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론 먼저" 이랬던 은행 창구…뒷전 밀린 이유는

노명현 2024. 3. 7.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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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보금자리론 금리를 동결했다.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금융상품이지만 오히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보다 금리 수준이 높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창구에선 소비자들에게 가장 먼저 정책금융상품 자격기준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할 만큼 그 동안 정책금융상품은 서민에게 유리한 조건이었다"라며 "정책금융상품 금리가 시중은행 금리보다 높은 것은 이례적으로 소비자 입장에선 은행보다 조건이 좋은 정책금융상품 선택지가 없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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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금공, 보금자리론 금리 동결
시중은행보다 대출금리 높아져
가계부채 관리강화 차원…서민지원은?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보금자리론 금리를 동결했다.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금융상품이지만 오히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보다 금리 수준이 높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부채 관리를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 부작용을 경험하면서 올해는 정책금융상품 공급 규모를 조절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정책금융상품 본연의 역할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은행보다 비싼 보금자리론

주금공은 3월 보금자리론 금리를 동결했다. 만기에 따라 연 4.2~4.5% 수준으로 공급된다. 저소득청년과 신혼가구, 사회적배려층을 비롯해 전세사기 피해자 등으로 추가 우대금리(최대 1%포인트)를 적용받을 수 있다.

주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및 보금자리론 금리

보금자리론 금리가 동결되면서 시중은행 주담대와 비교해 금리 경쟁력은 사실 상 사라진 상태다.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3.47~6.29% 선에 형성돼있다. 최저금리 기준으로는 신한은행이 3.47%로 가장 낮고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3.7%, 최근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카카오뱅크도 3.68% 선이다.

이번 금리 동결로 보금자리론 30년 만기 금리가 4.4%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중은행이 크게는 0.9%포인트 가량 낮은 상황이다.

주금공은 지난해 출시한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공급 직전 0.5%포인트 인하했다. 이 영향으로 출시 초기부터 수요자들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반면 보금자리론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며 특례보금자리론과는 다른 운영 방향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 신중한 이유

금융당국 올해 최우선 과제는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불안 해소와 가계부채 증가 속도 관리 등 시장 안정이다.

최근 코픽스 금리 하락 등 대출금리 인하 요인에도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이용해 대출금리를 소폭 인상한 것도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영향이라는 게 은행권 분석이다.

보금자리론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부작용을 경험했던 만큼 작년 하반기부터 주금공은 정책금융상품 금리를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은행들의 금리 인상 기조에도 보금자리론 금리가 더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금융당국은 올해 정책금융상품 공급 규모를 40조원으로 설정하고 철저한 관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보금자리론 뿐 아니라 국토교통부 주택도시기금 등을 활용한 신생아특례대출 등 디딤돌대출도 포함된다. 신생아특례대출이 약 3주만에 신청 규모만 3조원을 넘어서고 있는 만큼 보금자리론 공급에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금융위는 보금자리론 공급 규모를 5조원 안팎으로 설정, 신생아특례대출 등 디딤돌대출 공급 상황을 보고 조절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로 인해 서민 주거지원이라는 보금자리론 본연의 역할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창구에선 소비자들에게 가장 먼저 정책금융상품 자격기준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할 만큼 그 동안 정책금융상품은 서민에게 유리한 조건이었다"라며 "정책금융상품 금리가 시중은행 금리보다 높은 것은 이례적으로 소비자 입장에선 은행보다 조건이 좋은 정책금융상품 선택지가 없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금공 관계자는 "연내 금리인하 기대, 민간 가계대출 회복 등과 맞물려 가계부채가 관리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를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서민과 실수요층에게 필요한 지원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명현 (kidman0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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