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선발 제외, 어려운 결정" 다이어 선택한 투헬 입 열었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 김민재를 벤치에 둔 선택을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투헬 감독은 6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라치오(이탈리아)와 2차전을 앞두고 김민재를 벤치에 둔 이유를 이야기했다.
이날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벤치에 둔 대신 에릭 다이어를 선발로 내세웠다. 퇴장으로 빠진 다욧 우파메카노를 대신해선 마티아스 더리흐트를 선택했다.
1차전과 비교했을 때 라인업이 세 명이나 바뀐 이유를 묻는 말에 투헬 감독은 "우파메카노는 (퇴장으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상황이며 더리흐트와 다이어는 라이프치히와 경기에서 아주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래서 이 두 선수를 선발로 기용하기로 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김민재를 벤치에 둔 것은 힘든 결정이었다. 경기력과 아무 상관 없다. 우린 그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투헬 감독은 지난 시즌 세리에A에서 맹활약과 함께 월드클래스 센터백으로 떠오른 김민재를 대신해 토트넘 홋스퍼에서 네 번째 수비수로 밀려나며 쫓기듯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은 다이어를 선발 센터백으로 기용했다. 이 전망은 경기 전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25일 다이어가 선발 출전한 라이프치히 RB와 경기에서 2-1로 이겼지만 다이어를 대신해 김민재가 나선 프라이부르크와 직전 경기에선 2-2로 비겼다.
투헬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번 시즌 우리가 겪은 문제는 같은 포백으로 뛸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우린 항상 팀으로 잘 대처해 왔다. 최근 우리는 우리 기준에 비해 너무 많은 골을 내줬다. 우린 전반적으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단순한 수비가 아니라 팀 접근 방식이다. 우린 치로 임모빌레를 알고 있다. 1차전에선 그를 오랫동안 잘 컨트롤했다. 우린 개인적인 실수 때문에 리듬을 잃었다. 라치오가 역습으로 플레이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우린 공격할 때 점유율과 좋은 수비가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이 90분 동안 최고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인터뷰했다.
독일 매체 '빌트'는 경기를 하루 앞둔 5일 "김민재가 라치오전을 앞두고 열린 최종 훈련에서 A그룹에 들지 못했다. 김민재는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할 것이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김민재 대신 에릭 다이어, 마테이스 더 리흐트로 중앙 수비 라인을 정했다"고 알렸다.
뮌헨 소식을 다루는 ‘바이에른스트라이크스’은 더 나아가 "투헬 감독이 다이어를 신뢰하고 있다. 지금까지 활약에 만족하고 있다. 2023-24시즌이 끝날 때까지 바이에른 뮌헨 선발 자리를 지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이어와 더 리흐트를 축으로 수비 라인을 꾸린 투헬 감독의 결정은 성공적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슈팅 24개를 시도하는 동안 유효 슈팅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고 3-0 완승을 거뒀다. 바이에른 뮌헨이 무려 8경기 만에 거둔 무실점 승리다.
축구 통계업체는 더리흐트를 평점 8.1점으로 호평했고 다이어 역시 평점 7.2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김민재가 주전 경쟁에서 밀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민재의 벤치설은 경기 전부터 화제였다. 독일의 주요 언론을 중심으로 김민재를 선발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시즌 내내 김민재를 쌍심지 켜고 지켜보던 '키커'는 "김민재는 프라이부르크전에서 부진했다. 더 이상 안전을 보장하는 선수가 아니다. 앞으로 해결책은 다이어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빌트'도 시선이 비슷했다. 이들 역시 "김민재는 가장 일관된 플레이를 펼치는 센터백이었다. 그러나 라치오와 2차전을 앞두고 다른 수비수와 경쟁에서 패한 모습이 엿보인다. 토마스 투헬 감독도 김민재의 패배를 판단하기 시작했다"고 거들었다.
하나같이 최근의 바이에른 뮌헨 부진 원흉을 김민재라 칭한 셈이다.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5경기에서 1승에 그치며 분데스리가 우승이 멀어지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 이중 김민재는 RB 라이프치히전을 제외한 4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민재는 뛰는 동안 바이에른 뮌헨의 실점이 늘어난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골을 허용하는 데 있어 수비수만의 실수는 없다. 더구나 김민재는 경합에서 패하거나 실점에 직접 관여한 장면이 없었다. 스탯을 기반으로 한 매체들이 바이에른 뮌헨의 부진에도 김민재에게 좋은 평가를 내렸던 이유다. 그럼에도 독일 매체들은 김민재를 부진 원인으로 지목하며 벤치 강등을 요구했다.
실제로 라치오전에서 투헬 감독이 김민재를 선발에서 뺐고 더리흐트와 다이어로 최상의 결과를 내자 이와 같은 여론이 커지고 있다.
우려가 컸던 다이어도 크게 흔들리는 장면은 없었다. 평소보다 더 빠릿하게 움직였고, 상대 패스를 먼저 읽고 차단하는 부분도 여럿 보였다. 특유의 대각 롱패스로 르로이 자네와 같은 측면 공격수에게 정확하게 연결해 박수도 받았다.
이를 통해 다이어는 빌트의 평가에서 2점을 받았다. 1~5점까지 낮을 수록 수훈 선수에 가까운 독일 평점에서 2점은 꽤나 큰 호평이다. 그동안 김민재가 전 지역을 커버하며 몸을 혹사시킬 때도 좀처럼 받지 못하던 평가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나폴리를 떠나 뮌헨에 입단했다. 나폴리에서의 엄청난 활약 덕분이었다. 김민재는 나폴리 유니폼을 입고 모든 대회 45경기에 출전해 2골과 2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시즌이 끝난 후에는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받기도 했다. 나폴리는 김민재의 활약에 힘입어 33년 만의 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반면 김민재를 밀어낸 다이어는 최근까지 토트넘 최악의 수비수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아쉬운 순발력과 위치 선정, 잦은 실수를 바탕으로 실점의 빌미를 자주 제공했다. 토트넘은 결국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8위에 머무르며 유럽클럽대항전 티켓조차 획득하지 못했다.
이후 토트넘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선임했다. 곧바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볼프스부르크에서 활약하던 센터백 미키 반 더 벤을 영입했다. 자연스레 다이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철저한 외면을 받았다. 주전 센터백들의 연이은 부상이 발생하자, 다이어는 잠시 그라운드를 밟기도 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결국 토트넘에 다이어의 자리는 없었다.
그런데 독일 최강팀인 뮌헨이 다이어를 데려간 것이다. 다이어는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임대 신분이며, 그 사이 3경기 선발 출전을 달성한다면 1년 계약 연장이 확정된다. 그런데 투헬 감독은 다이어를 적극 기용하기 시작했다. 토트넘에서 보여주던 불안한 모습이 있었음에도 다이어의 출전은 계속됐고, 결국 다이어는 내년 여름까지 뮌헨에 몸담게 됐다. 그리고 이날 김민재를 밀어냈다.
하지만 영국 디애슬래틱은 김민재가 안전하다고 선을 그었다. "김민재는 견고한 모습을 보여 왔지만 그가 갖고 있는 잠재력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그의 입지를 안전한게 만든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디애슬래틱은 "나폴리에서 김민재를 지도했던 루치아노 스팔레티는 지난해 그를 '세계 최고 센터백'이라고 불럿다. 로즈 슈미트 전 베이징 궈안 감독은 '잠재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며 "김민재는 금요일 프라이부르크와 경기에서 루카스 횔러가 후반 늦은 시간 동점골을 넣은 것을 지켜봤다. 개인 실수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이것은 3부리그 사르부클켄전 1-2 패배와 하이덴하임전 4-2 승리에서 나왔던 잘못된 패스만큼 나쁘지 않지만 (프라이부르크전 실수는) 선수단 전체를 사로잡은 무기력함을 어느정도 상징한다"고 감쌌다.
이어 "전투적인 플레이 스타일과 박스 안에서 적극적인 존재감으로 영입된 김민재는 끊임 없이 변화하는 포백 라인에 어떠한 권위도 발휘할 수 없었다"며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이 겪은 여러 문제를 생각하면 그에게 너무 많은 비난을 퍼부어선 안 된다. 바이에른 뮌헨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를 5-1로 꺾은 경기에서 단 한 골만 내줬는데 이때 투헬 감독은 마르자위, 다욧 우파메카노, 김민재, 데이비스 등 자신이 선호하는 수비진을 내세웠고 김민재는 위대한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김민재는 주력과 좋은 포지셔닝을 갖고 있으며 키도 크다. 또 중원까지 공을 잘 운반하고 패스는 엘리트 수준이며 가로채기 비율(90분 당 2.18개)는 상위 5대리그 선수 중 99번째 백분위 안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리더십과 압박 속에서 침착함과 같은 다른 방어적인 자질은 측정하기 어렵다. 이 관련성은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상황이 더 안정될 그의 두 번째 시즌에 더 높아질 것"이라며 "김민재는 차기 감독 밑에서 유리한 출발을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좋은 시즌을 보낸 가장 근접한 수비수 중 한 명이며 이번 여름에 예상되는 큰 변화로부터 안전한 몇 안 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2021년 한지 플릭 감독이 떠난 이후 자신감을 잃은 것처럼 보이는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과 달리 김민재는 구단이 선수들에게 바라는 회복력을 정확히 구현하고 있다. 어쩌면 정상을 향한 그의 쉽지 않은 여정이 상황을 멀리 보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1차전 원정에서 당했던 0-1 패배를 3골 차 완승으로 뒤집었다.
투헬 감독이 성적 부진에 따라 시즌이 끝나고 팀을 떠나기로 합의하는 등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전반전에 연달아 득점을 뽑아내면서 일찌감치 간격을 벌리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가 끝나고 바이에른 뮌헨 헤르베르트 하이너 사장은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팀이 오늘 아주 잘했다. (상대를) 장악하며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우린 이길 자격이 있엇다. 다가오는 도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편안한 마음을 준 경기였다. 이제 우린 토요일 마인츠와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기뻐했다.
막스 이벌 바이에른 뮌헨 스포츠디렉터는 "우린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90분 동안 그렇게 했고 이길 자격이 있었다. 라치오를 상대로 이렇게 경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탈리아 팀을 상대로 0-1 열세를 뒤집기란 목잡하다. 투헬 감독 사단은 팀을 매우 잘 준비했고 팀은 그것을 경기장으로 잘 옮겼다. 다음 라운드 진출이 중요했다. 팀이 상황을 잘 처리했다. 압박감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꿨다. 우린 현실적이어야 한다. 승리할 자격이 있고 모두가 즐겨야 한다. 우린 작은 발걸음을 내딛고 있고 오늘의 성공 순간을 경험해야 한다. 이 기세를 마인츠와 다름슈타트 경기에서도 이어가고 싶다"고 칭찬했다.
투헬 감독은 "우린 매우 훈련이 잘 되어 있었다. 매우 탄탄한 경기였다"며 "우린 1차전보다 훨씬 더 용기 있게 경기에 임했고 리듬도 더 좋아졌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어 "우린 매우 훈련이 잘 되어 있었다. 매우 탄탄한 경기였다"며 "우린 1차전보다 훨씬 더 용기 있게 경기에 임했고 리듬도 더 좋아졌다. 첫 번째 골은 우리에게 힘을 줬고 우리의 두 번째 골은 완벽한 순간에서 나왔다. 그 덕분에 우리는 자신감을 얻었다. 매우 훌륭하고 탄탄한 팀 경기력으로 이길 자격이 있었다. 우린 90분 내내 집중하고 훈련했다. 생각보다 쉬웠다. 우린 잘했다"고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선수들에게도 고무적이었다. 토마스 뮐러는 "우린 매우 행복하고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말 기분이 좋다"며 "팀은 이길 자격이 있다. 우리 모두 승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어 기분이 좋다. 우린 우리가 원하는 바를 달성했다. 좋은 경기를 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완전히 안도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다이어와 절친한 사이인 케인은 "우리에게 완벽한 밤이었다. 1차전에서 0-1로 뒤진 큰 경기였다. 이번 시즌 중요한 순간이었다. 최고의 경기력이었다. 우리는 에너지가 있었고 공이 없어도 압박했다.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했다.
더리흐트는 스카이스포츠 이탈리아에 "우리의 자신감과 동기 부여에 매우 중요했다. 우린 아주 좋은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함께 뭉쳐야 한다. 이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 번째 단계다. 우린 이를 기반으로 구축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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