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의 소중함을 아는 디펜딩 챔피언...우승만큼 행복했던 승리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김천(경북) 유진형 기자] 우승만큼 기뻤던 1승이었다.
디펜딩 챔피언 한국도로공사는 봄배구가 좌절된 상태로 6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도드람 2023-2024 V-리그, 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치렀다. 상대는 올 시즌 우승 경쟁을 하는 현대건설이었다.
비록 봄배구 진출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한국도로공사는 현대건설에 꼭 승리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올 시즌 현대건설을 상대로 5전 5패로 압도적인 열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걸고 마지막 경기만큼은 홈 팬들에게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이날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은 1세트부터 눈빛이 달랐다. 특히 수비에서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주며 갈길 바쁜 현대건설 선수들을 당황하게 했다. 현대건설은 경기 시작부터 부키리치를 앞세운 한국도로공사의 기세에 눌려 1세트를 13-25로 허무하게 내줬다. 리시브가 흔들리며 경기를 제대로 풀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전열을 가다듬은 현대건설은 2.3세트를 내리 따내며 강팀의 면모를 보였다. 모마와 양효진이 무너지던 현대건설을 살려내는 듯했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의 간절함이 더 강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전새얀, 문정원, 부키리치가 15득점을 합작하면서 4세트에서 단 한 번의 리드를 뺏기지 않으며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끌고 갔다.
5세트는 엎치락뒤치락 승부를 예상할 수 없는 접전이었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마지막 홈 경기인 만큼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받은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은 현대건설 에이스 모마의 공격을 막아내며 한순간에 분위기를 가져갔다. 이렇게 승기를 잡은 한국도로공사는 세트 스코어 3-2(25-13 17-25 18-25 25-11 15-10)로 승리하며 올 시즌 현대건설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두는 이변을 연출했다.
승리의 순간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은 서로 포옹하며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기뻐했다. 일부 선수들은 승리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지 두 손 모아 기도하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간절함이 만든 이날 승리는 1승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지난해 우승의 기쁨을 맛본 한국도로공사는 올 시즌 봄 배구 진출에 실패했지만, 현대건설과의 경기를 전패로 끝낼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로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현대건설을 상대로 시즌 첫 승을 거둔 한국도로공사 / KOVO(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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