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천만, 김칫국? 속으로 바란다" 김재철, 묘벤저스의 미드필더[인터뷰S]

유은비 기자 2024. 3. 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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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묘 김재철. 제공| 키이스트

[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 '파묘'의 '히딩크' 최민식, '손흥민이자 메시' 김고은 두 사람의 골 이전에 완벽한 패스로 2도움을 기록한 묘벤저스의 미드필더 김재철이 있다.

6일 김재철은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파묘'의 신들린 흥행세에 대한 감사인 사부터 캐스팅 비화, 앞으로의 계획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김재철이 맡은 박지용 역은 3대째 집안에 대물림되는 기이한 병을 없애기 위해 무당 화림(김고은)에게 도움을 구하는 인물, 극 초반 긴장감을 이끌어 가는 핵심인물이다.

'범죄도시2', '서울의 봄'보다 빠른 속도로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팬데믹 이후 최고 흥행을 이끌고 있는 '파묘'의 인기에 대해 김재철은 "감개무량하다. 어안이 벙벙하다. 20년 넘게 연기하면서 상업적인 영화에 많은 분들이 보신 건 처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재철은 예상치도 못한 인기에 감사하다며 "장재현 감독의 전작 '검은 사제들' 이상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었는데 생각보다 더 빠른 속도다. 이렇게까지는 생각은 못 했다"라며 "너무 좋다고 표현하기 죄송할 정도로 감사하다"라며 벅찬 소감을 더했다.

'파묘'에 합류하게 된 계기를 묻자 "예전부터 장재현 감독의 팬으로서 작품이 들어간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근데 최민식 선배까지 하신다고 해서 '끝장나겠다' 생각했는데 그때 나한테 연락이 왔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처음 들었던 생각은 기쁨보다는 의문이었다며 "왜 나한테 연락했을까? 이분이 나를 왜? 뭘 믿고? 큰일나실 텐데?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들으니 외모에서 느껴지는 캐릭터가 잘 맞는 얼굴이라고 말씀해 주셨다"라고 답했다.

김재철은 박지용에 대해 "어떻게 보면 돈이 많은 권력자일 수 있는데 유약하고 강인함 뒤에 아픔도 있는 캐릭터"라고 설명하며 "톤을 잡는 게 쉽지는 않았다. 알 듯 모를 듯 한 선에서 연기를 해야 할 것 같았다. 그 아픔과 불안함을 잘 잡으려 했다"라고 포인트를 밝혔다.

▲ 파묘 김재철. 제공| 키이스트

친일파의 후손인 박지용 캐릭터에 감정을 담는 것이 부담스럽지는 않았냐는 물음에는 "친일에 대한 감정을 담아두지 않고 연기했다"라며 "어쨌든 (친일이) 박지용의 선택은 아니니까. 감독님도 악역이 아닌 자식을 구하려고 하는 사람의 감정선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해주셨고 나도 그렇게 동의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자신도 친일 후손인 걸 알고 숨기고 싶은 것이다. 그렇지만 아이를 살려야 하는 게 너무 커서 조심하고 알리고 싶지 않은 마음 상태 정도"라고 설명하며 "개인적으로는 박지용이 좋은 사람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집안 배경은 그렇지 않았겠지만, 숨기고 싶을 정도로 안타까운 마음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박지용의 장면 중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빙의신, 김재철은 무대인사에서 목을 꺾으며 등장, 해당 장면을 그대로 재연해 관객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이는 최민식의 조언이라며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는데 최민식이 좋을 때는 해드려야 한다고 목 많이 돌릴 준비하라 하셔서 과감하게 했다. '목돌리기 달인' 소개 정도만 하려고 했는데 돌려드리라고 그래서 돌렸다. 좋아해 주시니까 즐겁게 봐주신 분들께 조금의 기쁨을 드릴 수 있다면 좋다. 너무 많이 돌렸다"라고 비하인드를 밝히기도 했다.

화제가 되고 있는 최민식의 무대인사 에티튜드, 일명 '할꾸'(할아버지 꾸미기)에 대해서도 "더 하실 수 있는데 많이 자제하신 것"이라며 "귀여움 버전은 더 높은 수준까지 있으시다. 워낙 유쾌하시고 더 귀엽게 장난도 치신다"라고 귀띔했다.

'파묘'는 최민식부터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등 화려한 배우들의 연기차력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김재철은 "최민식과 김고은이 유명한 공격수니까 나는 잘 받아서 패스만 해도 되겠다는 생각으로 힘을 빼니 그때부터 연기가 잘 풀렸다"라며 "나는 파묘의 미드필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묘벤저스를 처음 만나는 신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네 분이 서있는 걸 보니까 너무 안 어울리는데 너무 잘 어울리더라. 관객분들 역시 이러한 묘한 케미스트리를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 파묘 메인 포스터. 제공| 쇼박스

최민식과 연기 호흡에 대해서는 "땅에 발을 붙이고 연기한다는 말이 정말 이해가 간다. 이분의 연기는 받기만 해도 된다. 아침에 출근했을 때 농담하고 배려하는 것 역시 큰 그림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존경심을 드러내면서도 "부산 촬영가면 간식 뭐 나오고 알려주시면서 완급조절해서 먹어야 한다고 알려주셨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경문을 외는 무당 봉길 역의 이도현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외향적으로 힙하게 하고 나와서 멋있다고 생각하고 봤다. 근데 후반부로 갈수록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무당으로서 연기도 잘했지만, 일본 귀신에 빙의돼서 하는 연기는 내가 나이도 더 있고 선배라면 선배지만, 부럽다는 느낌이었다. 내가 저 나이 때 저런 걸 해낼 수 있었을까 생각했다"라고 칭찬했다.

김재철 역시 '파묘'에서 신들린 빙의 연기를 선보였음에도 "나는 빙의가 짧게 됐구나 생각했다"라며 "그래도 쉽지 않았는데 긴 연기를 중간에 힘 빠지지 않고 끝까지 채워서 갔다는 게 대단하게 느껴지더라"라고 거듭 극찬했다.

심상치 않은 '파묘'의 흥행세에 1000만 돌파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 이에 김재철은 "김칫국을 마시지 않아야 해서 조심스럽게 바라고 기도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대단한 스코어고 기록 경신하는 거만으로도 너무 감사해서 그걸 표현하는 것도 벅찬데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 기대하는 것도 순서가 아닌 것 같다"라면서도 "기왕 이렇게 된 거 (1000만) 갔으면 좋겠다. 속으로는 바라고 있다"라고 솔직한 바람을 덧붙이기도 했다.

또한, 김재철은 '파묘'를 통해서 영화에 한 발짝 더 다가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얼굴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사실 난 20년 동안 계속하고 있었다. 드라마에서는 활약을 조금씩 했지만, 영화엔 갈증이 많았다"라며 "'파묘' 를 좋게 보신 좋은 감독님들이 있으면 역할 크기와 상관없이 영화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싶다. 부유한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 나는 전혀 반대 삶을 살던 사람이라 생활 밀착형 캐릭터를 해보고 싶은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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