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보유세 OECD 대비 높아… "높은 집값이 원인"

김노향 기자 2024. 3. 7.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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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방세연구원 "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1.23%"
OECD 평균(0.97%) 중간값(0.76%)보다 높은 수준
한국지방세연구원은 '부동산 보유세 부담의 국제비교(2022년)' 보고서를 통해 OECD 국가의 부동산 보유세수 현황과 세부담 수준을 분석한 결과 2022년 한국의 총조세와 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은 평균값과 중간값을 모두 상회한다고 밝혔다./그래픽=이미지투데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총조세(사회보장기여금 제외)와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수준이 한국에서 높게 나타났다. 다만 이는 한국의 부동산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된 요소도 일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총조세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은 5.15%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OECD 국가 평균(3.75%)과 중간값(2.78%)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도 1.23%로 OECD 평균(0.97%)과 중간값(0.76%)을 상회했다. 민간 부동산 자산 대비 보유세 비중은 0.21%로 15개국 평균(0.24%)보다 낮고 중간값(0.19%)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국의 보유세 부담은 2018년 후 급격히 증가했다. 최근 10년간 한국의 총조세 대비 보유세 비중은 1.13%포인트(p) 증가했는데 이는 OECD 국가의 중간값과 평균이 안정이나 하락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총조세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은 2013년 4.23%에서 2021년 5.36%로 증가했다.

2022년에는 다소 안정되어 전년 대비 0.21%p 하락했다. 2022년 OECD 국가의 총조세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은 전년 대비 평균 0.2%p 하락했고 중간값도 약 0.3%p 하락했다. GDP 대비 보유세 비중도 OECD 평균이 1.03~0.97%인 데 비해 한국은 0.51%p 증가해 OECD 국가 중 가장 큰 폭 증가했다.

10년간 OECD 국가의 총조세 대비 보유세 중간값과 평균값은 3.44%→2.78%, 4.31%→3.75%로 각각 0.66%p, 0.56%p 감소했다. 한국의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은 전년 대비 0.05%p 증가했고 10년간 0.51%p 증가해 OECD 평균이 같은 기간 0.07%p 하락한 것과 대조됐다.

한국의 민간 부동산 대비 보유세 비중은 전년 대비 0.02%p 증가했고 10년간 0.06%p로 늘어 OECD 평균과 중간값이 하락세를 보인 것과 상반됐다. 최근 10년간 OECD 평균은 0.07%p, 중간값은 0.04%p 하락했다.

신미정 한국지방세연구원 지방세연구실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보유세 증가는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과 종부세 강화로 인한 것이었다"면서 "2023년 이후 정책 방향이 바뀌면서 세부담이 점차 완화되어 이전 수준으로 조정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부동산 자산 가치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추정되어 부동산 보유세의 실효세율이 낮게 평가되는 문제도 지적됐다. 연구원에 따르면 OECD 15개 국가만이 토지가치 자료를 공개한다.



보유세 중 재산세, 61%로 줄어


2018년 이후 부동산 보유세는 15조6000억원에서 2022년 26조7000억원으로 연평균 14.4% 증가했다. 이 중 종부세가 연간 38%씩 증가해 2022년 6조8000억원에 달했다.

보유세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재산세는 2018년 74.0%에서 2022년 61.0%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종부세 비중이 12.0%에서 25.5%로 두 배 이상 증가한 데에 기인한다.

2018년 이후 종부세 결정 인원은 46만3000명에서 2022년 128만3000명으로 2.8배 증가했다. 이중 주택분 종부세 결정 인원은 39만3000명에서 119만5000명으로 같은 기간 3배로 늘었다.

종부세액은 같은 기간 1조9000억원에서 6조7000억원으로 3.6배 증가했다. 주택분은 4432억원에서 3조3000억원으로 약 7.5배 증가했다. 종부세 주택분은 2021년에 비해 과세 인원이 26만4000명 증가했고 세액은 1조1000억원 감소했다.

정부는 2023년 공시가격 산정 시 현실화율을 당초 2020년 수준인 ▲공동주택 69.0% ▲단독주택 53.6% ▲토지 65.5%로 인하하고 올해도 동결했다. 이에 따라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평균 ▲공동주택 -6.6%p ▲단독주택 -10.0p% ▲토지 -12.3%p 하락할 예정이다.

2022년 주택분 종부세율은 최고 6.0% 부과했으나 2023년 0.5~5.0%로 완화하고 주택분 공제액은 기본공제 6억원에서 9억원, 1주택자의 경우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확대했다. 주택분 종부세의 세부담 상한은 이전 최대 300%에서 보유 주택 수와 무관하게 150%로 완화했다.

공시가격 중 과세 인정금액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2022년 이후 60%(토지 100%) 적용해 2021년 95%에서 완화했다. 주택분 종부세액은 전년 대비 1조1000억원 감소했다. 정부개편안 시행으로 2023년 종부세액과 납부 인원은 대폭 감소해 주택분 납부자가 전년 대비 3분의 1로 감소했다.

2023년(결산) 종부세수는 4조6000억원으로 2022년 대비 약 2조원 감소했다. 종부세 고지 인원은 총 49만9000명으로 2022년 128만3000명에서 78만4000명 감소했고 주택분의 경우 41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78만3000명(2021년 119만5000명) 감소했다.

재산세의 경우 2022년 이후 1주택자에 대해 집값과 무관하게 공정시장가액비율 60%에서 45%로 인하했다. 2023년에는 공시가격 3억원 이하 43%, 3억~6억원 44%, 6억원 초과 45%를 적용키로 했다. 서민 주거안정 지원을 위해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추가 인하했다.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은 1주택자의 93.3%를 차지한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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