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이적설 종지부 찍나' SD 잔류 근거는 포지션 변경?

CBS노컷뉴스 이우섭 기자 2024. 3. 7.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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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김하성. 연합뉴스


2023시즌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가 끝난 뒤 오프 시즌에서 한국 팬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큰 이슈들이 이어졌다. 이정후(25)의 샌프란시스코 이적, 고우석(25)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적, 류현진(37)의 한화 복귀 등이다.

굵직한 이야깃거리는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작년 MLB '골드 글러브' 수상자인 김하성(28·샌디에이고)의 트레이드 여부다. 샌디에이고가 심각한 유동성 문제에 빠지면서 몸값이 오른 김하성도 트레이드 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소문만 무성할 뿐 구체적인 이적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아직 가능성은 남아 있는 상태. 몇 개월간 루머로 이어지고 있는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김하성 계약 연장 가능성 높아졌다…포지션 변경 영향"


미국 현지 매체 '디 애슬레틱'은 6일(한국 시각) 샌디에이고 팬들의 궁금증에 답하는 형식의 기사를 보도했다. 여기서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능성도 진단했다.

한 현지 팬은 "김하성이 서울 시리즈 이후, 미국 현지 개막전 이전에 트레이드될 가능성이 여전히 있을까?"라는 질문을 매체에 던졌다. "그렇게 된다면 시즌 내 트레이드로 간주돼 퀄리파잉 오퍼(QO) 자격이 없어지고 김하성의 가치가 하락하게 되는데, 구단은 이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느냐"는 구체적인 질문도 덧붙였다.

우선 트레이드 가능성에 대한 답이 나왔다. 매체는 "계약 연장 가능성은 몇 주 전보다 조금이라도 더 커진 느낌"이라고 전했다.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와 동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주장이다.

수비 중인 김하성. 연합뉴스


근거는 '포지션 변경'이었다. 디 애슬레틱은 "샌디에이고가 잰더 보가츠(31)에게 포지션 변경을 요청하면서, 그 기간에 김하성의 트레이드 시장도 탐색했다"고 알렸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자, 샌디에이고는 내야 중앙 포지션들을 파격적으로 뒤집었다"고 전했다.

김하성은 작년과 다르게 올 시즌은 유격수로 뛰게 된다. 샌디에이고 사령탑 마이크 쉴트 감독이 이달 초 새 시즌 내야 수비진에 대한 구상을 밝혔는데, 2023시즌 주로 2루수로 뛰던 김하성의 포지션을 올해엔 유격수로 변경한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범 경기에서 김하성은 유격수로 출전 중이다. 기존 유격수였던 보가츠는 2루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상대적으로 수비 능력이 약한 보가츠를 2루로 보내 내야 수비를 강화하겠다는 작전이다. 이는 김하성이 수비력으로 보가츠를 밀어냈다는 반증이다.

매체는 "만약 시즌을 앞두고 김하성을 트레이드한다면 보가츠를 다시 유격수로 복귀시키면 되지만, 이는 팀에 큰 당혹감을 안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2루수와 유격수를 맞바꾼 큰 결정을 내렸는데, 이를 몇 주 만에 다시 복구하는 건 어렵다는 뜻이다.

'서울 시리즈'도 변수?…"전례 없는 상황 나올지도"


다저스와 경기에 나선 김하성. 연합뉴스

QO에 대한 답변도 있었다. 디 애슬레틱은 지난달 16일 MLB 규정상 김하성의 트레이드가 당장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도한 바 있다.

매체는 당시 '시즌 중' 트레이드되는 예비 자유계약선수(FA)는 QO를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QO는 일종의 FA 보상 제도다. 원소속 구단은 예비 FA 선수에게 QO를 제안할 수 있다. 1년 계약에 MLB 고액 연봉자 상위 125명 평균 연봉 수준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 제안을 받을지 말지는 선수의 자유다. 다만 계약 마지막 시즌 도중 이적하는 선수는 QO 대상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마지막 시즌에 임하는 김하성은 규정상 개막 경기 이후 QO 대상이 될 수 없다.

하지만 김하성의 '시즌 시작' 시점에 대한 애매한 부분이 남아 있다. 샌디에이고는 3월 20일부터 21일까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LA 다저스와 '서울 시리즈'를 치른다. 이는 정규 리그 공식 개막전이다.

시즌 시작을 이 시리즈 이후부터로 봐야 할지, 미국 본토에서 열리는 첫 경기 이후로 봐야 할지가 애매하다는 것. 미국 본토에서 열리는 첫 경기보다는 약 일주일 정도 빠른 시기에 치러진다.

만약 김하성이 서울 시리즈 이후부터 미국 본토에서 열리는 첫 경기 사이에 트레이드된다면, 이에 대한 QO 권리를 따져볼 규정이 없다. 디 애슬레틱도 "이런 경우는 2012년 QO가 도입된 이후 전례가 없는 상황"이라며 "리그는 이러한 경우에 대한 확실한 지침을 마련하지 않았다. MLB와 선수 협회가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확답을 내리지 못했다.

김하성 트레이드 루머는 언제부터 시작됐나…이유는?


연합뉴스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제기된 건 지난해 12월 중순부터다. 당시 현지 매체들은 샌디에이고가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대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심각한 자금난에 빠진 구단에 돈을 가져오기 위해선 몸값이 오른 김하성을 트레이드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는 논리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수년간 막대한 자금을 퍼부어 주전 선수들과 큰 금액에 장기 계약을 맺은 데다, 지난해 중계 방송사의 파산으로 재정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샌디에이고가 5000만 달러를 긴급 대출받았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이 와중에 김하성은 2023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골드 글러브'까지 수상하는 등 몸값을 제대로 불렸다. 따라서 김하성이 FA로 풀리기 전에 비싼 값을 받으며 다른 팀에 파는 것이 구단 입장에선 이득이라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김하성은 지난 2021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4+1년 39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고 빅 리그에 입성했다. 2024시즌은 김하성과 샌디에이고가 체결한 마지막 보장 계약 시즌이다. 올해를 끝으로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와 1년 추가 계약 옵션을 발동할 수 있지만, FA를 선언할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CBS노컷뉴스 이우섭 기자 woosubwaysandwiche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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