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사일, 그리스·우크라 정상 300m 앞에 떨어져…“5명 사망”
그리스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 도중 러시아가 쏜 미사일이 지척에 떨어지는 아찔한 일이 발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항구도시인 오데사를 찾았다.
그리스 총리실은 러시아가 쏜 탄도 미사일이 두 정상과 “매우 근접한 곳”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공격은 양국 정상이 오데사 항구에 도착한 후 일어났으며, 이들의 행렬에서 불과 300m 떨어진 곳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흑해 항구의 중요성과 러시아의 공격으로 인한 항구 인프라 피해 문제를 설명한 뒤 양국 정상이 차에 오른 직후 폭발이 일어났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의 미사일이 해상 드론이 보관돼 있던 격납고를 공격했고, 이 공격으로 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데사에서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늘 우리는 폭발을 목격했다”면서 “그들(러시아)은 군인이든, 민간인이든, 해외 손님이든 상관하지 않고 공격한다”고 비판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우리 근처에서 사이렌이 울리고 폭발음이 들렸는데, 방공호로 갈 시간조차 없었다”며 “매우 강렬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모든 유럽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라면서 “전쟁 소식을 듣는 것과 실제 경험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미초타키스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미초타키스 총리가 첫 방문지로 수도 키이우 대신 오데사를 택한 것은 이곳이 그리스인들에게도 각별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오데사는 19세기 초 그리스가 오스만 제국에 대항해 혁명을 일으켰을 당시 독립 투쟁의 주요 거점 역할을 했던 도시다. 오데사에는 현재도 그리스계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그리스 정상 방문 중 발생한 공격을 강하게 규탄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번 공격이 “비겁한 전술”이라며 “러시아는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우크라이나의 용감한 국민에 대해 EU의 전폭적인 지지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비열한 공격”이라며 “현장에 있는 두 정상은 물론이고 우크라이나의 용감한 시민들을 비롯한 그 누구도 이러한 비겁한 테러 시도에 겁먹지 않는다”고 밝혔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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