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수순' 여가부…"요즈음은 일 한다기 보다 구멍만 안 나게"

김혜경 기자 2024. 3. 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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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가 부처 폐지를 목표로 조직 개편이 이뤄지면서 내부에서도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여가부 등에 따르면 여가부는 지난달 20일 김현숙 전임 장관의 사표 수리 이후 차관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여가부는 2실장 5국장 체제로 운영되는데, 장관 사표 수리 이후 일주일 만에 부처를 총괄하는 기획조정실장에 김기남 보건복지부 국장이 임명되면서 여가부 폐지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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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부처폐지 전제로 조직개편
부처 총괄 기조실장에 외부 인사 영입
국장 2명 대기발령되기도 "흔치 않은 일"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여성가족부 장관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2024.03.06.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여성가족부가 부처 폐지를 목표로 조직 개편이 이뤄지면서 내부에서도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여가부 등에 따르면 여가부는 지난달 20일 김현숙 전임 장관의 사표 수리 이후 차관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대통령실이 여가부 폐지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여가부는 부처 폐지를 전제로 한 조직 개편이 진행되고 있다.

여가부는 2실장 5국장 체제로 운영되는데, 장관 사표 수리 이후 일주일 만에 부처를 총괄하는 기획조정실장에 김기남 보건복지부 국장이 임명되면서 여가부 폐지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획조정실장은 소속 부처의 조직 및 정원 관리, 예산 편성·집행, 국회 협조 업무 등의 주요 업무를 수행하는 요직이다.

이에 더해 기존 청소년정책관과 가족정책관 등 국장 2명이 대기발령 조치됐다.

여가부에서 국장 2명이 한꺼번에 대기발령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여가부 관계자는 "다른 부처에서는 국장급이 대기발령되는 일이 적지 않지만, 여가부에서는 흔한 일은 아니다"고 했다.

대기발령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청소년정책관은 지난해 '잼버리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경질된 것이란 추정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가부 관계자는 "잼버리 사태로 장관도 관뒀는데 실무진에서도 책임 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그렇게(경질) 된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을 뿐 정확한 사유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가족정책관이 경질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 두 국장은 직급은 유지하지만 보직은 없는 상태로, 기존 국장실이 아닌 여가부 내 다른 부처에 자리를 마련해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사로 국장 다섯 자리 중 정책기획관과 청소년정책관, 권익증진국장 등 세 자리가 한꺼번에 공석이 됐었다. 지난 5일 인사로 청소년정책관 자리는 채워졌지만, 다른 두 국장석은 여전히 공석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장관 사표 수리 이후 내부 분위기에 대해 "이명박 정부 때부터 10년 째 여가부 폐지론이 나오고 있어 직원들은 이런 상황에 익숙하다"고 말했다. 다만 "업무 추진 동력이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일을 추진하기보다는 구멍이 나지 않도록 현상을 유지하고 있는 정도"라고 했다.

여가부는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지난달 ‘일·가정 양립 강화’ 정책 추진을 위한 '가족친화과'를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돌연 중단되기도 했다. 장관 사표가 수리되고 여가부 폐지론이 재점화되면서 부서 설치 추진이 잠시 중단됐다고 여가부 관계자는 말했다

한편 여가부 폐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윤 대통령은 당선 이후인 지난 2022년 10월 여가부를 폐지하고 보건복지부 산하에 '인구가족 양성평등본부'를 만들어 여성가족부 주요 기능을 이관하고, 여성 고용 정책 관련 업무는 고용노동부로 넘긴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여가부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이 야당의 반대로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서 여가부 폐지론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재점화해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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