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KK' 잡았지만, 3이닝 5실점 '와르르'…첫 등판과 너무나 달랐던 야마모토의 '극과극' 피칭, ML 벽 실감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해 미국 언론의 극찬을 이끌어냈던 투구를 펼쳤던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가 두 번째 등판에서는 빅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야마모토는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투구수 58구, 6피안타 3볼넷 4탈삼진 5실점(5자책)을 기록했다.
야마모토는 이번 겨울 오타니 쇼헤이와 함께 메이저리그를 매우 뜨겁게 달군 인물이었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 시절 3년 연속 퍼시픽리그 투수 4관왕(다승, 승률, 평균자책점, 탈삼진)과 정규시즌 MVP,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을 품에 안은 뒤 빅리그 진출을 선언했던 까닭. 그만큼 메이저리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선수들이 많지 않았고, 이는 야마모토에게 매우 유리하게 적용됐다.
야마모토는 다저스를 비롯해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으로부터 매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메츠는 '억만장자 구단주' 스티븐 코헨이 직접 야마모토를 만나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고, 양키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지난해 야마모토의 등판을 직관하기도 했다. 그리고 필라델피아는 '간판타자' 브라이스 하퍼를 앞세워 야마모토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등 매우 적극적인 움직임을 가져갔다. 하지만 야마모토의 선택은 다저스였다.
다저스는 야마모토에게 역대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334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제시했다. 새로운 행선지와 계약을 찾아볼 수 있는 옵트아웃이 두 번 포함됐고, 세금 혜택을 볼 수 있는 계약금 5000만 달러(약 6667억원)을 제시한 끝에 야마모토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디테일'에서 메츠, 양키스, 필라델피아를 따돌린 셈. 그리고 오타니의 존재 여부 또한 야마모토가 다저스 입단을 택한 주요 요소로 작용했다.
메이저리그 투수 역대 최고액을 받는 만큼 야마모토는 다저스 입단 이후에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지난달 29일 시범경기 데뷔전을 가졌다. 당시 야마모토는 '디펜딩 챔피언'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2이닝 동안 1피안타 3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야마모토는 투구수 19구 중 16구(84%)가 스트라이크로 기록될 정도로 매우 정교한 제구력을 뽐냈다. 그리고 이날 두 번째 시범경기 등판을 가졌는데, 첫 등판과는 조금 상반된 모습이었다.
야마모토는 타선이 1점을 등에 안긴 가운데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경기 시작부터 선두타자 앤드류 베닌텐디에게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내주며 이닝을 출발, 후속타자 요안 몬카다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압권의 스트라이크 비율을 자랑한 첫 등판과는 분명 달랐다. 이후 야마모토는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첫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으나, 자칫 담장을 넘어갈 뻔한 타구였다.
야마모토는 이어지는 1사 1, 3루에서 엘로이 히메네스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 후속타자 앤드류 본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며 동점을 허용했다. 여기서 실점은 끝나지 않았다. 야마모토는 도미닉 플레처에게 유격수 방면에 내야 안타를 내주며 2실점째를 기록했다. 그리고 후속타자 폴 데용에게는 내야 땅볼을 유도한 것처럼 보였지만, 타구가 자신의 몸에 맞고 굴절되면서 내야 안타로 연결됐고, 모든 주자가 살게 되면서 3실점째를 마크한 뒤에야 이닝을 매듭지었다.
다저스 타선은 2회초 공격에서 야마모토에게 2점의 지원을 더 안겼고, 야마모토 또한 깔끔하진 않았으나,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야마모토는 2회말 선두타자 니키 로페즈에게 볼넷을 내주며 이닝을 출발했다. 이후 도루 허용으로 실점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베닌텐디와 몬카드를 연속 삼진 처리한 뒤 로버트 주니어를 뜬공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매듭지었다. 첫 등판은 2이닝에 불과했던 야마모토는 이번 등판에서는 3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야마모토는 1~2회와 마찬가지로 3회에도 선두타자 히메네스에게 유격수 왼쪽 방면에 내야 안타를 허용하며 3이닝 연속 선두타자의 출루를 기록하며 이닝을 시작했다. 이후 본에게 '위닝샷'으로 스플리터를 선택, 삼진을 솎아내며 한숨을 돌렸는데, 후속타자 플레처에게 기습번트 안타를 맞아 또다시 실점 위기에 봉착했다. 그리고 여기서 또 실점이 나왔다.
야마모토는 데용을 상대로 3루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했는데, 바운드가 매우 크게 형성됐고, 맥스 먼시의 핸들링으로 타구를 잡아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리고 이는 2타점 2루타로 연결, 야마모토는 5실점째를 기록하게 됐다. 하지만 추가 실점은 없었다. 야마모토는 맥스 스태시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로페즈를 유격수 땅볼로 묶으면서 힘겹게 이닝을 매듭지었다.
3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무려 58구의 공을 던진 야마모토는 4회부터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두 번째 시범경기 등판 일정을 마쳤다. 첫 등판에서의 모습은 '느낌표'였다면, 이날 투구 내용은 '물음표'로 극과극의 피칭을 남겼다. 다행인 점은 이 모든 것이 시범경기라는 점. 야마모토가 다음 등판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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