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부진' 日 야마모토, 단 2경기 만에 '5실점' 와르르 붕괴 '쿠세 약점 진짜 들통났나'
야마모토는 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위치한 캐멀백 랜치에서 펼쳐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캑터스리그 원정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3이닝 6피안타 3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야마모토의 시범경기 성적은 2경기에서 5이닝 7피안타 7탈삼진 5실점(5자책) 3볼넷 피안타율 0.350,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2.00이 됐다.
야마모토는 지난달 29일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첫 시범경기에서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빅리그에 순조롭게 적응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날 시카고 화이트삭스 상대로는 위력적인 공을 보여주지 못한 채 연신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야마모토의 약점이 진짜 들통난 것일까. 최근 미국 현지에서 야마모토의 '티핑(투구 습관이나 동작에 따라 구종이 구별되는 것)', 이른바 일본어로 '쿠세(특별하게 구별되는 투구 습관)'에 관한 일부 지적이 나오기도 했기에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원정으로 먼저 공격한 LA 다저스는 무키 베츠(2루수)-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프레디 프리먼(1루수)-크리스 테일러(좌익수)-맥스 먼시(3루수)-제임스 아웃맨(중견수)-개빈 럭스(유격수)-오스틴 반즈(포수)-앤디 파헤스(우익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우완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였다.
이에 맞서 홈팀인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앤드류 베닌텐디(좌익수)-요안 몬카다(3루수)-루이스 로버트 주니(중견수)-엘로이 히메네스(지명타자)-앤드류 본(1루수)-도미닉 플레처(유격수)-폴 데용(유격수)-맥스 스태시(포수)-니키 로페즈(2루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선발 투수는 우완 마이클 코펙이었다.
야마모토는 1회초 다저스가 선취점을 뽑은 가운데, 좀 더 여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야마모토는 1회부터 3실점을 기록하며 흔들렸다. 선두타자 앤드류 베닌텐디를 상대로 초구에 우전 안타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어 다음 타자 요안 몬카다를 상대로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하고 말았다. 야마모토의 제구가 제대로 말을 듣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어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가 공략한 공이 우익수 깊은 쪽으로 날아갔으나 뜬공으로 잡히고 말았다. 야마모토가 일단 한숨을 돌렸다. 그렇지만 자칫 잘못하면 넘어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 이 사이 2루 주자는 태그업을 시도하며 3루에 안착했다.
이어 야마모토는 폴 데용을 상대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불운이 겹쳤다. 폴 데용이 친 타구가 야마모토의 몸을 때린 뒤 3루 쪽으로 굴절된 것. 이 공을 다저스 3루수 먼시가 잡은 뒤 1루로 잽싸게 뿌렸으나 역시 세이프가 됐다. 이때 엘로이 히메네즈가 홈을 밟으며 점수는 3-1로 벌어졌다. 이어 폴 데용에게 2루 도루까지 허용했으나, 맥스 스태시를 좌익수 직선타로 유도하며 추가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1회에만 투구수는 24개에 달했다.
다저스 타선이 2회말 2점을 올리며 곧장 승부를 3-3 원점으로 돌린 가운데, 야마모토는 2회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에도 야마모토는 좀처럼 자신의 공을 던지지 못했다. 선두타자 니키 로페즈를 상대로 5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래도 야마모토는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베니텐디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날 자신의 첫 탈삼진을 기록했다.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공에 베니텐디의 배트가 헛돌았다. 이어 몬카다를 상대로 역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한 야마모토. 이 사이 로페즈가 2루를 훔치며 2사 2루가 됐다. 야마모토는 결국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를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우익수 뜬공으로 유도, 실점 없이 2회를 무사히 넘겼다. 2회까지 투구수는 38개였다.
야마모토가 LA 다저스에서 부여받은 등번호는 18번이다. 일본이 자랑하는 최고의 선발 중 한 명인 그는 2017년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처음에는 등번호 43번을 달고 뛰었으나, 2020시즌부터 지금의 등번호인 18번으로 변경했다. 이후 그는 승승장구했다. 2018년 4승 2패, 2019년과 2020년 8승을 각각 거둔 뒤 2021년 18승 5패 평균자책점 1.39, 승률 0.783을 기록하며 개인 첫 4관왕에 성공했다. 이어 2022시즌엔 15승 5패 평균자책점 1.68, 승률 0.750을 마크하며 2시즌 연속 4관왕에 등극했다. 2023시즌 23경기에 모두 선발 등판해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1을 마크했다. 승률은 0.727. 총 164이닝을 던지는 동안 636타자를 상대하면서 117피안타(2피홈런) 169탈삼진 28볼넷 6몸에 맞는 볼 27실점(22자책) 피안타율 0.198,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88의 압도적인 성적을 올렸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 투구 비율은 91.3%에 달했다. 야마모토의 맹활약과 함께 소속 팀 오릭스는 퍼시픽리그에서 86승 53패(승률 0.619)를 기록, 리그 3연패에 성공했다.
야마모토는 다저스 입단 전, 미국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돈보다는 자신이 진정 뛰고 싶어 하는 팀을 고르겠다고 밝혔다.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7차례 차지한 명문 구단이다. 특히 최근 11시즌 동안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 10회, 월드시리즈 3회 진출 및 1차례 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아울러 노모 히데오, 구로다 히로키, 마에다 겐타, 다르빗슈 유 등 일본 야구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선배들이 줄줄이 다녀갔다. 다저스는 2023시즌 100승 62패의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치르고 온 같은 지구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3연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리고 절치부심, 북미는 물론, 전 세계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 금액인 7억 달러를 오타니에게 투자하며 최고의 슈퍼스타를 영입했다. 이어 오타니와 같은 나라, 일본의 국가대표 투수인 야마모토까지 품에 안았다. 하지만 시범경기 2번째 등판 만에 부진한 모습을 보여준 야마모토. 과연 다음 등판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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