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 2연패 주역→이적 후 백의종군' 돌아온 MVP, 대한항공 9연승 막았다! 감독도 극찬 "스윙은 대한민국 최고"
우리카드는 6일 인천광역시 계양구에 위치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방문 경기에서 대한항공에 세트 스코어 3-0(25-21, 27-25, 25-23)으로 셧아웃 승리를 했다.
이로써 우리카드는 2연승으로 22승 11패(승점 66)를 기록, 연승 행진이 '8'에서 끝난 대한항공(22승 11패·승점 67)을 1점 차로 바짝 추격했다. 우리카드는 대한항공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이제 올 시즌 우승의 키를 쥐게 됐다.
송명근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송명근은 공격성공률 44.12%로 서브 4득점 포함 19점을 올리면서 우리카드의 공격을 이끌었다. 1세트 초반에는 2연속 서브 에이스로 우리카드가 주도권을 쥐게 했고, 2세트에도 2연속 서브 에이스로 역전극을 주도했다.
왜 자신이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으로부터 중용 받는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송명근은 안말초-송림중-송림고-경기대 졸업 후 2013~2014 V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OK금융그룹에 지명,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프로 2년 차인 2014~2015시즌, 로베르틀란디 시몬 아티스(등록명 시몬)와 함께 OK금융그룹의 첫 우승을 이끌며 챔피언결정전 MVP에 올랐다. 2015~2016시즌에도 우승을 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OK금융그룹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존재감이 확실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우리카드로 트레이드 돼서는 벤치를 전전했다. 신영철 감독은 송명근에게 리시브, 블로킹 등 수비적인 면에서 성장하길 원했다. 그 탓에 확고부동한 주전이던 송명근은 우리카드에서 백의종군 신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서 지난달 28일 OK금융그룹전 풀세트 경기를 시작으로 2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경기 전 신영철 감독은 "송명근의 스윙이 워낙 빠르다. 블로킹 높이가 아쉬울 뿐, 리시브가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서브를 포함해 공격적인 면은 (송)명근이가 (김)지한이보다 낫다. 두 사람은 그때그때 경기의 흐름에 따라 기용하려 한다"고 밝혔다.
신 감독의 기대대로 흘러간 경기였다. 송명근의 강한 서브는 대한항공 수비진을 흔들었고 리시브 효율도 39.13%를 기록하면서 전보다 단단해진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신영철 감독도 "리듬만 맞으면 잘할 거라 믿었다. (송)명근이가 스윙은 대한민국 최고다. 공격력이 좋고 서브도 괜찮다 보니 자신감이 붙으면 공격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 리듬만 맞으면 최고니까 어깨 힘을 뺄 수 있도록 경기 내내 리듬을 확인해 주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송명근의 반등은 창단 첫 정규 시즌 1위를 노리는 우리카드에 있어 더할 나위 없는 호재다. 기존 에이스 김지한(25)에 팀을 챔피언 결정전 정상까지 올려놓은 경험이 있는 송명근이 가세한다면 첫 1위도 꿈은 아니다.
송명근은 "오늘(6일) 경기는 서로에게 중요한 경기라 집중력이 남달랐다. 아무래도 뒤에서 준비할 때랑 선발로 나설 때 기분이나 마음가짐도 다르다. 사실 오늘 힘이 많이 들어갔는데 (한)태준이가 계속해서 리듬을 찾으라고 이야기해 줬다. 서브도 연습한 대로 잘 들어가서 대한항공을 막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카드에 와 오랜 기간 백업존에 머물렀던 것에 대해서는 "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중요한 것 같다. 실력적으로 부족해서 못 뛰고 있었다. 리시브도 부족했고 보이지 않는 범실도 많았다. 그렇다고 내가 기분이 처져 있으면 그건 선배의 역할이 아니라 생각했다. 배구장 안팎에서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송명근도 아직 정규 리그 1위는 경험해 본 적이 없다. 챔피언 결정전도 커리어 초반인 2015~2016시즌에서 머물러 있다. 그런 만큼 제 손으로 잡은 기회를 놓칠 생각이 없다. 송명근은 "최근 몇 경기 바짝 뛰어 힘들긴 하다"고 웃으면서 "지금까지 다들 잘해줘서 내가 지금부터 잘하면 다른 선수들의 체력이 세이브가 될 거라 생각한다. 오늘 승리로 기회가 우리 손에 들어왔다. 이 기회를 허무하게 날리고 싶지 않다. 남은 경기도 잘 준비해서 동료들과 챔피언 결정전에 가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인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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