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인3색' 차유람 "'당구얼짱'? 이젠 후배들에게 물려줄까요"-②

권수연 기자 2024. 3. 7. 07: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HN스포츠 양재, 권수연 기자) 다시 현역으로 돌아온 차유람은 앞서 인터뷰 1편을 통해 복귀 소감, 3쿠션 전향에 대한 어려움, 짧은 시즌을 마감한 심경 등을 털어놓았다.

경험을 차곡차곡 쌓은 베테랑들, 치고 올라오는 신예 스타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차유람은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큐를 잡았다. 만 37세, 어느덧 40을 바라보고 있는, LPBA 무대에서는 사실 노장에 가까운 나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행정가'로서 활약을 알렸던 차유람은 어떤 방향을 지향했을까. 

MHN스포츠는 지난 달 27일,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차유람에게서 좀 더 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2022년 당시 정계와 연을 맺은 이후 그는 "문화체육인을 위해 정계로 나섰다"며 소신을 밝혔다. 선수 공백이 있었을 당시의 활약에 대해 묻자 그는 멋쩍게 미소지었다.

차유람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며 "사실 어떤 (특별한) 자리를 맡아서 한다거나 했던 것은 아니었다. 문화체육 분야라는게 사실 상당히 넓다. 다만 지난해에는 국민체육진흥공단 비상임 이사 직책을 주셔서 수행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아무래도 제가 좀 더 알고, 공부해야지만 일을 할 수 있다. '공부를 좀 더 할 수 있는 자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그런 자리가 주어졌다. 다만 회의를 두 달 밖에 참석하지 못했다. 공단에서도 참 많은 분야가 있었다. 지금은 실무적, 스포츠 행정적인 부분을 배워나가고 있는 과정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10년, 20년 뒤의 차유람'을 언급했다. 엘리트 체육인으로서 경험을 쌓고, 후일 당구계를 위해 또 다른 도전에 힘을 보태는 것이 꿈이다. 차유람은 "또 기회가 생겼을 때 당구계를 위해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라면 꾸준히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물론 자신과의 싸움도 피할 수 없다. 현역 복귀를 전할 때는 여전히 '당구얼짱', '당구미녀'의 타이틀로 귀환을 알렸다.

이처럼 화려한 수식어 뒤에 숨어있는 '선수'로서의 차유람에 대해 물었다. 

차유람은 "사실 결혼하기 전에도 포켓볼 선수로 활동하며 그런 부분과 많이 싸웠다. 그때는 그런 수식어가 너무 싫었는데, (돌아보면) 그때가 나를 많이 성장시킨 것 같다. 그 벽을 깨기 위해 제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열었다. 

"다시 복귀했기에 선수로서 인정받고 싶고 또 어느정도 나이가 찼다"는 그는 "'당구얼짱'이라는 수식어는 이제 젊은 후배들에게 좀 물려주고 싶다"며 웃음지었다. 

'선수'로서의 차유람을 좀 더 보여주고 싶어 쉽지 않은 복귀를 택했다. 한국에서는 포켓볼보다 3,4쿠션에 대한 인지도가 좀 더 높은 현실이다. 그는 "PBA가 생기면서 미디어 노출도가 늘어나고, 저를 더 보여드릴 기회도 늘어났다. 그 기회를 통해 먼 훗날 사람들이 '차유람은 꽤 괜찮은 선수였다' 그런 평가를 해줬으면 한다"고 털어놓았다. 

다만 '워킹맘'으로 아이 둘을 키우고 있기에 연습시간이 타 선수에 비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그는 지난 달 복귀 인터뷰를 통해서 '연습시간에 제한을 두면 아예 못할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아이들의 스케줄 때문이었다. 때문에 짧은 시간을 하더라도 집중도를 바싹 올려서 연습하는 부분에 중점을 맞췄다. 

이번에는 좀 더 자세한 설명이 곁들여졌다. 차유람은 "당구를 치는 것을 보면 성격을 알 수 있다"며 "저도 제 성격대로 당구를 친다. 준비되지 않으면 덤비지 않고 제 스스로도 연습을 많이 한다. 3쿠션 같은 경우는 (타 선수들은) 연습구장에서 치면서 실력을 쌓으시는 것 같더라. 그런데 포켓볼은 개인 연습시간이 많이 확보가 되는 편이다. 3쿠션도 저는 그렇게 해왔다. 샷, 스킬 등을 익혀서 제 것이라고 느껴질 때 제 스스로도 좋아진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더불어 그는 현재 스포츠컨텐츠를 제작 및 운영하는 '이겨내컴퍼니'의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겨내컴퍼니'는 현재 PBA 팀리그 웰컴저축은행과, 프로축구 수원삼성의 유튜브 채널을 도맡아 운영하는 중이다. 선수, 기업 대표, 엄마까지 소화해야하니 실상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다. 

차유람은 "선수를 하다보니 회사를 적극적으로 성장시키기에는 좀 힘들다"며 "지금 하고있는 일을 잘,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잡고있다. 대회가 워낙 많아 좀 걱정이 되긴 한다(웃음)"고 말했다. 

팀리그를 소화하던 시절에는 고된 일정에 체중까지 빠졌다. 당시에는 경기에 매달리느라 밥조차 먹기도 쉽지 않았다던 그는 "그런데 사람이 어리석다. 지금은 또 그런게 그립다"며 "그래서 바보같이 또 한번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돌아왔다"며 미소지었다. 

여러가지 생각과 바쁜 일정을 안고 다시 스폰서 패치를 붙이고 테이블 앞에 섰다. 하지만 여전히 당구계에는 그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도 혼재한다. 

차유람은 차분하게 "그런 부분에서 선수는 말이 필요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충분히 (팬들의 시선이) 이해가 가는 부분이에요. 그러나 사실 그런게 무서웠다면 선수를 하지 않았으면 되었거든요. 다른 길을 가더라도 조용히 지낼 수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걸 각오하고 다시 돌아왔고, 두렵지 않아요. 다만 시간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얼마나 당구에 대해 진심이고, 또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 그걸 시간을 통해서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렇게 되면 나중에 차유람을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사진=MHN스포츠 박형순 작가 / 장소=am.springday studio

Copyright © MHN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