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부는 ‘노동자’, 주린이는 ‘주식초보’로 바꿔써볼까요

김태희 기자 2024. 3. 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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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행동 “누군가는 말 하나에 절망”
언론 속 차별·혐오·부정 용어 대안
‘경기지역 언론 인권단어장’ 만들어
소수자 관련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한 경기도만들기 도민행동(이하 도민행동)은 ‘경기지역 언론 인권단어장’을 제작했다고 7일 밝혔다.

인권단어장은 언론에서 흔히 사용되는 차별적인 말들을 짚어보고 대안적인 언어 사용을 제안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도민행동은 이를 위해 언론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모니터링하고 대안어, 지양해야 하는 표현 등으로 분류했다. 표지를 제외하면 A4용지 15장 분량이다.

주요 사례를 보면 언론이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흔히 사용하는 ‘인부’라는 표현 대신 ‘노동자’를 대안어로 제시했다. 부역(보수 없이 국민에게 의무적으로 책임을 지우는 노역)에 나가 일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인부는 일하는 노동자를 하찮게 여기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자주 쓰이는 ‘~린이’라는 표현 역시 ‘~~초보’로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본래적 의미와 다르게 최근 불리는 ‘~린이’는 아동을 차별과 편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꽃뱀’은 지양해야 하는 표현으로 분류됐다. 여성이 남성을 성적, 경제적으로 착취하거나 희롱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여성혐오에서 깃든 표현이라는 것이다.

건폭 역시 특정 정치적 인물들이 건설 노동자들의 파업 행위를 불법이라 말하며, 건설노동자와 노조를 비판하고 혐오하는 단어라는 이유에서 지양해야 하는 말로 분류됐다.

도민행동은 “언론을 통해 보여지는 말들은 현시대를 반영하고 다양한 사회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면서 “어떤 말에는 차별이 고스란히 묻어나기도 하고, 어떤 말은 누군가를 낮추거나 존재를 부정하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는 그 말 하나에 절망하기도 하고, 누군가를 사회 밖으로 밀어내기도 한다”면서 “시민들의 인권을 위해 하나하나 단어 사용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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