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3할 타율+GG 수상 가능해" 美 전문가 극찬, 근데 숙제가 있다
(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훌륭한 타자다. 3할 타율은 물론 골드글러브 수상이 가능한 수비력을 갖췄다. 하지만..."
미국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연일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며 개막 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이정후가 호평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수석 분석가 제이크 민츠는 6일(한국시간) 미국 야후 스포츠를 통해 '이정후의 출루, 스프링캠프 데이터에서 의미를 찾다'는 제목으로 이정후에 대해 평가를 했다. 민츠는 "이정후는 자신의 힘을 보여줬다"고 우선 호평을 남겼다.
시범경기에서 이정후의 활약은 대단하다. 이정후는 6일 기준 시범경기 5경기에 출전해 전 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이정후의 시범경기 성적은 타율 0.462(13타수 6안타), OPS(출루율+장타율)는 무여 1.302에 달한다.
특히 지난 1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 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3타수 2안타 1홈런을 터뜨린 것이 조명을 받고 있다.
당시 이정후는 1회초 첫 타석부터 애리조나 선발인 라인 넬슨을 상대로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장타를 때려냈다.
이어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는 넬슨의 152km짜리 직구를 통타해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장식했다. 이는 이정후의 미국 무대에서의 첫 홈런이다. MLB.com의 데이터에 따르면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정후의 이 홈런은 타구 속도 177km, 비거리는 127.4m에 달했다. 발사 각도는 18도로 낮은 편이었지만 타구 속도가 강했기 때문에 그대로 담장을 넘겼다.
이에 대해 민츠는 칭찬을 퍼부었다. 민츠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에 계약한 이정후는 올해 메이저리그의 매력적인 수수께끼 상자 중 하나(one of MLB's most fascinating mystery boxes)"라면서 "일부에서는 이정후가 MLB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심하기도 한다"고 한다며 운을 뗐다.
이어 "시범경기 성적은 큰 의미가 없지만, 타구 추적 기술 등 기술 발전으로 이제는 시범경기에서도 의미 있는 데이터를 발견할 수 있다"며 "이정후가 1일 애리조나전에서 만든 시속 109.7마일(177km)의 홈런은 이정후가 빠른 타구를 만들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줬다. 이정후는 최소한 메이저리그 평균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 댄스비 스완슨(시카고 컵스), 브라이슨 스탓(필라델피아 필리스) 등 생산적인 타구를 만드는 타자로 분류되는 선수들도 지난해 이 정도의 빠른 타구를 만들지 못했다"며 "이정후는 꾸준히 빠른 타구를 만들고 타구를 더 높게 보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시속 109.7마일의 이 홈런은 '환상적인 시작'이다"라고 호평했다.
이정후는 휘문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7년 1차 지명으로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하여 리그를 제패했다. 이정후는 데뷔 첫해부터 팀의 주전 외야수 자리를 가져간 것은 물론, 정규시즌 타율 0.324(552타수 179안타) 2홈런 47타점 12도루 OSP 0.812의 엄청난 성적을 남겼다. 또 KBO 신인 선수 최다 안타 기록까지 갈아치우며 '바람의 손자'라는 수식어가 탄생하게 됐다.
또 흔히 보이는 '2년 차 징크스'도 없었다. 이정후는 2018년 타율 0.355(459타수 163안타) 6홈런 57타점 11도루 OPS 0.889의 좋은 성적을 냈고, 한국을 대표하는 중견수로 거듭났다. 이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 획득은 물론 데뷔 첫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수상받았다.
2019시즌에도 타율 0.336(574타수 193안타) 6홈런 68타점 13도루 OPS 0.842를 올렸고, 타율 0.333(544타수 181안타) 15홈런 101타점 12도루 OPS 0.921로 폭발했다. 특히 2020시즌에 올린 15홈런은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 돌파이기도 했다.
2021시즌엔 이종범과 함께 한미일 프로야구 역사 최초 '부자(父子) 타격왕' 타이틀을 챙겼다. 당시 이정후는 타율 0.360(464타수 167안타) 7홈런 84타점 10도루 OPS 0.959를 올렸다. 슈퍼스타급으로 평가받는 'OPS 0.900 이상'을 2년 연속 돌파했다.
그리고 2022시즌엔 최고 그 자체였다. 이정후는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5도루 OPS 0.996으로 2년 연속 타격왕과 리그 MVP를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엔 발목 부상으로 인해 시즌 중반 이탈하며 결국 수술대에 올랐으나, 그럼에도 타율 0.318(330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 OPS 0.861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이후 이정후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90억 원) 계약에 합의, 해당 계약서에는 4년 뒤 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을 파기하고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도 포함됐다.
계약 내용 세부 조항으로는 내년 시즌 연봉 700만 달러(약 92억 원)를 시작으로 2025년 1,600만 달러(약 209억 원), 2026년과 2027년에 2,200만 달러(약 287억 원), 2028년과 2029년에 2,050만 달러(약 267억 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금은 500만 달러(약 65억 원).
이는 한국 선수 중 MLB 포스팅 역대 최대 규모다. 2012년 한화 이글스에서 LA 다저스로 이적한 류현진은 6년 3,600만 달러를, 김하성은 4년 2,800만 달러를 받았는데, 이정후는 이보다 훨씬 큰 계약을 맺었다. 역대 코리안 메이저리거 계약에서도 지난 2013년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한 7년 1억 3,000만 달러에 이은 2위 규모다. 지난 10일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234억 원)의 초대형 FA 계약을 맺으며 프로 스포츠 역사를 새로 작성한 오타니 쇼헤이 역시 2018년 포스팅 당시 계약금 231만 5,000달러, 첫 해 연봉 54만 5,000달러에 그쳤다. 그만큼 이정후의 계약 규모는 엄청난 기대에와 함께 만들어졌다.
또 다른 매체인 더 머큐리 뉴스는 지난 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새 리드오프 이정후, 뜨거운 타격감을 유지하며 시범경기 안타 행진을 이어가다'는 제목을 썼다.
그러면서 "25세 중견수 이정후는 스프링캠프에서 홈런 1개 포함 타율 0.462 출루율 .533 OPS 1.302로 활약 중이다"라며 "자이언츠는 이번 겨울 상위 타선의 안정화를 위해 이정후를 영입했고, KBO리거 출신인 이정후는 그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리드오프 자리에 무려 9명의 타자를 기용했다. 올 시즌엔 확실한 리드오프 카드를 얻었다. 아직 통계적으로 많은 것이 나오진 않았지만,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를 6년 1억1300만 달러에 영입한 건 현재까지 괜찮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수비력도 동료 선수에게 인정 받은 이정후다. 이정후의 동료이자 외야 파트너인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는 지난 3일 MLB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이정후의) 타격 능력이 엄청나다. 또 이정후의 수비를 지켜보고 있으면 수비 능력도 흠잡을 데가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고 느낀다"며 "그의 움직임을 보고 있으면 최고의 중견수와 플레이하는 것 같아서 좋다. 나는 외야 여러 포지션을 뛰었고, 중견수로 뛰는 것도 좋지만, 한 포지션만 맡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중견수로서 이정후의 능력을 인정했다.
또 "우리는 좋은 팀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정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슈퍼스타다. 훌륭한 계약을 맺었고, 선수단 모두 이정후가 열심히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연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정후이지만, 마지막 숙제가 남았다. 샌프란시스코 홈 구장인 오라클 파크의 구조가 이정후에게 악조건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z 오라클 파크는 우측 펜스까지 거리가 94m로 짧지만 펜스 높이가 높다. 바닷가에 위치해 있어 바람 영향을 크게 받는 것에 더불어, 우중간은 111m, 가장 깊은 곳은 126m에 달한다. 좌타자에겐 지옥의 구장일 수 있을 정도로 홈런을 치기가 어렵다. 또 샌프란시스코의 열악한 타선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제이크 민치는 "이정후는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3할 타율을 기록할 수 있는 타자다. 약한 샌프란시스코 라인업이 이정후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이정후의 시범경기 첫 홈런은 메이저리그 29개 구장에서는 외야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타구다. 다만 샌프란시스코 홈 구장인 오라클 파크에서는 홈런이 되지 못한다. 이정후가 오라클 파크에서 기대에 충족하기 위해서는 더 많고 좋은 타구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제이크 민치는 그러면서 샌프란시스코의 약한 전력과 홈 구장 오라클 파크의 구조가 이정후를 괴롭힐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오라클 파크는 우측 폴대까지의 거리가 94m로 짧지만 펜스 높이가 매우 높다. 바닷가에 위치해 있어 홈 플레이트 방향으로 많은 바람이 부는 데다 우중간은 111m, 가장 깊은 곳은 126m로 좌타자가 홈런을 치기가 어려운 구장이다.
제이크 민치는 "이정후는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3할 타율을 기록할 수 있는 타자지만 아직은 약한 샌프란시스코 라인업이 이정후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이정후의 시범경기 첫 홈런은 메이저리그 29개 구장에서는 외야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타구였지만 (우중간이 깊은) 샌프란시스코 홈 구장에서는 홈런이 되지 못한다. 이정후가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후의 활약 뒤에는 부모님의 따듯함이 숨겨져 있었다. 지난 3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있는 소속팀 스프링캠프 로커룸에서 만난 이정후는 MHN스포츠와 현지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해주는 집 밥과 함께 있는 아버지 등 가족의 편안함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어머니는 한국에 가셨다가 약 2주 전에 다시 오셨다. 아침과 점심은 어쩔 수 없이 소속팀 스프링캠프 시설에서 먹지만 저녁은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먹는다"며 "어머니가 오신 후로는 단 한 번도 밖에 나가서 외식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지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가족의 힘과 편안함이 스프링캠프와 미국생활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한국에서 했던 것처럼 이곳 미국에서도 편하게 하라고 말씀하시면서 크게 주문하는 것도 없었다"며 "그래서 마음도 몸도 편하고 좋다. 나만 잘하면 된다. 꼭 좋은 모습으로 팬들께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사진=AP/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MHN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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