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 산업도시 경남창원…‘지능전기’ 기반의 스마트 도시로 탈바꿈[균형발전의 거점, 강소특구를 가다③]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4. 3. 7.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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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균형발전 전략도시로 지정된 경상남도 창원은 한국의 대표적인 산업도시로 꼽힌다. 조선, 자동차, 기계, 전자 등 다양한 제조 산업에 있어서 세계적인 기업들이 밀집해 있으며 이는 도시 경제의 중요한 기반으로 자리잡았다. 무엇보다 이곳 창원에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KERI) 본원이 있다. KERI는 경남지역에서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한 지역거점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경남 최대 산업도시인 창원시와 KERI는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손을 잡고 협업한 결과 지난 2019년 경남창원 강소특구로 지정됐다. KERI가 가진 전력망, 전기기계, 모빌리티 등의 기술에 창원시가 가진 기계·제조산업을 융합시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창원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토대로 기업 맞춤형 지원사업을 기획·제공하고,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여러 인프라를 갖추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건웅 KERI 전략정책본부장은 “전국 14개 강소특구 중 창원이 가장 작은 면적을 가지고 있지만, KERI가 가진 첨단지능전기 기술, 인력, 인프라를 결집하여 창원국가산단을 스마트하게 탈바꿈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라고 말했다.

◆ 강소특구 내 기술이전 성과 ‘최고’, KERI의 지능전기·전자 기술을 제조업으로

차세대전력망 연구센터 [사진제공=경남창원 강소특구]
경남창원강소특구는 KERI와 기계산업의 메카인 창원의 강점을 활용하기 위해 ‘지능전기기반 기계융합’ 분야를 특화 분야로 지정했다. 지난 4년간 총사업비 176억6000만원을 확보해 ‘지능전기 기반 기계융합’과 관련한 기술 발굴과 기술이전 사업화, 강소형 기술창업 특화 성장 지원 등 각종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를 통해 기술이전 실적 89건(74억9000만원), 공공연구기관의 기술 출자를 통한 연구소기업 26개사 설립, 첨단기술기업 2개사 지정, 특화 분야 창업기업 48개 설립 등의 성과를 거뒀다. 또한 내실 있는 기업 지원을 통해 1019억9000만원의 투자유치, 매출 845억4000만원을 기록하며 총 1865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지원 효과를 달성했다. 신규 일자리는 434개가 만들어졌다.

특히 창원 강소특구의 지난 4년간 누적 기술료는 74억9000만원으로 기술이전 한 건당 평균 8400만원이라는 높은 기술이전 성과를 냈다. 이는 특구 전체 평균 3300만원보다 두배 이상 높은 성적이다.

경남창원강소특구는 지정 이후 KERI를 중심으로 특화 분야 유망기업 발굴과 투자 중심의 엑셀러레이팅 등을 통해 기업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특화기업을 전국단위로 모집하는 ‘KERI-MEMBERS’ 프로그램은 우수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후속 투자유치를 적극적으로 연계하는 일종의 ‘창업 오디션’을 개최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이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2022년도에는 DSEV라는 기업을 발굴해 지역 유치 후, 690억원이라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내기도 했다”라며 “지역 내 본사이전과 투자유치 연계를 통해 기업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는 기술창업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지자체 협력 기반의 ‘2022, 2023 스타트업 테크쇼’, ‘GSAT2024’ 등 다양한 창업페스티벌을 운영, 기술 기반 창업기업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협력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KERI와 SK에코플랜트, SK오션플랜트 등이 ‘에코 오픈 플랫폼 협력’과 관련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해상풍력 분야의 기술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특구기업과 SK에코플랜트와의 오픈이노베이션을 기반으로 창원강소특구 연구소기업인 ‘디인사이트’는 SK오션플랜트와 함께 ‘스마트 야드 고도화’를 주제로 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두산에너빌리티와도 지난해 말 협업 프로그램인 ‘밋업데이(Meet-UP Day)’를 개최하고 이어지는 ‘파트너링’ 프로그램을 통해 혁신기업-대기업과의 비즈매칭·교류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기업과 발굴·매칭한 협업과제는 총 6건이다.

◆ 글로벌 진출, 제조 AI 활성화… “기업 하기 좋은 창원으로 모여라”

경남창원 강소특구 기업입주공간 조감도 [사진제공=경남창원 강소특구]
경남창원 강소특구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위해 지난해부터 KIC 유럽을 시작으로 KIC 중국과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경남창원 강소특구는 지역 내 혁신 기업들이 세계 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글로벌 진출 특화 프로그램인 ‘G2G(Go to Global)’을 진행하고 있고, 이들 기업 중 하나가 대만의 유명 반도체 대기업으로부터 현지투자를 유치하는 성과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G2G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씨유코퍼레이션, 베이시스 등의 기업이 대만, 말레이시아 등의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거나 ODM 계약 체결을 논의하고 있으며 미라클레어, AI바이오틱스 등의 기업은 CES 이후 미국 현지 투자사로부터 투자받기도 했다.

KERI는 창원 강소특구를 중심으로 ‘한국·캐나다 인공지능(AI) 공동연구센터’의 인프라를 활용하여 강소특구 기업의 AI 적용과 확산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KERI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캐나다 워털루대가 강소특구 AI 지원을 위한 MOU를 체결했으며, 올해 2월에는 캐나다 워털루대, AKCSE(캐나다한인과학기술자협회) 등 해외기관 뿐만 아니라 지자체, 지역혁신기관 및 특구기업의 AI 전문가 집단이 함께하는 ‘AI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발족식을 열었다. 김종문 KERI 강소특구기획실장은 “지난해부터 AI를 제조업에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을 시작했다”라며 “올해는 AI커뮤니티를 중심으로 AI 기술의 수요-공급 매칭, 창업 활성화 프로그램을 지원하여 특구 기업의 AI 경쟁력 향상과 경남지역 신산업 육성을 목표로 적극 운영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경남창원 강소특구는 중장기 발전을 위한 액션 플랜을 추진하고 있다. 1단계 사업이 종료되는 2025년까지는 기반 구축·도약 성장기로 펀드, 인프라, 제도 등 기업의 성장토대와 특성화 지원사업을 고도화하고 내년부터 2029년까지 스케일업을 통해 특화기업의 성장과 집적, 인수합병(M&A), IPO 등 성공사례 도출과 재투자를 통해 자생적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간 창원시의 적극적인 예산 투입으로 2000억원 규모의 인프라 조성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미 KERI 기술창업센터 증축을 통해 기업 입주공간 17개를 마련했고, 여기에 추가로 사업비 445억원을 투입하여 각종 생활시설까지 갖춘 기업입주공간을 건립할 예정이다. 2025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입주기업도 현재 50여개에서 200여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창원 강소특구 기술고도화지구 추가 지정을 위한 전기·기계융합연구단지 조성사업도 개발제한구역 해제 조치와 함께 본격화됐다. 불모산동 일원 17만3000여㎡ 구역에 조성될 전기·기계융합연구단지에는 2027년까지 1553억원이 투입된다. KERI 이건웅 전략정책본부장은 “이러한 생태계가 마련되면 2030년부터는 특화 분야 산업 고도화를 통한 선순환 생태계가 구축될 것으로 본다”라며 “기술이 기업으로 이전되고, 실증을 거쳐 대형 수요처로 연결되는 지역 중심의 밸류체인을 구축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9년부터 전국 14개 지역을 ‘강소연구개발특구’로 지정, 해당 지역의 우수한 인프라와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강소연구개발특구는 기술 발굴부터 창업, 기업성장과 지원 등을 해당 지역의 특성에 맞춰 자율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는 인프라·세제 혜택 등의 지원을 기반으로 국가 균형 발전을 꾀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 미라클랩은 국내 14개 강소연구개발특구의 역량과 가능성을 점검하는 ‘균형 발전의 거점, 강소특구를 가다’ 시리즈를 게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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