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리뷰] "나 남자야, 아직도 몰랐어?"…'프랑스판' 전청조 사건 '충격'→"子도 낳았는데" 감쪽같이 속았다('한끗차이')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나 남자야, 아직도 몰랐어?" 프랑스판 전청조 사건에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6일 방송된 E채널 '한끗차이'에서는 두 번째 심리 키워드인 '정신 승리'에 대해 다뤘다. 먼저 소개된 최악의 정신 승리 사례는, 아이까지 낳고 18년간 같이 살던 부부가 사실은 동성이었다는 내용의 '프랑스판 전청조 사건'이었다. 1960년대 주중 프랑스 대사관의 20대 인턴 직원이었던 베르나르는 낯선 타국 생활에 지쳐있던 때, 경극 배우이자 작가인 중국인 스페이푸를 만나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그러던 중 스페이푸가 자신은 사실 여자라는 비밀을 고백하며, 자연스럽게 두 사람은 친구에서 연인이 됐다. 이후 스페이푸는 베르나르가 떠나려 하자 "사실 나 임신했어"라는 초강수를 두며 그를 붙잡았다.
80대 노인이 되어 '한끗차이' 제작진과 인터뷰에 임한 베르나르는 왜 임신 사실을 믿었냐는 질문에 "혈흔이 보였고 그걸 닦기 위한 손수건도 가지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에 가짜 임신 테스트기로 상대방을 완벽하게 속였던 '전청조 사건'이 소환되며, 두 사건 사이의 유사성이 언급되기도 했다. 박지선 교수는 "후버링(hoovering)이라는 용어가 있다. 결별한 사람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진공 청소기처럼 다시 내 영역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을 말한다"라며, 스페이푸 역시 베르나르가 떠나려고 할 때마다 여자라는 고백, 임신 고백을 터트리며 상대방을 붙잡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베르나르는 자신이 떠나있던 동안 스페이푸가 입양 보냈다는 아들을 만나기 위해 중국 정부의 스파이가 되었다. 실제로 그는 500여 건의 프랑스 대사관 문서를 중국 정부에 넘겨주었고, 몇 년 후 베르나르의 눈앞에 7살이 된 아들 스두두가 나타났다. 그러나 결국 베르나르와 스페이푸는 중국 스파이 활동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됐다. 재판 중 스페이푸의 성별이 남자라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지만, 베르나르는 "스페이푸가 남자라면 그는 자웅동체일 것이다. 내 아이를 낳았기 때문이다"라며 정신 승리의 진수를 보였다.
재판 후 베르나르가 먼저 구속되고 얼마 뒤 같은 방에 스페이푸가 수감됐다. 남자들의 방에 스페이푸가 배정된 것에 불안해하던 베르나르는 "당신이 여자란 걸 더이상 숨길 수 없다"라며 옥중 청혼을 했다. 그러나 스페이푸는 너무나 태연하게 "나 남자야. 아직도 몰랐니?"라며 그제서야 자신의 정체를 고백했다. 베르나르는 당시 상황에 대해 "왜 진작 얘기하지 않았냐고 했더니 '시간이 없어서'라고 했다. 증거를 볼 수 있냐고 했더니 바지를 벗었다"라며, "나는 완전히 파괴되었다"라고 끔찍한 기억을 곱씹었다.
이에 대해 이찬원은 "베르나르는 평범한 결혼을 했다면 지금 단란한 노후를 보내고 있었을 텐데, 한 사람의 인생을 나락으로 보내버린 것이다. 정말 화가 난다"라며 분노했다. 홍진경은 "고향에서 저런 일을 겪었더라면 이 지경까지 가지는 않았을 텐데, 고립된 타국에서 한 사람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면 저렇게 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공감했다. 박지선 교수는 스페이푸와 같은 유형을 피하려면 듣기 좋은 말만 계속 해주는 일명 '내 귀에 캔디'를 조심하라고 조언했다.
한편, 성공한 정신 승리 사례로 촬영 기간 동안에는 본명을 쓰지 않고, 촬영장에서 책가방을 뒤집어쓰고 다니는 등 '촬영장 사고뭉치'로 소문났던 짐 캐리의 일화가 소개됐다. 짐 캐리는 어린 시절 방 한 칸 구할 돈이 없어 여섯 식구가 차에서 지냈고, 고등학교도 못 마친 채 공장에 다니면서 돈을 벌어야 했다. 또, 오디션을 보는 족족 떨어지고 나중에는 친구 집 옷장에서 1년을 얹혀살았지만, 그 와중에도 '난 최고의 배우가 된다'라는 자기 암시를 했다. 짐 캐리는 자신의 성공담에 대해 "제 앞으로 출연료 1천만 달러의 가짜 수표를 썼다. 지급 날짜를 1995년 추수감사절로 했다. 그 수표를 지갑에 넣고 다녔더니 실제로 추수감사절 직전에 1천만 달러를 벌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찬원은 "'미스터트롯'을 할 때 당장 밥 먹을 돈, 연습실 빌릴 돈이 없어서 태어나 처음으로 어머니에게 2백만 원을 빌렸다"라고 자신의 정신 승리 경험을 털어놓았다. 이찬원은 "내가 진짜 잘 돼서 엄마한테 빌린 2백만 원을 2천만 원, 2억, 2십억, 2천억으로 갚겠다는 생각을 늘 했다"라고 고백했다. 그러자 홍진경이 "지금 (이찬원) 통장에 2천억 있다"라고 농담을 던졌고, 장성규는 "이렇게 벌었을 때 어떤 기분이냐"라고 맞장구를 쳐 웃음을 자아냈다. 박지선 교수는 남자를 여자로 믿은 베르나르와 자신의 성공을 믿은 짐 캐리의 사례를 짚으며, "현실을 부정하고 믿고 싶은 걸 믿는 와중에도 고립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남의 의견도 듣고 의심이 들 때는 다른 사람들에게 확인도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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