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몸무게 변화, 물 중독이 문제
알코올이나 담배 같은 기호식품 외에 음식에도 쉽게 중독될 수 있습니다. 매운 음식, 단 음식, 밀가루 등에 중독되어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는 이야기도 많이들 합니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먹는, 그리고 우리 몸의 구성성분으로 생존에 꼭 필요한 '물'에도 중독이 된다면 어떨까요? 사실 물도 건강 상태에 따라,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심각한 중독 현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물 중독이란 물을 과도하게 마심으로써 체내 균형을 유지해야 할 나트륨 농도가 급격하게 떨어져서 구토, 경련 등이 발생하는 것을 말합니다. 물을 과도하게 많은 양을 마실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심한 경우 뇌부종까지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물이 독이 되는 것을 '수독'이라고 합니다. 물이 체내에서 감당하기 힘든 수준까지 유입되어 결국 불필요한 노폐물처럼 체내에서 독으로 작용해 몸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심각한 수준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수독이 쌓여 있으면 지속적으로 여러 문제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첫째, 수독이 있는 경우에는 아침 저녁으로 몸무게의 변화가 심합니다. 특별히 음식을 많이 먹지 않았는데도 3~4킬로 정도 몸무게의 변화가 느껴집니다. 둘째, 잠을 많이 자고 푹 쉬어도 피로가 쉽게 가시지 않습니다. 셋째, 따뜻한 곳에 있어도 손발이 항상 차게 느껴집니다. 넷째, 저녁이면 신발이나 바지가 꽉 낀다고 느낄 정도로 하체 부종이 심합니다. 다섯째, 습관적으로 폭식을 합니다. 여섯째, 발목 안쪽에 있는 복사뼈 주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 심하게 느껴집니다. 6가지 항목 중 2가지 이상일 경우에 수독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수독이 있는 경우에 불필요한 독성 물질의 배출에 도움이 되는 본초수를 활용하면 수독 증상들을 다스리는 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본초수의 재료는 다시마와 생강인데, 찬 성질의 다시마와 뜨거운 성질의 생강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어 몸 속 정화에 도움을 줍니다.
다시마에는 알긴산 같은 양질의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소화 작용을 촉진하며 변비를 비롯해서 체내에서 독이 되는 다양한 노폐물 배출 촉진에 도움이 됩니다. 다시마의 알긴산 등 좋은 성분들은 물에 잘 녹는 편인데 잘게 잘라서 사용할수록 좋은 성분의 흡수율이 높아집니다. 생강의 경우 항균, 항염, 항산화 등 다양한 효능을 가진 본초로 혈액 순환을 돕고 다시마와 마찬가지로 노폐물 배출을 촉진하며 수독을 다스리는 데 좋습니다. 잘 말린 다시마와 생강을 같은 양으로 준비해서 끓는 물에 충분히 우려낸 다음 하루 1~2잔 정도 마시면 됩니다.
수분이 정체되어 수독으로 몸의 피로가 가시지 않을 때는 아침 저녁으로 체조를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모세혈관' 운동은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운동으로 10분 정도만 투자하면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바로 하면 효과가 좋은데 바닥에 편안하게 누운 상태에서 팔과 다리를 하늘을 향해 들어올려 바닥과 수직이 되도록 만듭니다. 그 상태에서 2분 정도 진동을 주어 팔다리를 떨듯이 움직여줍니다. 그런 후 10초 정도 잠시 멈춘 상태로 있은 다음 바닥에 부드럽게 내려놓습니다. 툭 하고 세게 팔다리를 바닥에 내려놓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이 동작을 반복해주면 전신의 혈액 순환이 좋아지며 수독으로 인해 차가워진 손발을 따뜻하게 데우고 하체 부종 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물도 급하게 먹으면 체하고,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몸 속에서 독이 됩니다. 따라서 건강을 생각한다면 물을 마실 때도 과하지 않게, 급하지 않게 먹어야 합니다.
*칼럼니스트 김소형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한의학 박사로 서울 강남 가로수길의 김소형한의원에서 환자를 만나고 있다. 치료뿐만 아니라 전공인 본초학, 약재 연구를 바탕으로 한방을 보다 넓고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저서로는 「꿀피부 시크릿」 「데톡스 다이어트」 「CEO 건강보감」 「김소형의 경락 마사지 30분」 「김소형의 귀족피부 만들기」 「자연주의 한의학」 「아토피 아가 애기똥풀 엄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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