매체 연기랑 톤앤매너가 다르다. 처음에는 나름 연극영화과도 나왔고, 희곡도 해봐서 자신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전혀 다른 거더라. 어려웠다”라며 “항상 연기 할 때 ‘소리’에 포커스를 두고 인물을 찾아가는 편인데, 어느 정도를 가져가야 할지 모르겠더라. 인물 자체가 가지고 있는 서사나 이야기가 전혀 가볍지 않고, 인물의 정서와 시대 배경과 제가 마주하는 아기씨나 왕같이, 인물들이 현대에서 찾아볼 수 없어, 어떻게 관계 설정을 해야 할지 어려웠던 거 같다. 게다가 눈을 한쪽 가리면서 이야기하다 보니까 그게 더 어려웠다. 톤 잡는 것만큼 어려웠다”라고 웃었다.

추달하는 강항순(손현주 분)의 지시를 받아 명나라에 세작으로 갔다가 청나라에 붙잡혀 모진 고문 끝에 한쪽 눈을 잃게 되고, 사랑하는 여인 홍장(한동희 분)마저 죽음으로 떠나보낸 기구한 운명을 가진 인물로, 사랑하는 여인을 향한 사무치는 마음과 강항순과 강희수를 향한 충성심이 점차 이인을 향한 복수심으로 바뀌는 심리 변화를 안정적으로 연기했다.

나현우는 “큰 사건이 펼쳐지기 전, 달하가 가지고 있는 행동의 목표는 말그대로 희수를 도와서, 세작의 일을 같이해주는 것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큰 감정적으로 고통이 있다거나 갈등이 있지 않아 조금 더 편하게 존재했다. 그 후(고문)에는 아무래도 사랑하는 연인도 죽었고, 눈도 뽑히게 되었고, 제가 모시는 희수나, 강항순 대감이나, 모두가 안 좋은 상황을 겪다 보니 ‘흑화’까지는 아니어도 인물의 감정선을 옮기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OSEN=민경훈 기자]배우 나현우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3.06 / rumi@osen.co.kr

캐릭터 연기 비하인드도 들을 수 있었다. ‘작품 내 아이디어를 낸 것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안대 크기를 좀 줄여 달라고 요청했었다. 그래서 작품을 보시면 안대가 점점 작아진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액션 장면도 극 중 짧게 있었는데, 그렇게 많지는 않아서 아쉬웠다. 함께 작품에 나오는 주상화(강홍석 분) 형님이 호위무사로 나오는데, 보시면 칼을 한 번도 안 쓰셨다. 형이 되게 아쉬워하길래 제가 형을 놀렸다. ‘난 그래도 두 번이나 했는데!’ 하면서”라고 너스레를 떨며 “물론 둘 다 액션 장면이 더 많았으면 해서 아쉬워했다. 기회가 된다면 액션 연기도 더 해보고 싶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번에 사극을 하고, 되게 큰 동기가 생겼다. 정말 사극을 잘하고 싶다. 다음에는 이번에 느꼈던 모자람을 배로 연습해서 모니터를 보면서 긴장하지 않을 수 있게, 꼭 만날 수도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나현우가 생각한 캐릭터 ‘추달하’의 근황은 어떨까. 이에 그는 “정석용 선배(세동 역), 고수희 선배(점이네 역), 자근년(송상은 분), 세경 누나 등 까지, 저희끼리는 우리를’어벤져스’팀이라고 불렀다. 세상을 구하는 팀이니까. 아무튼 ‘어벤져스’끼리 ‘이후 우리는 무엇을 할까?’라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처음에는 장난으로, 저랑 자근년과 눈이 맞지 않을까? 했는데 마지막회에서 상화와 자근년이 무언가 있는 것처럼 나왔더라. 그래서 누나가 ‘야 우리는 아닌가 보다. 넌 옆에서 희수를 보필하면서 짝을 찾고 그러지 않았을까?’ 하시더라””라고 웃으며 “중요한 건 무조건 다 행복했을 것이다. 모두 너무 힘들었으니까”라고 덧붙였다.

[OSEN=민경훈 기자]배우 나현우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3.06 / rumi@osen.co.kr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나현우는 “아무래도 정석이 형은 같은 회사이기도 하고, 워낙 편한 관계이다 보니 연기를 하는 것에 있어서는 든든한 느낌이었는데, 신세경 선배는 워낙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연예인 같은 사람이었다”이라며 “게다가 선배님은 여주인공이고, 저는 여주인공의 심정이나 정서에 많이 관여하는 인물이다 보니, ‘내가 연기를 못하면 우리 드라마 전체에 흔들림을 주지 않을까?’ 하는 긴장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근데 그것에 대해 거짓말같이 세경 선배가 잘 알아주시고, 편하게 해주셨다.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라고 해주시더라”라고 말했다.

특히 배우 조정석의 영상을 보고 뮤지컬에 관심을 갖게 됐을 정도로 그를 자신의 ‘우상’으로 꼽기도 했던 나현우는 “정석이 형과는 여전히 친하게 지내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형은 저에게 있어서 연기의 한 지표 같은 사람”이라며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뭔가 어렵다하면 형에게 질문했는데, 이제는 좀 안 하려 한다. 형을 너무 귀찮게 하는 것 같기도 하고”라고 웃으며 “예전에는 매체 연기 경험도 많이 없었고 해서, 겁을 많이 먹었었다. 다만 지금은 제가 부딪혀서 얻어내려고 한다. 그래서 요즘에는 연기적인 질문보다는, 다른 일상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라며 친분을 드러냈다.

나현우는 2014년 ‘햄릿’으로 데뷔, 다수의 연극, 뮤지컬 무대에서 쌓은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tvN '더블 캐스팅'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JTBC '인간실격'과 '그린마더스 클럽’을 통해 안방극장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 연기를 시작한 지 10년 차가 되었지만, 연기에 대한 겁은 “여전히 한가득하다”는 나현우. 그는 “매체 연기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연기를 하는 것에 있어서 겁이 난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크다 보니까 ,그거에 대한 반작용으로 ‘겁’이 생겨버린 것 같다. 아마 누군가가 저에게 ‘무대를 다시 해’라고 하더라도 겁을 많이 먹을 거다. 연기를 너무 사랑하다 보니까. 고귀한 영역이라 생각하다 보니 ‘흠이 나면 안 돼’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이거는 평생 가지 않을까 싶다”라고 털어놨다.

[OSEN=민경훈 기자]배우 나현우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3.06 / rumi@osen.co.kr

앞으로의 10년에 대해 “옛날에는 자신감이 엄청났다. ‘원대해질 것이다’, ‘연기계의 한 획을 긋겠다’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이 업계에 들어가 있다 보니까, 더 현실적으로 많이 바뀌었다”라며 “정말 나에게 맞고, 잘 해낼 수 있는 역할을 하나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할리우드에 진출하겠다는 꿈이 있었다. 한국의 로버트 드 니로나 알 파치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었는데, 그 꿈은 아직 유효하다. 자기 전에 항상 떠올린다”라고 웃었다.

끝으로 나현우는 “‘세작’이 저에게 첫 사극이기도 했고, 저한테는 정말 어려운 과제 같았던 작품이었다. 미완의 무엇으로 남긴 거 같아 생각하면 아프지만, 그게 후에 제 배우 생활에 있어서는 큰 성찰을 하게 해줄 것 같다. 그런 면에 있어서는 좋은 시기에 잘 만난 작품이라 생각한다”라며 “올해는 촬영 중인 작품도 있고, 찍어 놓은 작품들도 나오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가장 가깝게로는 오는 5월 공개되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으로 뵐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열일’ 행보를 예고했다.

한편 나현우가 출연하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은 1960년 대한민국,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이 만나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오는 5월 공개 예정이다.

/yusuou@osen.co.kr

[사진]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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